엄마의 관심사는 아이의 성장과 궤를 함께 한다. 영유아 시기에는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목표였다면, 아이가 학령기에 들어선 후로는 정신적으로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바로 이때 부모들에게 의지처가 되는 것은 ‘책과 함께 가는 길’이다.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다 엄마들 스스로 아이와 함께 또 다른 성장을 시작한 엄마들의 동아리가 있다. 해솔도서관 부모 독서동아리 ‘해솔맘 독서연구회’를 만나본다.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껏 가르치는 독서교실 운영해
해솔맘 독서연구회는 2013년 해솔도서관에서 개최된 유아부모대상 독서교실 ‘우리 아이 자존감 키워주기’를 수료한 회원들이 중심이 돼 창설된 부모 독서동아리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독후활동에 대해 공부하면서 해솔도서관에서 실제로 유아들을 대상으로 독서교실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대다수가 유아를 둔 엄마들이었던 만큼 해솔맘 회원들은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껏 독후활동을 준비했다고 한다. 원시내 회원은 “1시간의 독후활동을 위해 10시간을 투자하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림책에 나오는 주제에 맞게 몸으로 신나게 놀아주고, 자연 속에서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면서 아이들이 독서의 재미를 체득하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그림책에서 독서토론으로 영역을 확대해
그렇게 시작된 해솔맘 독서연구회는 4년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성격이 달라졌다고 한다. 유아였던 아이들이 점차 초등학생이 되면서 해솔맘 회원들의 관심사도 자연스럽게 그림책에서 독서토론 영역으로 확대됐다. 매주 1회씩 모여 책을 읽고 독서 토론에 대해 공부하면서 회원들은 비경쟁토론 에르디아에 주목하게 됐다고 한다. 비경쟁토론이란 정해진 답이 있거나 찬반 토론식이 아닌, 참여자의 작은 의견 하나까지 모두가 경청하고 공감하는 토론방식이다. 비경쟁토론은 ‘모든 사람들의 의견은 소중하다’는 전제 하에 시작해 ‘누구도 틀린 사람은 없다. 단지 다를 뿐이다’라는 사실을 공유하며 ‘개인 간의 다름이 우리를 확장시키고 풍성하게 한다’는 기본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해솔맘 회원들은 “경쟁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지친 마음을 물질로 달래는 현실에서 아이들에게 책과 토론을 통해 마음 깊숙이 숨어 있는 순수하고 예쁜 마음을 찾아주고 싶다”고 말한다.
마중물 꿈의학교 ‘비밀독서단 톡톡talk’ 운영해
해솔맘 독서연구회는 주부 특유의 바지런함과 아이들을 위한 엄마의 정성으로 비경쟁토론 분야에 대해 연구했고, 올해는 그 성과들을 모아 마중물 꿈의학교에서 비경쟁토론을 테마로 ‘비밀독서단 톡톡talk’을 진행하고 있다. 박근희 회장은 “저희들 모두 아마추어다 보니 비경쟁토론에 대해 수없이 많이 회의를 하고 책으로 공부하고 그래도 부족할 땐 전문가를 초빙해 실력을 키우고자 했어요”라고 말했다. 지난 6년간 꾸준히 독서를 통한 성장과 나눔을 이어온 해솔맘 독서연구회는 지난 9월 15일 제1회 파주북소리 독서동아리 대상에서 경기도지사 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시작된 해솔맘 독서연구회는 아이들의 건전한 성장뿐 아니라 엄마들도 함께 커나가는 뜻깊은 삶의 여정이 되고 있다.
미니인터뷰
회장 박근희(한빛마을)씨
긴 시간동안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사람들의 긍정적인 생각들이 모였기 때문인 것 같아요.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하듯 해솔맘 회원들이 모여 함께 해내는 일들이 많았어요. 아이들의 마음에 책이라는 씨앗을 심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미스 럼피우스’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최경희(해솔마을)씨
아이의 육체적인 양육이 끝나고 정신적인 양육을 시작할 때쯤 만나게 된 곳이 이 모임입니다. 함께 그림책을 공부하며 성장하는 즐거움이 있었고 서로의 마음을 느끼며 지지할 수 있는 곳이에요. 아이와 그림책 그리고 좋은 인연으로 함께 해온, 떼려야 뗄 수 없는 너무나 소중한 곳이 바로 이 동아리입니다. 함께 함으로써 엄마들의 자존감도 높아지고, 우리 삶의 소중한 가치를 같이 만들어가는 곳입니다.
서나연(한빛마을)씨
이 모임은 저에게 보물상자와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매주 1번씩 모여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배우는 게 많고 힐링이 됩니다. 특히 여러분들이 저의 사소한 이야기에 경청해주셔서 공감을 받는다는 기쁨이 컸고, 가정으로 돌아갔을 때 가족에게 더 잘 할 수 있는 삶의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김옥천(해솔마을)씨
혼자 책을 읽으면 나만의 생각과 경험에 갇히지만 회원들과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면서 그동안 제가 몰랐던 것들,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의견을 듣게 되어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됐어요. 이 모임은 망원경 같은 존재예요. 함께 하는 즐거움을 통해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외부적인 행사나 일들을 경험하는 것도 큰 보람입니다. 주부로 지내다가 이곳에서 사회적인 일들을 경험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낍니다.
이수연(해솔마을)씨
아이를 키우면서 시기별로 많은 고민을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혼자서 생각할 때는 결정을 내리고서도 확신이 없어 불안할 때가 많았어요. 이곳에서 회원들과 같은 주제로 생각을 나누면서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 확신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 동아리는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때 지침이 되어주는 나침반 같은 모임입니다.
원시내(가람마을)씨
회원들은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면서도 참 겸손한 사람들입니다. 저는 이 모임을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활동하고 있어요. 늘 최선을 다하면서도 하나라도 더 보태려는 노력을 하다 보니 점차 발전하는 최고의 모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김태림(해솔마을)씨
아이가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주면서도 ‘내 아이는 공부를 잘 해서 좋은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이 모임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서 이제는 ‘내 아이가 좋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가끔 사교육에 흔들릴 때 제 마음을 잡아주기도 해요. 내 딸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책을 통해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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