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요가유즈’ 수업 현장 스케치 ‘남자가 요가를 하는 이유’]

나마스떼! 남성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하여

양지연 리포터 2018-04-05

요가 수업현장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여성이다. 마치 금남의 영역처럼. 본래 요가는 수련을 위한 운동으로, 요가의 발생지인 인도에서는 남성들이 많이 했다고 한다. 국내에 요가가 보급될 당시 여성을 위한 다이어트 운동으로 부각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요가가 여성 전용화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엔 요가 하는 남성들을 종종 보게 된다. 다수의 여성 사이에서 해야 한다는 심적인 부담감(?)을 안고 있지만 그들이 요가를 하는 이유는 확실했다. ‘일산요가유즈’ 수업 현장에서 요가 하는 남성들을 만나보았다.



근육 사용 많은 역동적인 수련

일산요가유즈의 남성 회원은 30여 명으로 과거에 비해 확실히 늘어난 숫자라고 한다. 일산요가유즈의 하민용 원장은 “수업시간대별로 차이가 있지만 저녁 수업 땐 남성 회원 6~7명이 수업에 참여한다”며 “수년간 꾸준히 수련하는 남성 회원도 있다”고 전했다.
일산요가유즈에서는 아쉬탕가요가를 메인 수업으로 진행한다. 아쉬탕가요가는 동작과 호흡을 함께 하는 수련으로 역동적인 동작을 따라 하면서 마음까지 살필 수 있는 과정이다. 요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누구나 무난하게 따라 할 수 있는 수련이라고 한다. 요가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유연성이 떨어지는 남성이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물론 유연한 사람이 요가를 더 잘 할 수 있겠지만 요가는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이 많아 근력이 발달한 남성도 무난하게 따라 할 수 있다고 한다.
일산요가유즈의 배윤정 강사는 “남성이 여성보다 근육이 발달한 반면에 경직도가 높아 유연성은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요가 수련을 통해 몸을 충분히 이완시키다 보면 유연성이 필요한 동작도 익숙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요가를 처음 시작하시는 남성분들에게 ‘힘을 빼세요’라고 말하면 대부분이 낯설어하세요. 힘을 쓰는 스포츠에 익숙하기 때문이죠. 요가는 경쟁이나 성취를 위한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내 몸과 마음에 맞게 편안하게 수련하는 것이 제일 좋아요.”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의 변화를 위한 선택

많은 여성 사이에서 소수의 남성이, 그것도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불편한 자세를 견디며 수련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꾸준히 수련하는 남성들은 자기만의 이유가 있다.
홍진기 회원(백석동 54세)은 만성 디스크로 오랫동안 고생을 해왔다고 한다. 몸의 불편함이 계속되자 마음도 힘들어져 공황장애를 겪기도 했다. 몸과 마음을 살필 수 있는 운동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요가를 시작했다. 홍진기 회원은 “몸이 불편해지면 삶의 질이 떨어진다. 요가를 시작한 지 10개월이 됐는데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만큼 몸이 건강해졌다”며 “그러면서 삶의 질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요가는 척추를 바로 세워주는 동작을 통해 틀어졌던 근육과 뼈가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중년 이후에는 삶의 패턴이 고정되면서 몸도 경직되는 경향이 있는데 요가를 통해 자세를 바로잡게 되면 삶의 패턴에도 변화가 생긴다.
이한주 회원(백석동 43세)은 서핑을 하다 보니 기립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요가를 시작했다. 중간에 잠시 쉬기도 했지만 3년째 요가를 하고 있다. 이한주 회원은 “요가를 하고 난 후부터 그동안 해왔던 익숙하고 편안한 자세와 결별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며 “평소에는 내 몸을 잘 돌보지 못했는데 요가 동작이 익숙해지면서 내 몸을 들여다보게 됐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몸에 집중하다 보니 몸을 더 아끼게 됐다”라고 전했다.


미니인터뷰

홍진기 회원
요가를 처음 시작하는 남성에게는 전문 요가원을 추천합니다. 강사분들이 섬세하게 지도를 해주시기 때문에 함께 소통하며 하나하나 깨우쳐갈 수 있어 좋아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자신을 가린 채 생활하게 되는데 편안한 복장으로 요가원에 나와 땀을 흠뻑 흘리다 보면 진짜 내 모습을 볼 수 있죠. 요가를 하면서 스트레스도 줄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요즘은 죽을 때까지 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이한주 회원
요가를 하다보면 전쟁터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파워풀한 동작들을 따라 하다 보면 속에서 은근히 뜨끈한 열이 올라옵니다. 근력과 체력을 키워가기 위해 나 자신과 늘 싸워야 하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몸과 마음을 느끼게 하는 요가, 나를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매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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