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색의 끈목을 한 가닥 한 가닥 매듭으로 엮으면 어느새 작품 하나가 완성된다. 팔찌부터 목걸이, 묵주와 염주, 노리개까지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재료도 간단하다. 시작할 땐 끈목, 가위, 송곳, 답비 정도만 있으면 된다. 누군가에게 선물했을 때 이것의 가치는 급상승한다. 세상에 하나뿐인 선물이고, 받는 사람 모두가 환호할 만큼 예쁘고 실용적이다. 바로 전통매듭 공예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전통매듭을 배우며 슬기롭게 취미 생활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보았다.
마음을 담은 선물로 인기
실생활 활용도 높아
공예를 취미 생활로 즐기기 위해선 초기에 이런저런 준비물이 꽤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적절한 공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전통매듭은 간편한 재료만으로 바로 취미 생활이 가능하다. 핸드백에 재료를 넣고 나와 카페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만들 수도 있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어디서든 틈틈이 매듭을 엮을 수 있다.
배우는 과정도 수월한 편으로 특별한 손재주가 필요하지 않다. 외도래, 도래, 지네, 나비날개, 연봉 등 초급과정에서 10가지 정도의 기법을 배우는데 이것만 배워도 간단한 액세서리는 뚝딱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한복에 다는 노리개나 장신구 등에 많이 쓰였지만, 지금은 머리핀, 머리끈, 열쇠고리, 목걸이, 귀고리, 팔찌 등 웬만한 액세서리는 전통매듭으로 다 만들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이다. ‘실 가꾸 노는 매듭쟁이 미소공방(이하 미소공방)’의 박영완 대표는 “초급에서는 실용성을 강조해 주로 액세서리류를 만들고 중급부터는 노리개나 장신구 등 작품 만들기 수업을 한다”며 “매듭 기법을 배운 후 여러 번 반복해 연습하다 보면 실력이 늘고,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소공방의 박영완 대표는 일산2동 주민센터와 미송공방에서 수업을 한다. 여러 명이 함께 수업을 하더라도 진도는 일대일 맞춤으로 진행한다. 매듭법을 이해할 때까지 개인별로 알려주고, 개인의 속도에 맞춰 진도를 나간다. 그러나 수업 때마다 반드시 하나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가도록 하고 있다. 수강생 박경춘씨는 “전통매듭은 짧은 시간에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어 만드는 즐거움이 크다”며 “계속 다양한 작품을 만들다 보면 열심히 배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수업에서 배운 것을 집에 돌아가 연습하고, 이렇게 하나둘 작품을 만들어 지인에게 선물하는 즐거움도 크다고 한다. 수강생 원수연씨는 “조만간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기로 돼 있어 지금 친구들에게 줄 팔찌를 부지런히 만들고 있다”며 “마음을 담은 선물로 전통매듭 작품 만 한 게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 전통매듭 배울 수 있는 곳
- 일산2동 주민센터 :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 동안 수업이 진행된다. 수강료는 3개월에 6만원이며 재료비는 별도다.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수업이 진행되며 현재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 실 가꾸 노는 매듭쟁이 미소공방 : 중산동 해태쇼핑센터 1층에 있고, 개인별 예약제로 수업이 진행된다. 일일체험 수업이나 외부 특강이 가능하고, 매듭을 활용한 액세서리나 다양한 작품을 판매도 한다.
문의 010-6403-5034
수강생 미니인터뷰
원수연씨
실을 보면 저걸로 어떤 작품을 만들까 늘 궁리하게 되죠. 내가 좋아하는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고 선물도 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지요.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선물도 하고, 묵주를 만들어 성당 교우들에게 판매도 했답니다.
박경춘씨
평소 전통매듭 작품을 종종 보러 다녔는데 그럴 때마다 꼭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았어요. 우연히 지인이 전통매듭 팔찌를 차고 있는 것을 보고, 지인에게 물어물어 일산2동 주민센터 수업에 참여하게 됐어요. 직접 전통매듭을 해볼 수 있다는 게 큰 즐거움이랍니다.
이영옥씨
조카에게 팔찌와 귀고리 세트를 선물했는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참 뿌듯했어요. 야생화 자수를 배우다가 전통매듭으로 넘어왔는데 일단 한번 실을 붙잡으면 바로 작품이 나와 성취감이 크고, 매듭을 하는 동안은 잡념 없이 집중할 수 있어 정신건강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조혜정씨
오십견이 찾아와 팔 쓰는 데 불편함이 많지만 실을 한번 붙잡으면 밤을 새울 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답니다. 원예치료사로 일하는데 원예 활동과 전통매듭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수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성식씨
전통 조각보와 보자기 만들기를 오래 해왔는데 이것들이 전통매듭과는 불과 분의 관계였죠. 항상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렇게 배우게 돼 행복합니다. 번잡하게 벌려 놓고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실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나 편하게 매듭을 할 수 있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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