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미디어’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강서지역의 마을방송 ‘마을생활전파소’의 날개 짓이 예사롭지 않다. ‘마을생활전파소’는 주민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거나 DJ로 변신해 동네의 소소한 정보와 함께 음악, 여행, 먹거리, 시사보도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팟캐스트를 통한 라디오방송부터 영상제작까지. 마을종편을 지향하고 있는 ‘마을생활전파소’의 방송회원들을 만나보았다.
야심찬 도전, 마을종편을 시작하다!
마을미디어 사업은 지역과 마을을 소재로 한 콘텐츠를 주민들 스스로 제작하고 공유하는 사업으로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는 문화를 확대시키고 있다.
‘마을생활전파소(마을방송)’는 지난해 11월 11일, 팟캐스트를 통한 ‘프롤로그 방송’을 시작으로 포문을 열었다. 어색함은 잠시, 첫 방송이지만 프로 못지않은 진행솜씨로 DJ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했고 마을방송에 대한 기대와 설레는 마음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마을생활전파소는 팟캐스트 방송뿐 아니라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 취재, 다큐 제작 등, 마을의 다양한 이야기를 엮은 영상도 제작하고 있다. 전문가의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다보니 그동안 방송국 만들기와 회원모집, 교육과정 등 준비기간만해도 1년이 걸렸다. 좋은 마을방송을 해보겠다는 회원들의 열정은 물론이고 이미 자리를 잡은 다른 지역 마을방송국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작FM의 도움을 받아 녹음실 세팅을 했고 콘텐츠가 없어 고심하던 중 강서FM 김지혜 국장의 도움으로 청소년 반 방송교육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 마을지원센터의 지원 사업을 통해 전파소 방송반을 모집했고 오랜 시간의 훈련 끝에 1기 교육생이 배출됐다. 지난 연말에는 서울시마을미디어 시상식에서 단체부문 은하상을 수상했으며 팟캐스트 순위 지역 1위를 차지하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마을생활전파소의 문대영 대표는 “주민커뮤니티 공간인 마을생활전파소를 조성할 때 방송을 염두에 두고 처음부터 방송국 시설을 만들었다”며 “영상전문가를 영입했으며 라디오방송과 영상을 함께 만드는 마을종편을 지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주민들과 소통할 터
마을생활전파소는 방송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어떠한 이야기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열린 장이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이야기부터 마을에 꼭 필요한 의제까지. 재미와 감동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삶과 밀착된 마을정보와 시사 등, 보다 알차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음식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에다 인문학적 내용을 가미해 보통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밥은 먹고 다니니?’에서는 미쓰 홍, 마산 곤약, 우동이라는 예명을 사용하는 DJ들의 걸쭉한 입담과 맛깔스러운 수다를 들을 수 있다.
‘여바라’는 여행바이러스라디오의 줄임말로 DJ 짠내시아와 밍이 직접 경험한 배낭여행지에서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알뜰하면서도 품격 있는 여행 팁을 알려준다. 오는 6월까지, 총 20화로 구성된 시즌 1에서는 라오스를 시작으로 태국, 베트남, 페루, 볼리비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파키스탄 등의 여행지를 소개하며 청취자들의 여행설계도 직접 해주고 있다. 시아와 밍 두 진행자의 여행스타일과 경험이 완전히 달라서 비교해가며 듣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우리 마을 사람들은 뭐하고 놀까?”라는 질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보리의 오락가락’은 게스트를 초대해 재미있는 오락거리와 취미생활 등을 소개한다. 그 외에도 마을생활전파소와 강서fm이 함께 기획한 지역일꾼 찾기 프로젝트 ‘강서썰팟’, 세상 모든 것에 대한 잡다한 지식을 설파하는 ‘본격노잼리뷰’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시험방송이 끝나고 정식 개국 시에는 시사보도국을 만들어 강서지역의 다양한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활짝 열린 방송국 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마을미디어는 이웃과의 연대와 소통의 도구로 쓰임 받고 있다. 단순히 이야깃거리만 생산해내는 것이 아니라 마을을 변화시키고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한다. 주민들의 삶 가까이에 있어 쉽게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게 된다. 마을생활전파소는 방송 제작에 참여하기 원하는 이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문대영 대표는 “다른 마을미디어와 차이점을 두어 정체성 있고 유익한 마을종편을 만들고자 한다”며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제작자, DJ, 기자가 될 수 있으니 많은 주민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전했다.
문의: 02-2606-2642
http://www.podbbang.com/ch/15301
문대영 방송국 대표
적절한 시기에 꼭 필요한 인물들이 들어와서 무난하게 방송을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처음 방송을 시작하려 할 때는 구첵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막막했었는데 프롤로그 방송을 계기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지요.
이다예 영상국장(33세)
짠내시아라는 예명으로 여바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0살에 497만원을 들고 9개월 동안 세계여행을 했어요. 여행을 다녀온 이후 삶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고 일상의 작은 변화들이 있었죠. 이런 내용을 청취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박정민 DJ(33세)
여바라에서 밍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정민입니다. EBS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인도 6개월, 태국 4개월, 파키스탄 한 달, 캐나다와 스페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칠레, 볼리비아, 베트남 등을 여행했던 추억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답니다.
양권태 회원(33세)
현재는 방송국회원으로 여바라의 애청자이기도 합니다. 여행관련 에피소드가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가 많아 열심히 듣고 있지요. 특히 배낭여행을 계획하는 젊은이들에게 최적화된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책과 관련된 주제로 방송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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