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목이 이상하지요? ‘오늘은 이상한 이야기를 하려나보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 제목이네요.
행복한 토끼가......
며칠 전 출근길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앞차 뒷 유리창에 이상한 글자가 씌어 있었습니다. 초보운전자들의 경우 ‘초보 운전’, ‘저도 제가 무서워요’ 같은 글자를 붙이고 다니기도 하고,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아기가 타고 있어요’와 같은 글자를 붙이기도 하는데 앞차 뒷 유리창에는 ‘행복한 토끼가 죽어 타고 있어요’라는 글자가 붙어 있더라고요. 너무 이상해서 안경을 끼고 보니 ‘행복한 토끼 가족이 타고 있어요’더군요. ‘가족이’의 /이/글자 위에 하트(이)까지 있어서 이상하게 보였던 것 같아요. 물론 띄어쓰기가 되어있지 않은 탓도 있지요. 그리고 제 시력이 조금 약해진 영향도 있었을 것입니다.
불충분한 정보로 인한 뇌의 오해
앞 차 뒷 유리창의 글자를 제대로 읽지 못하게 되는 것과 같은 혼선은 소리를 듣는 과정에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청력이 약해진다면 어떤 소리는 듣지 못하고 어떤 소리는 왜곡된 상태로 듣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자음지각검사(KCPT)를 실시해 보면 충분히 큰 소리를 들려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다르게 듣는 오류패턴이 나타나곤 합니다. 예를 들어 /ㄷ/을 매번 /ㅂ/으로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청기를 착용했는데도 대화 상대방이 /대/라고 한 말이 /배/로 들리고, /다/라고 말한 소리가 /바/로 들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달팽이관 안에 있는 유모세포 손상 등의 원인으로 인해 뇌로 전달되는 소리정보의 양이 불충분하여 이런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훈련이 필요해요!
보청기로 충분히 큰 소리를 듣고도 생기는 뇌의 오해를 극복하기 위해서 보청기를 착용 한 후에는 청능재활이 필요합니다. 청능재활은 소리를 듣고 뇌가 바르게 해석할 수 있도록 뇌를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 보청기가 약해진 달팽이관의 기능을 원상회복시킬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청능재활을 통해서 뇌의 능력을 향상시켜서 좀 더 바르게 듣고 좀 더 똑똑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시력이 약한 경우 ‘행복한 토끼가 죽어 타고 있어요’라고 보였어도, 안경을 쓰고 다시 보면 ‘행복한 토끼 가족이 타고 있어요’로 제대로 보이지만, 청력이 약한 경우 보청기 착용만으로는 /ㄷ/이 매번 /ㅂ/으로 들리는 것을 고쳐드리지는 못할 수도 있으니 청능재활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독일지멘스보청기부천센터
이양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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