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4월초에 이사를 하면서 이은정(46·용인 수지)씨는 대상포진에 걸렸다. 얼굴 왼쪽 눈 밑에 난 빨간 반점 두 개가 거슬려 분당 서현동 피부과에 갔다가 ‘대상포진’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진단을 받은 것이다. 얼굴에 생긴 대상포진의 경우 통증 동반과 함께 심하면 시력이나 청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정보까지 접하자 이 씨는 두려움에 떨었다. 다행히 포진 발생 72시간(3일) 내에 조기발견하고 치료해 통증 없이 대상포진을 잡을 수 있었지만 피부연고 알레르기 부작용으로 분당서울대 병원 피부과에서 후속치료를 받았다.
# 2 : 성영은씨(45·분당 이매동)는 30대 후반에 이미 대상포진에 걸렸던 경험이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의류 관련된 창업까지 하는 통에 무리했던 탓이었다. 감기몸살 기운으로 일주일 이상 내과에서 치료를 받던 중 차도가 없었는데 문득 배꼽주변의 6~7개 붉은 반점을 떠올렸던 것. 치료받던 내과에 문의하고 대상포진을 확진 받았으나 이미 발견이 늦어 앓을 대로 앓으며 근 1달 반을 고생했다.
도움말 분당서울대학병원 피부과 박경찬 교수, 이동윤 전임의
대상포진,
젊은 중년은 물론 학생들도 걸릴 수 있어
흔히 대상포진은 60대 이후 노년층에서 잘 나타나는 질병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아직 건강에 자신이 있는 중장년 이하는 ‘설마 내가 대상포진에 걸릴까?’하는 방심에 병에 대한 정보와 이해도가 낮은 편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박경찬 교수는 “대상포진은 소아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하게 됩니다. 특히 50세를 넘으면 발생빈도가 현저하게 증가해 전체 대상포진 환자의 60% 이상이 50대 이상, 50% 이상이 60대 이상의 고령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4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대상포진 환자 중 40대가 16%, 50대가 25.6%를 차지하여 40~50대의 중장년층이 전체 대상포진 환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누구나 발병할 수 있고, 치료시기를 놓치게 될 경우 심한 후유증을 낳으므로 중년층도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상포진, 왜 걸리는 것일까?
대상포진의 발생빈도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이는 평균 수명 증가에 따른 고령화, 악성종양 및 만성질환의 증가, 여러 다양한 질환들에서 면역억제제 사용의 증가, 수두 예방접종의 상용화 등이 원인이라 할 수 있고, 대상포진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병의원을 찾아 확진 받는 환자들이 많아진 이유도 있다. 또한 이사, 장례, 제사 등의 큰일을 치르거나 각종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학생들의 경우에도 간혹 발병한다.
대상포진은 바이러스 질환이지만 대상포진 환자를 접촉했다고 전염되는 병은 아니다. 주로 어릴 때 앓았던 수두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몸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을 때 다시 활성화되어 이 병을 일으킨다고 한다. 다만 이전에 수두를 앓은 경험이 없는 사람, 혹은 어린이나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에게는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격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또한 이 질환이 한 번 발생했다고 면역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재발할 수 있다. 단, 재발률은 0.1~1% 정도로 낮다고 한다. (출처 : 삼성서울병원 건강칼럼 http://www.samsunghospital.com)
<대상포진에 관한 Q & A>
답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이동윤 전임의 대상포진은 조기발견이 치료의 관건이라는데 빨리 발견하는 법은?
A : 대상포진에 대한 인지도 높이는 것이 중요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병 자체를 방지하기 위한 예방과 72시간 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은 피부 발진이 발생하기 수일 전부터 신체의 좌우 어느 한쪽 부분에 국한되어 따끔거리거나 혹은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먼저 발생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때문에 발진이 나타나기 전에는 근골격계 통증이나 일반적인 편두통, 감기몸살 등으로 오인해 내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통증의학과 등을 방문하여 치료받다가 특징적인 피부 발진이 나타나고 나서야 피부과를 찾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발진이 나타나기 전이라 하더라도 신체 한쪽 부위에 국한되어 위와 같은 양상의 통증이나 이상감각증이 발생하였거나, 발진이 발생했다면 일단 가까운 피부과의원이나 병원을 방문하여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대상포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인터넷 활용이 증가하여 발진이 나타나기 전에 자가진단 후 피부과를 내원하시는 환자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결국 대상포진이라는 질환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조기 발견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겠죠.
대상포진은 피부과, 내과, 통증의학과 중 어느 병원에 가야할까요?
A :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 받을 수 있어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대상포진이 의심된다면 가까운 피부과를 방문하여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히 대상포진이 때로는 전형적이지 않은 양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다른 피부질환과 감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맞는 게 좋을까요?
A : 50대 이상의 성인에게 효능 인정받아
국내에서 대상포진백신은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효능을 인정받아 사용되고 있습니다. 50세 미만의 경우 대상포진백신의 효과나 안전성에 대해 아직 대규모로 연구된 바가 없습니다.
따라서 대상포진의 발생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50세 이상에서 대상포진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상포진백신 접종의 효과로 대상포진 발생이 5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대상포진백신 접종 후에도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 경우 일반적인 대상포진에 비하여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나며, 포진 후 신경통 발생 위험도 1/3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상포진을 앓은 후 대상포진백신 접종에 대한 적절한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으나 급성기 증상이 소실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보통 6개월이나 12개월 이후로 권하고 있습니다.
대상포진백신이 외국산 약이라 고가인데, 2~3만원 저렴하지만 효능이 같은 국산 백신도 개발돼 판매되고 있습니다. 국산백신의 접종을 원하는 경우 해당 병원에 비치하고 있는 지 묻고, 국민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지만 실비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으니 확인하기 바랍니다.
< 대상포진 발병을 막기 위한 면역력 유지 생활습관 > * 균형 잡힌 식이를 통하여 적절한 영양 섭취를 유지한다. * 적당한 휴식과 충분한 수면을 취해주어야 한다. *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해 주어야 한다. * 지나친 음주, 흡연, 과로 등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 규칙적인 운동을 하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대상포진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가벼운 운동이 좋다. *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자는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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