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생이 전하는 수시합격 노하우_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부 나영선 학생(백암고 졸)]

“학교 활동, 힘들기도 했지만 배운 게 더 많았어요”

송정순 리포터 2018-06-07

대입에서 수시 전형 모집 인원이 2007학년도 정시모집 비중을 역전한 뒤 해마다 역대 최고를 경신하며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업역량과 동아리·봉사·진로 등의 비교과 활동으로 발전 가능성까지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시 모집의 30%를 넘으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사가 됐다. 목동 지역 고교에서 수시로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 대학 및 전형 유형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봤다.



봉사 활동에서 발견한 꿈

나영선 학생(백암고 졸)은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부에 12.23:1의 경쟁을 뚫고 학생부종합전형인 숙명인재전형으로 합격했다.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는 1972년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아동 관련 전공이다. 아동 보육·교육 전공, 청소년·아동복지 전공, 아동심리 상담전공으로 이루어져 폭넓게 아동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선양은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꾸준하게 이어온 봉사 활동과 고등학교 때 교내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심층적으로 연구한 소논문을 완성하면서 사회복지 중에서도 좀 더 세분화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방향으로 진로를 좁혔다.
“아빠 회사에서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 활동에 가족 모두가 참여하게 됐습니다. 봉사 활동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따라간 보육원에서 또래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웠어요. 돌이켜보면 사람과 함께 하는 것, 남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거 같아요. 어릴 때 꿈꾸었던 직업의 공통점이 함께 나누는 것,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서로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었어요.”
여러 가지 장래희망 중 사회복지사의 꿈은 고1 때 참여한 교육 봉사에서 확신을 얻었다. 영선양은 가르치는 봉사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신정동에 있는 복지관을 찾아가 ‘교육 봉사를 하고 싶다’며 신청서를 냈고, 양천구에 있는 복지관 분관에서 매주 저소득층 가정, 조손가정의 아이들과 멘토-멘티를 맺고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영선양은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을 멘티로 맞아 공부뿐만 아니라 마음마저 챙겨주며 멘토 역할을 충실히 했다. 학원을 전혀 다니지 않았던 멘티를 위해 수학 익힘책으로 예습을 시키고, 온라인 카페에서 자료를 찾아 중학생용 영어단어를 외우게 했다. 방학 때는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책 목록을 뽑아서 읽고 줄거리를 정리하게 했다. 이렇게 3년 동안 멘티와 함께했다.
한 달에 한 번 가족들과 어르신 복지관에서 배식 설거지 봉사를 하고, 방학 때는 자원봉사학교에서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봉사 활동도 했다. 홀몸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 만들기도 참여하면서 복지관 다니는 일이 생활의 일부가 됐다.
“봉사 활동을 하면서 날마다 배운 것을 기록하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려는 자세에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배움의 자세가 있다는 것에 놀랐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느끼는 깨달음이 컸습니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복지관을 향한 오르막길은 힘들다는 생각보다 설렘과 행복이 가득했습니다. 제가 누군가의 성장에 필요한 존재가 되고 이를 통해 저도 성장하며 서로에게 성장에 동력이 되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소논문, 진로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져

평소 빈곤, 학대 등 소외계층의 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영선양은 2학년 때, 교내 R&E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주제를 정하던 중 대중매체에서 논란이 됐던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보고 전반적인 아동학대에 대해 깊이 탐구하기로 했다. 심리, 아동복지, 보육에 관심 있는 4명의 친구가 모여 <아동 학대 실태를 바탕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청소년들 인식 및 해결방안>을 연구 제목으로 정했다. 아동학대의 정의, 학대 유형 등을 조사해 사례를 8가지 유형으로 나눠 보고서를 작성했다.
“아동학대에 대해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지로 인식조사를 했어요. 아동학대 신고 번호가 통합된 것도 모르고, 들어본 적도 없다는 대답과 아동학대에 대한 교육을 받지도 않았지만 받았어도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설문결과에 청소년들의 인식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영선양은 아동학대가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이 연구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해 정리하다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에게 실질적으로 아동학대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또한, 과거 신체적 또는 정서적으로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하는 ‘학대의 대물림’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소논문을 완성하기 위해 아동학대를 자세히 알아보면서 그동안 꿈꿔왔던 사회복지의 여러 대상 중 특히 ‘아동’으로 진로가 좁혀졌어요.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고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로 인해 방치, 방임이 일어난다는 깨달음이 확 와 닿았고 아동의 행복과 권리증진을 위해 애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논문으로 영선양은 교내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화합과 소통의 힘 발견한 동아리 활동

또래 상담동아리 ‘핀아’는 화합과 소통의 중요성을 경험한 활동이었다. ‘오랜 사랑과 정성으로 꽃처럼 핀 아이’를 줄인 ‘핀아’에서 영선양은 회장을 맡았다. 이곳에서 사진 콘테스트, 사과데이 활동 등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20명 동아리 회원의 각자 다른 의견을 조율해 협력하는 방법, 다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는 힘의 중요성을 배웠다.
“열심히 하고 진심으로 하는 때가 있더라고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고 배운 게 더 많아 감사했습니다.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후회해도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기에 진심으로 열심히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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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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