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주민센터, 문화센터, 문화단체 등에서는 주부와 직장인, 아이들을 위해 문화강좌를 열고 있다. 외국어 공부, 악기 연주, 요리법 등 다양한 강좌들 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온 가족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주부 건강 취미. 주부가 배워두면 나 자신뿐 아니라 내 아이의 건강을 챙길 수 있고, 백세 시대 할머니 할아버지의 건강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됨직하다. 파주시 러빗문화센터 수지침 강좌를 찾아가 ‘손에 담긴 건강 이야기’를 들어본다.
눈과 귀, 손과 발은 인체의 축소판
대체의학에서는 눈과 귀, 손과 발을 인체의 축소판이라고 본다. 눈동자를 통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홍채 분석’은 MRI만큼이나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귀 또한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이다.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거꾸로 누워 있는 형상을 본 따 귀의 특정 구역과 인체의 장기가 상응해 몸의 건강상태를 나타낸다. 손과 발 또한 인체의 각 부위와 연결돼 있다. 손 안에 담긴 인체의 건강 신호를 다루는 분야가 바로 수지침이다.
국내에서 개발돼 해외로 수출되는 치료법
한의학과 이혈요법이 중국에서 시작된 데 반해 수지침(수지요법)은 ‘고려수지침’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국내에서 개발돼 해외로 수출되는 우리 고유의 치료법이다. 1971~1975년 유태우 박사가 수지요법을 개발한 이래 현재까지 수지침은 대체의학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치료법 중 하나가 됐다. 18년간 수지침을 가르쳐온 오희주 강사는 “수지침은 국내에서 개발됐지만 일본이나 독일, 미국 등지에서 더 활성화돼 있다”며 “수지침을 배우기 위해 해외 명문대 의대교수가 한국에 연수차 방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유 박사의 ‘고려수지침’ 관련 서적은 영어 일어 독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미국 캐나다 유럽 아프리카까지 보급되고 있다고 한다.
손은 인체의 축소판
수지침에서는 손을 인체의 축소판으로 보며, 손 안에는 14기맥과 345개의 정혈이 있어 5장6부의 기능을 조절하고 질병의 근본을 치료한다. 수지침에서 보는 손과 인체의 관계는 양손을 바닥 위에 올려놓고 관찰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중지(가운데 손가락)는 머리에 해당하고 중지를 기준으로 좌우에 있는 검지와 약지는 두 팔, 엄지와 새끼손가락은 두 다리에 해당한다. 팔과 다리는 세 마디 관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손가락 또한 세 마디로 나뉘어 있다. 팔에 해당하는 약지의 세 마디는 각각 손목과 팔꿈치, 어깨관절과 상응하며 새끼손가락의 세 마디는 발목과 무릎, 고관절에 상응한다. 또 손바닥은 인체의 앞면, 손등은 인체의 뒷면에 상응한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인체에 질병이 발생해 고통을 느낄 때 상응점과 기맥을 이용해 침이나 봉, 뜸 등으로 수지를 자극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수지침 외에도 다양한 자극기구 활용해
보통 수지침이라고 하면 손에 침을 놓는 것을 떠올리게 되는데 수지요법에는 침 이외에도 다양한 자극기구들이 있다. 바로 서암봉과 서암뜸, 마사지요법이 그것이다. 서암봉은 손에 부착하는 스티커 형태의 침으로 특정 부위를 장시간 자극할 때 침 대신 사용하는데 어린아이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서암뜸은 일반적인 뜸보다 작은 형태로 손의 해당 부위에 사용하는데 면역 강화와 수족냉증 수면 등에 좋다고 한다. 마사지용법은 침이나 뜸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에게 손 마사지를 통해 건강 자극을 준다. 힘껏 세게 누르는 경락 마사지와 달리 수지마사지는 내장 기관을 어루만지듯 부드럽게 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오희주 강사는 “수지마사지에는 11가지 수지마사지 법과 8가지 건강박수법이 있어요. 또 자신의 질병에 따라 해당 손 부위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면 질병 완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수지침은 상비약과 같은 것
러빗문화센터의 수지침 강좌에서는 수강생들을 수지마사지 팀과 수지침 팀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단시간에 효과적인 치료를 원하는 수강생들은 수지침을 선택하고 침 이외의 요법을 선호하는 수강생들은 수지마사지 팀을 택한다. 오희주 강사는 “수지침은 상비약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예전에 우리가 체하면 어머니가 손을 따주셨던 것처럼 주부가 수지침을 배워두면 온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파주시 새꽃로에 위치한 러빗문화센터에서는 매주 월요일 낮 12시~2시 수지침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미니인터뷰
강사 오희주(정발산동)씨
저는 수지사랑 수지침봉사단 활동을 17년째 하고 있어요. 매주 수지침 봉사를 다니는데 함께 봉사하실 분들을 키워내기 위해 수지침 강의를 다니고 있어요. 그동안 많은 분들에게 수지침을 가르치면서 병원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약도 평소보다 덜 먹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봐 왔어요. 또 제 아이들을 키울 때도 수지침의 덕을 봤어요. 사춘기 아이에게 손 마사지를 해주면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어요.
회원 이효춘(일산동)씨
수지침이라고 하면 나이 드신 분들만 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그런 편견이 깨졌고 젊은 주부들도 배워두면 유용할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열심히 수지침을 배워서 어깨가 안 좋은 남편에게 해주고 싶어요. 수지침은 자가 진단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평소에 관절이 안 좋은 편인데 오늘 수업을 통해 허리가 안 좋은 것을 발견했어요.
회원 김성연(운정2동)씨
저는 평소에 양방보다는 한방에 더 끌리는 편이예요. 평소에 뜸을 뜨는 것을 좋아하는데 집에서 혼자 하다 보니 데일 때가 있어요. 수지침에서 하는 서암뜸은 작고 간편해서 위험하지 않을 것 같아요. 주위에서 수지침 효과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수업 도중에 강사님이 제가 평소에 아픈 부위에 대해서 정확하게 진단하시는 걸 보면서 너무 신기해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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