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19학년도 수시지원의 네 가지 원칙

지역내일 2018-07-05

수시는 로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가끔씩 수시는 ‘깜깜이 전형’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불리는 이유는 워낙 특정 전형(특히 논술전형)에 몰리는 성향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별한 원칙 없이 지원하는 것도 그 이유가 된다. 몇 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지원하면 오히려 수시 자원이 정시보다 확실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3,6,9월 모의고사에 주목하라

모의고사 성적대로 수능 성적이 나올 확률은 매우 높다. 3,6,9 모의고사 성적을 고려해서 지원하면 성공적인 지원이 될 수 있다. 먼저 수시는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예상 수능 성적보다는 조금 높은 대학을 지원하고, 한개 내지 두개 정도 ‘보험성’지원을 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보험성 지원이란, 수능 이후에 시험이 있는 전형으로 수능이 잘 나오면 시험 보러 안가면 되는 전형들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획득할 예상 수능 점수가 최저자격기준에 부합하는지도 잘 살피는 것이 좋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3월 모의고사는 졸업생이 참여하지 않아서 신뢰성이 조금 떨어지고, 6월 모의고사는 재학생이 아직 수능준비가 다 끝나지 않아서 한 바퀴를 돈 재수생보다 성적이 덜나오는 성향을 보여서 신뢰성이 조금 떨어진다. 그러니 9월 모의고사를 바로미터로 두면 좋다. 9월 모의고사를 치르자마자 수시 원서 접수라 성적도 안 나왔는데, 그걸 참조할 수 있겠냐고도 하지만, 예상 등급 컷이 나오고, 비교적 예상 등급 컷이 잘 맞는 편이니 이를 참조하면 된다. 


내가 쉬우면 남도 쉽다

가끔 상담을 하다보면, 학생들이 ‘보험’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특정대학은 최저도 널럴하고 대학 레벨도 낮으니 보험으로 지원하겠다는데, 막상 뜯어보면 ‘지옥의 전형’인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내가 쉬워 보이는 전형은 남도 쉬워 보이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솟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양대학교 논술 전형은 최저자격이 없는 최상위권 논술 전형이다. 비교과도 보지 않고, 내신도 보지 않고, 거기에 수능도 못 봐도 되니 성적이 안 좋은 학생들은 지원해서 손해 볼 것이 없다. ‘인서울’도 못하는 학생이 운이 좋아 한양대를 가게 되면 그야말로 대박이니 혹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전국의 모든 중위권 학생들이 다 그런 생각을 한다. 거기에 최저자격기준도 없으니 경쟁률 자체가 실질경쟁률이 된다. 한마디로 논술을 미친 듯이 잘 써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자신이 미친 듯이 잘 쓰지 못한다는 사실은 왜 깨닫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수시 지원은 이렇게 쉬워 보이는 전형보다는 남들이 꺼리는 전형을 노리는 것이 합격할 확률이 월등히 높다. 예를 들어 서울대 일반전형으로 독어교육과를 생각해보자. 일단 독일어를 잘 해야 하고, 서울대인 만큼 학력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지원할 것이다. 그런데 서울대 사범대는 한 과 정원 전체를 특목고 학생으로 뽑은 적이 없다. 다시 말해, 공공교육기관으로서 학교별 격차를 완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학교다. 그러니 일반고 학생을 뽑아야 하는데, 일반고 학생이 독일에서 살다오지 않는 이상, 외고 학생과 경쟁이 뻔한 독어교육과를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서울대라는 간판에 지레 겁을 먹을 것이다. 그래서 일반고 학생이 독어 비교과도 없는데 독어교육과를 지원한다면? 서울대 가지 못할 학생이 서울대를 합격하게 된다.

 

상대를 잘 알고 지원해야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외대 스와힐리어과를 지원하면 어떤 전공적합성을 가진 학생이 합격을 할까? 스와힐리어가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르는 학생도 수두룩할 것이다. 참고로 스와힐리라는 나라는 없다. 이 경우 전공적합성은 거의 따지지 않는다. 약간의 어학능력이 가점이 될 수 있지만 그리 큰 비중이 아니다. 그냥 학교생활 열심히 했다는 것만 보여주면 그걸로 비교과는 끝이다. 반대로 경제학과, 사범대, 공대의 경우에는 전공적합성이 아주 높아야 한다. 대부분의 이 전공을 지원하는 하는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학업성적 등을 전공으로 잘 맞춰 놓았기 때문이다. 가끔 생기부가 경제학과로 도배가 되어 있는 학생을 만나게 되는데, 자신은 경제학과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수학 성적이 모자라서 최상위권 대학에 지원하기에는 전공적합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이런 상대성을 잘 고려해서 지원해야만 한다. 


지난 해 통계를 믿지 말라

대부분 수시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지표가 지난 해, 합격자 내신이다. 물론 내신 성적은 상당히 신뢰할만한 기준이다. 하지만, 지난 해 그 학생과 올해의 학생의 비교과가 다른데, 내신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더군다나 지원하는 학생들의 성향도 달라진다. 또한 입시 요강도 달라지고, 해마다 선발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도 달라진다. 그러니 지난해 합격기준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지난 해 합격자 보다는 ‘어떤 학생들이 이 대학과 학과를 많이 지원할까’ 라는, 합리적 사고가 훨씬 더 지원에 도움이 된다. 몇 가지 주의사항이 더 있지만, 지면상 여기까지. 


김호진
목동 토마스 아카데미 대표강사

문의 02-2061-99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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