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레스토랑 ‘백억식당(10billion kitchen)’

규모는 작지만 알차고 맛있는 요리

김선미 리포터 2018-04-19

잠원동 골목길에 6개월 전 오픈한 ‘10billion kitchen’, 일명 ‘백억식당’이 자리해 있다. 엄청난 상호와는 달리 식당 규모는 작고 소박하다. 외관 또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그런데 입구 옆 유리벽에 커다랗게 쓴 ‘손님 구함’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기발한 아이디어에 웃음이 피~식 새어나온다.



셰프 혼자 운영하는 1인 식당
눈치는 챘지만 그래도 ‘손님 구함’의 정확한 뜻이 궁금해 물어보니 말 그대로 손님들이 많이 오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붙인 것이라고 대답한다. 이곳 ‘백억식당’은 장진호 셰프가 혼자 운영하는 1인 식당이다.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수년간 경력을 쌓은 장 셰프가 자신만의 식당을 갖고 싶어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장소를 물색하다가 주차공간과 주방, 홀 구조가 맘에 들어 결정했다는 그는 “하지만 가성비 좋은 식당인 것만은 확실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담한 매장에는 5개의 테이블과 20여석의 자리가 마련돼 있고, 정면에는 널찍한 오픈식 주방이 배치돼 있다. 식당이라기보다는 집안의 다이닝룸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다.



우리 입맛에 딱 맞는 ‘명란 파스타’
메뉴 역시 샐러드, 파스타, 메인 요리, 사이드 메뉴 등으로 아주 심플하다. 육류 등 식자재는 오랫동안 거래해온 믿을만한 업체에서 지원받고, 야채 등은 신선한 것을 구입하기 위해 인근 영동시장으로 직접 나간다고 한다. 또 소스나 양념, 드레싱, 피클 등도 장 셰프가 일일이 만들어 사용한다.
샐러드(12,000~13,000원)에는 닭가슴살, 연어, 치킨 등 세 종류가 있다. 퍽퍽한 느낌의 닭가슴살은 밀폐된 비닐봉지에 담아 일정 온도의 물에 넣어 서서히 익히는 수비드(sous-vide) 공법을 사용한다. 거기에 양상추, 어린잎 채소, 홀그레인 머스터드 드레싱을 곁들인다. 또 파스타(13,000~14,000원)에는 해산물, 항정살, 명란 파스타가 있다.
셰프의 추천 메뉴인 ‘명란 파스타’를 맛보기로 했다. 주문과 동시에 주방으로 들어간 장 셰프는 숙련된 몸짓으로 파스타를 만들기 시작한다. 갓 삶아낸 스파게티 면에 화이트와인으로 조리한 명란을 버무리고 그 위에 꽈리고추와 구운 마늘, 토마토, 김 가루 등을 얹는다.



이탈리아 요리와 소주의 궁합은?
이곳의 대표 메뉴로는 ‘이베리코 갈비등심 스테이크’를 꼽는다. 이베리코는 세계 4대 진미 중 하나로, 도토리를 먹여 키운 스페인산 흑돼지를 말한다. 팬에 구운 뼈 붙은 등심과 감자튀김, 야채의 조합이다. 고기 한 조각을 잘라 맛을 보니 웬만한 소고기보다도 훨씬 식감이 뛰어나다. 게다가 230g 정도로 양까지 푸짐해 가성비가 그만이다. 또 화이트와인으로 졸인 닭다리살 ‘꼬꼬뱅 with 파스타면’과 ‘오리가슴살 스테이크’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 인기 메뉴다. 가격은  15,000~21,000원 선.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이곳에서는 소주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의외로 파스타와 소주가 잘 어울린다고 장 셰프는 설명한다. 아울러 그는 “이탈리안 식당이라고 하면 파스타나 피자를 먼저 떠올리는데 아직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 요리들이 많다”면서 그런 메뉴들을 개발해 대중화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위치: 서초구 잠원동 25-30, 101호
영업시간: 월~금/ 오전 11시~오후 10시, 토·일 휴무 / 브레이크타임 오후 3시~5시, 주말 예약 가능
주차: 가능
문의: 070-8286-6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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