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방송’ 혹은 ‘미디어’라고 하면 굉장히 특별한 사람들만 제작할 수 있는 전문적인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방송기기의 발달과 사람들 관심의 증가 그리고 인식의 변화 속에 더 이상 ‘방송’이나 ‘미디어’의 문턱이 그리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1인 미디어가 생겨나고 자체 방송을 제작하여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할 모임도 뜻이 같은 모임으로 시작해 ‘마을의 소식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바로 마을 미디어 ‘인스토리’가 그 주인공이다.
용인 최초로 하는 미디어 활동에 자부심 느껴
현재 7명이 활동하고 있는 ‘인스토리’는 유증종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방송미디어 동아리이자 사회적 기업이다. 유 대표가 평소 미디어 관련 일을 하다 만난 제자나 관계자들과 ‘마을의 평범하게 사는 사람이야기’를 방송으로 만들어 널리 알려보자는 취지로 뜻을 모으게 되었는데, 지난 5월에는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회원 모두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따로 시간을 내어 활동하는 회원들의 사연도 제각각이다. 사람이 좋아 시작하게 되었다는 이해달 기술 감독은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어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임한다. 아트디렉터를 맞고 있는 황수산나씨도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면서 갖게 되었던 필름에 대한 매력을 끊을 수 없었다는데 현재 한국 최초의 여성 드론 전문가 자격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 모임을 통해 영화에 대한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막내인 하제희 군은 대학교 휴학 중인 영화전공자로 평소 VJ활동을 하면서 마을미디어에 관심이 갖고 있다가 촬영담당으로 합류했다고 한다. 맏형으로 65세 시니어인 김창섭씨는 “점점 기계랑 멀어지는 나이이고 자신감도 없었는데, 하나의 도전으로 받아드리고 열심히 활동을 하면서 생기있는 삶을 살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디어 교육을 펼쳐왔던 유 대표는 “수원, 성남, 화성 등 인근지역에 미디어센터가 하나씩 있고 미디어활동에 대한 지원사업이 활발한 반면, 유독 용인만은 취약하며 마을공동체 활동도 미미한 수준”이라며 “용인지역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용인 최초로 이런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용인시민의 이야기를 담은 ‘시민 마이크’ 촬영
이들은 각기 바쁜 시간을 쪼개 매주 한 번 씩 용인 보정역생활문화센터에서 만나 기획회의를 하고 때로는 기술 워크숍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6·13선거를 앞두고 용인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시민 마이크’ 촬영을 했다. 용인시민이 하고 싶은 말을 담는 방송이었는데, “처음에는 피하고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일단 마이크를 잡으면 할 말이 끝이 없어지는 시민들의 모습과 똑 부러지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고 이런 방송이 많이 생겨야 겠구나”하고 생각하기도 했단다. 또 하나둘씩 모은 방송장비는 꽤나 양이 많아 이동이 힘들고, 뭐 하나라도 빠뜨리고 오면 촬영이 불가하기 때문에 늘 긴장의 연속이라는데 그래도 늘 보람은 있다고 한다.
이에 이우석 PD는 “그냥 사람들의 수다가 방송이 되죠. 이 점이 자신들의 입장과 시선이 있는 대중미디어와 가장 큰 차별이자 가장 큰 매력일 수 있죠”라고 했다.
최근에는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했다. 키즈 아뜰리에 작가로 선정이 되어 아이들이 미디어 아트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 중이다. 미디어를 통해 예술을 할 수 있고, 미디어가 어렵지 않은, 늘 곁에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란다.
“세상에는 꿈과 이상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죠”
이들은 “할 일이 정말 많은데,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면서 앞으로 “사회적 기업으로서 미디어 취약계층이 없도록 지역민들을 위한 방송을 하면서,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담아내고 싶다”고 말하며 “세상에는 저희처럼 꿈과 이상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고 따뜻한 멘트를 전했다.
이들의 방송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통해 전달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저희가 촬영차 돌아다닐 때 아는 척 많이 해 주시면 좋겠다”고 웃으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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