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북스테이(Book stay) 할 수 있는 곳]

올 여름 피서는 책과 함께 1박 2일 북스테이 어때요?

지역내일 2018-07-19 (수정 2018-07-19 오후 9:32:34)

우리 주변에는 책 읽기보다 강렬하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넘쳐 나지만, 그 속에서 나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위안과 조언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삶의 지혜나 깨달음은 백미나 흰 빵처럼 정제된 형태로 존재하기보다, 독서나 다양한 경험을 매개로 성찰과 사색을 통해 체득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올 여름 무더위를 피해 책과 함께 북스테이 하면서 책 속에 담긴 그윽한 재미를 즐겨보면 어떨까. 현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책 속 친구 한둘쯤은 생길지도 모른다. 우리 지역에서 북스테이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소개한다.  
 


◩모티프 원
“여기는 글로벌 인생학교입니다”

지난 10년간 80여 개국에서 2만 4천여 명이 다녀간 ‘모티프 원(motif#1)’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게스트하우스이자 글로벌 인생학교이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여행객들과 함께 다양한 삶의 의미를 나누며 저절로 글로벌 인생학교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모티프 원은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 최고의 이유 즉, 삶의 제1동기’를 뜻한다. 이안수 촌장은 모티프 원이라는 공간에서 책을 읽고 자연 속에서 사색하면서 각자 삶의 화두에 대한 답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고 한다.
모티프 원에서는 네 가지의 만남이 가능하다. 첫째 일상에서 잊어버렸던 자신을 불러내 나와 대면할 수 있다. 둘째 1만 3천여 권으로 둘러싸인 서재 공간 라이브러리0와 각 방에서 그간 존재조차 몰랐던 다양한 책들과 만날 수 있다. 셋째 한 지붕 아래 하룻밤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짧지만 소중한 만남을 가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나무가 가득한 정원을 거닐거나 문득 창밖으로 던진 시선에서 무심한 달빛과 기러기 편대를 조우하며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모티프 원에는 스튜디오 화이트, 스튜디오 블루, 스위트 블랙, 슈페리어 우드 그리고 스튜디오 미러(mirror)라는 테마의 다양한 객실이 있다. 각 객실에는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가득 수납된 책꽂이가 있고 모든 침구는 쑥과 먹, 숯 등의 천연 소재로 염색된 순면이다.
모티프 원은 비움을 통해 채움이 가능한 공간이기를 소망하며 꾸며진 공간인 만큼 많은 국내외 예술가들이 모티프 원에서 좋은 영감을 얻어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모티프 원에서는 수시로 다양한 행사와 강의 담론이 이루어진다. 독서와 사진, 건축과 요가 등의 강의가 열리고 솟대 만들기 등의 체험행사와 방문객들과 나누는 삶의 담론 등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진다. 헤이리 마을에 위치한 만큼 모티프 원에서 한발만 벗어나면 커다란 박물관 정원을 걷는 착각에 빠질 만큼 주변에는 볼거리와 놀거리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위치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38-26
문의 031-949-0901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잠 못 드는 밤, 책을 벗 삼아 지새우기”

파주출판도시 내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은 24시간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 ‘지혜의숲’으로 더 알려져 있다. 지혜의숲이 위치한 곳은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인데 1층 라운지에는 지혜의 숲을, 건물 2층부터 5층까지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을 운영하고 있다.
종이의 고향이라는 의미인 지지향(紙之鄕)은 호텔 수준의 숙박시설과 넓은 라운지, 북카페와 레스토랑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지지향이 일반 호텔과 다른 점이라면 어디를 가든 책의 향기가 가득하다는 점이다. 지지향에는 TV 대신 각 방마다 유명 작가들의 책이 소장돼 있다. 총 77개 객실 중에는 박경리 박완서 김홍신 김훈 등 작가들의 전집이나 소장품을 전시한 작가의 방이 10개 있다. 유명 출판사를 테마로 해당 출판사에서 발간한 책들로 꾸며진 출판사의 방도 있다.
지지향 1층 라운지에 있는 지혜의숲은 24시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이다. 지혜의 숲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읽다가 언제든 지지향 숙소로 돌아와 쉬거나 잠을 청할 수 있다. 지지향 곳곳에는 지혜의 숲 외에도 눈길이 닿는 공간마다 책이 비치돼 있어 독서의 바다에 풍덩 빠져들 수 있다. 잠시 책을 덮고 지지향을 나서면 심학산이 가까이 보이고 자연 산책로가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은 잔디밭에서 뛰어놀 수 있고 엄마 아빠는 가벼운 산책을 하며 머리와 눈의 피로를 식힐 수 있다. 지지향은 심학산 산행과 출판도시 산책, 독서와 사색이 함께 하는 북스테이 공간이다. 

위치 파주시 회동길 145
문의 031-955-0090



◩국자와 주걱
“시골 책방에서 한가로이 독서를 즐겨요”

낯익은 듯하나 책방이름치곤 낯선 ‘국자와 주걱’은 강화도에 있는 시골 책방이다. 책방지기의 이웃인 함민복 시인이 책방 이름을 직접 지어 주었다고 한다. 숟가락과 젓가락은 개인마다 따로 쓰지만 국자와 주걱은 식구가 함께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나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책방은 지식이 가득 담긴 책을 나누는 공간인 만큼 국자와 주걱처럼 모두에게 골고루 책을 나누고 싶다는 소망을 책방 이름에 담았다고 한다.
ㅁ자형의 농가 주택을 책방으로 개조한 국자와 주걱은 24시간 문이 열려 있다. 처음엔 소박하게 시작한 책방이 지금은 2000여 권을 소장한 어엿한 책방 겸 북스테이 공간이 됐다. 이곳에는 2개의 방이 있지만 북스테이 손님을 위해서 하루에 1팀만 예약을 받고 있다. 햇살이 잘 비치는 앞마당과 책이 켜켜이 쌓인 거실 마루, 고양이를 따라가다 보면 발견하는 뒷마당, 숙박을 위한 방까지 모두 손님 차지가 된다. 일면 작고 불편한 공간일지 모르지만 좋은 책, 따뜻한 밥상, 깨끗한 잠자리 그리고 많은 정이 담겨 있는 공간이다. 인근에 전등사가 있어 강화도 관광지를 함께 둘러봐도 좋다.
국자와 주걱에서는 작가와 함께 하는 북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한다. 지난해 8월에는 홍성담 작가의 5.18 그림책 ‘운동화 비행기’로 북콘서트를 열었고, 9월에는 김금숙 작가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장편만화책 ‘풀’의 출간기념 북콘서트도 열었다. 가끔 동네 독서모임도 진행된다. 

위치 인천시 강화군 양도면 도장리 683번지
문의 010-2598-3947



◪평화를 품은 집
“평화의 소중함을 마음에 새겨요”

‘평화를 품은 집’(이하 평품집)은 남북 분단의 상징인 DMZ와 임진강에 인접해 있으며 한국전 당시 중국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파주시 파평면 두포리에 자리 잡고 있다. 분단과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곳에 평화를 이야기하는 도서관을 열었다고 한다.
평품집은 역사와 문화, 종교와 인종이 다르지만 서로의 차이와 다름이 인정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평화와 인권, 환경관련 도서를 전문으로 갖춘 평화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평화와 인권을 주제로 한다고 해서 어려운 어른 책들만 있는 건 아니다. 엄마 아빠가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평화관련 그림책들도 다수 소장돼 있다. 평화도서관은 층마다 서고가 위치해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밀스런 공간이 있어 혼자 조용히 책읽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아이들을 위한 ‘나만의 평화의 책 만들기’ 체험행사도 열린다.
평화도서관 내에는 평품소극장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평화와 인권, 환경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영상물을 상영하고 기획 전시회를 하며 세미나와 공연 등을 개최한다. 평품집은 대량학살에 관련된 도서와 영상 자료, 역사 개요를 전시한 제노사이드 역사자료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락 갤러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여성들의 모습을 닥종이 인형으로 제작해 전시하고 있다.
평품집은 숲 속에 위치한 만큼 유기농 건강빵과 더치커피, 핸드드립 커피, 책 향기가 어우러진 북카페 ‘SORA Bread'도 운영하고 있으며 평화를 다룬 책들을 판매하는 작은 책방도 운영한다. 평품집은 문을 여는 시간 동안 마음 편히 앉거나 누워서 책을 볼 수 있지만 1박 2일 숙박시설은 아니다. 대신 글램핑장인 파주동화힐링캠프가 인근에 있어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위치 파주시 파평산로 389번길 42-19
문의 031-953-1625



◪책 향기와 보내는 특별한 1박 2일
도서관 북스테이 ‘독서夜행 당신이 잠든 사이’

 아람누리도서관에서는 7월 20일부터 1박 2일간 북 스테이 ‘독서夜행 당신이 잠든 사이’를 진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책만 읽는’ 타입, ‘정적인’ 타입, ‘활동적인’ 타입 등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취향대로 세부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어 이색적이다. 소설가 은희경, 시인 오은 등이 참여하는 오프닝 음악회를 시작으로 혼자읽기, 듣는 소설, 넘나들기 토크콘서트, 안희곤의 와인강의, 야식타임, 심야영화 감상 등 다채로운 시간이 마련된다. 돗자리, 침낭, 텐트, 간식(주류 제외) 등은 자유롭게 가져올 수 있다. 드레스 코드는 파랑. 자세한 사항은 도서관 홈페이지 참조. 도서관센터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모집 중.

일정: 7월 20일 오후 9시30분~ 7월 21일 토요일 오전 6시 30분
대상: 19세 이상 성인
문의: 031-8075-9033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남지연 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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