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위를 떨쳤던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소슬 바람 불어오는 여름의 끝자락. 9월의 소확행을 음악과 함께 하면 어떨까? 낮 시간 혹은 해질녘 여유롭게 집 가까이에서 음악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한다.
*롯데콘서트홀
콘서트홀 야외 로비에서 햇살 받아 반짝이는 석촌호수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손꼽히는 음향시설을 갖춘 롯데콘서트홀은 낮 시간대에 3만5000원 내외의 티켓으로 여유롭게 클래식을 만날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인다.
<강석우의 온에어콘서트>(9월28일 금 오후 2시)는 대중을 쥐락펴락하는 입담과 클래식에 대한 깊은 지식을 겸비한 강석우가 진행을 맡아 지휘자 조정현, 협연자들과 음악에 대한 해석, 곡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9월 무대는 쇼팽의 곡으로 꾸며진다.
<백혜선의 베토벤>(9월14일 금 오후 2시)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베토벤을 연주하며 직접 해설까지 곁들인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베토벤의 일생과 서양음악사의 흐름이 응축된 걸작. “음악가는 악보를 해석하고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며 청중을 이해시키며 클래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소신이 엿보인다.
<최수열의 고전 두시>(9월12일 수 오후 2시)는 하이든의 명곡을, <김정원의 음악신보>(9월6일 목 오전 11시30분)는 슈만의 곡을 선보이며 해설이 곁들여진다. 두 개의 공연 모두 연간 시리즈로 진행된다.
콘서트홀을 구석구석 알고 싶다면 <스테이지 투어>를 추천한다. 매월 한 차례 선착순 15명 신청 받아 40분 동안 2억원 대의 스타인웨이 피아노 보관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을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희망자에게는 오르간 연주 기회도 주어진다.(입장료 1만원)
*석촌동고분군 야외 백제돌말극장
잠실 석촌동고분군은 한성백제 시대 왕릉이며 지금은 고즈넉한 사색의 공간이자 주민들을 위한 쉼터다. 이곳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무료 역사체험 프로그램과 음악회가 주기적으로 펼쳐진다.
9월8일(토)~9월9일(일) 오후 4시부터 야외 무대에서 국악공연이 펼쳐진다. 2030 젊은 감각의 국악 연주자들이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재미있는 음악회를 선보인다.
태평무, 백제 가요 정읍사 같은 교과서 속 우리 음악을 생생히 만날 수 있다. 또한 백제의 악사로 분장한 연주자들이 비파, 생황, 거문고, 북 같은 국악기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소개한다. 아리랑 메들리, 백제탈춤, 한삼춤인 덩덕쿵 체조를 아티스트와 관객이 한데 어우러져 배워보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사)문화살림과 송파의 감각적인 문화기획자가 머리를 맞대고 준비한 체험형 국악 프로그램이다. 사전 신청 없이 공연 당일 석촌동고분군을 방문하면 야외 무대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강동아트센터
개관 7주년을 맞이한 강동아트센터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서울 동쪽의 문화 베이스캠프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매월 마지막 주 오전 11시 국악브런치 ‘희희 knock knock'을 문화가 있은 날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전석 1만5000원, 강동구민 1만원) 친절한 국악 입문서를 콘셉트로 아티스트의 친절한 해설이 곁들여 진다. 공연 전 로비에서는 국악기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으며 전통차와 다과가 서비스된다. 9월 프로그램(9월28일, 금)은 국악예술단체 소리마당이 우리 국악기의 매력을 들려준다.
매월 열리는 ‘목요예술무대’는 강동아트센터 스테디셀러 공연으로 국악, 클래식, 뮤지컬,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다.(전석 5000원) 매월 두 번 째주 금요일 오전 10시 선착순 티켓을 판매하는 데 850석이 금방 매진된다. 9월 공연은 매진이므로 10월 공연에 도전해 보기를.
금요일 저녁 여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한밤의 클래식 산책’ 9월 공연은 ‘2·4·8 Hands piano’다.(전석 5000원) 피아노 솔로연주부터 한 대의 피아노로 2명이 치는 4손 연주, 피아노 2대로 4명이 치는 8손 연주로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의 곡을 만날 수 있다.
*광진교8번가
한강 다리 교각 아래 만들어진 전 세계 3개 밖에 없는 교각 하부전망대다. 낮과 밤, 각기 다른 한강 전망이 매력적인데다 광진교는 여느 한강 다리와 달리 걷기 좋게 만들어져 산책 삼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건너기 좋다. 광진교8번가에서는 음악회, 전시회 등 무료 문화프로그램이 10월까지 다채롭게 펼쳐진다.
매주 금, 토 저녁시간에 포크, 팝, 뮤지컬, 팝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을 선보인 후 영화상영회와 영화토크가 이어진다. 9월 공연은 스물다섯, 신디스트 지영, 점심시간, 톰소여프로젝트, 뮤지컬 러브러브, 라스페란자 등이며 영화는 위플래쉬, 광해 왕이 된 남자, 드림걸즈 등을 상영한 후 영화 주제에 맞춰 전문가와 영화 토크를 진행한다. 자세한 공연 일정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인아책방
2호선 선릉역 부근에 위치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최인아책방은 책 큐레이션과 분야별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강연으로 팬을 넓혀가고 있다.
송영민 피아니스트와 함께 ‘내 인생의 음악과 책’이란 주제로 실력있는 연주자들을 초청해 ‘내 인생의 음악’ 연주를 청해 듣고 책 이야기도 함께 나눈다. 시즌6을 맞이한 책방콘서트는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9월14일 금 저녁 7시30분부터 연말까지 격주로 총 8회 선보인다.(회당 참가비 3만원)
책방이 위치한 옥상에서 열리는 루프탑 콘서트는 9월7일~10월19 금 저녁7시30분 4회에 걸쳐 열린다. 맥주나 차를 마시며 재즈, 라틴음악, 영화OST, 팝송을 라이브 연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다.(회당 참가비 4만원)
*대중음악박물관
잠실 롯데월드몰 5층에 자리 잡은 대중음악박물관. ‘박물관’이란 묵직한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음악 카페다.
한국대중음악사 100년을 한눈에 훑을 수 있는 국내 희귀 음반, 자료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현재는 저고리 시스터즈, 국보자매, 펄시스터즈, 원더걸스, 카라, 핑클, SES, 소녀시대 등 걸그룹의 변천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음반 전시회가 열린다.
특히 1930년대 미국에서 생산해 전세계 희귀한 음향기기로 꼽히는 웨스턴일렉트릭사에게 출시한 미로포닉 M5시스템, 16A혼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오디오의 전설로 통하는 이 스피커를 통해 다양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대중음악박물관은 유충희 관장이 대중 음악에 푹 빠져 30여년간 수집한 음악자료, 음향기기를 가지고 2015년 경주 보문단지에 문을 열었고 2018년 봄 ‘도심 속 음악쉼터’란 콘셉트로 롯데월드몰점에 오픈했다.
고객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커피, 음료, 베이커리를 선보여 음악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쉬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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