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새싹이 돋고 꽃망울이 수줍게 제 순서를 기다리는 봄이다. 마음이 달뜨는 계절, 미술작품을 맘껏 즐기며 작가와 이야기 나누거나 왕초보라도 부담 없이 그림을 배울 수 있는 우리 동네 아담한 아트 공간을 가이드한다.
에브리데이몬데이
석촌호수 동호 부근 골목길에 자리 잡고 있다. 2층은 갤러리, 지하 1층은 각종 아트상품을 전시, 판매하는 갤러리카페다. 독특한 건물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실내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
에브리데이몬데이는 뉴욕에서 일러스트를 전공한 이자영 대표가 2014년 문을 연 미술 공간. 회화가 아닌 캐릭터를 기반으로 톡톡 튀는 국내외 작가들의 전시회를 꾸준히 선보인다. 모든 전시 관람은 무료며 사전 단체 예약을 하면 큐레이터에게 작품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작가들과 작품을 매개로 관람객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는 아티스트톡, 작업 과정을 시연하는 라이브페인팅 같은 전시 오프닝 이벤트나 워크샵을 꾸준히 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사전에 공지하지요. 전시 기간 중에는 종이 관절인형, 피규어 만들기 같은 작가와 일반인이 함께하는 아트클래스도 진행합니다”라고 심지현 큐레이터가 설명한다.
3월24일~5월6일까지 장콸 작가의 ‘private life' 전시를 앞두고 갤러리는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강렬한 이미지의 소녀들을 화폭에 담은 작가는 한지 위에 물감을 쌓아올리는 동양화 기법의 작품을 선보인다.
커피와 차, 디저트를 선보이는 카페는 화이트 톤의 모던한 분위기다. 지하 1층 카페로 내려가는 통로는 계단식 객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했다. 음향시설까지 갖춘 덕에 가끔씩 미니 공연장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갤러리 전시에 맞춰 해당 작가의 작품들을 카페 벽면에 전시해 놓는 것도 특징.
그동안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개성을 담아 제작한 각종 문구류, 피규어, 인형, 액자, 엽서 같은 아트상품 코너도 따로 마련해 구경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위치 : 송파구 송파대로48길 14 (갤러리 2층, 카페 지하 1층)
블루엠갤러리
집 근처에서 그림 감상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편안한 공간 없을까? 일상의 미술을 즐기고 싶은 주민들을 위한 ‘작은 갤러리’가 블루엠이다.
송파동 현대아파트 상가 2층에 자리 잡은 블루엠갤러리는 누구나 동네 마실 가듯 부담 없이 들러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장 한켠에는 차 마시며 담소할 수 있는 자그마한 다락방까지 갖췄다.
거침없는 붓 터치로 푸른 산을 줄곧 그려 ‘블루 마운틴’이 트레이드마크인 김인숙 화가가 주인장이다.
작품 활동하는 틈틈이 학생, 성인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별도로 미술치료까지 공부한 그가 사람들과 ‘미술’로 만나기 위해 문을 열었다. 2016년 갤러리 개관 이후 김미정, 임영조 등 다양한 장르 화가들의 기획전을 줄곧 열고 있으며 서울아트쇼, 부산 국제아트페어 등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 외 전시공간과 미술품 대여, 파티나 소모임을 위한 공간 대여도 진행한다.
그림 배우고 싶어하는 일반인 대상의 개인 강의와 마음 속 응어리를 치유해야만 하는 사람을 위한 미술치료도 1:1로 선보인다. 본인의 작품을 모티브로 김 대표가 직접 개발한 우산, 스카프, 넥타이, 머그컵 같은 아트 상품도 전시 판매한다.
“문화사랑방을 꿈꾸며 만든 공간입니다. 갤러리에서 인문학 강좌, 미니 강연회, 작은 음악회, 스터디 모임 진행 등 송파 주민들과 협업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라고 김 대표는 덧붙인다.
·위치 : 송파구 오금로 32길 42 현대아파트 상가 2층 (월, 수~금 운영)
퍼스트페이지
일상의 예술을 만끽할 수 있도록 뜻있는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마을카페가 퍼스트페이지다. 인형 만들기, 뜨개질, 책모임 등 요일별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며 드로잉 강좌도 3년째 선보이고 있다.
차 마시며 담소 나누며 옹기종기 모여 앉아 그림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그림을 배우고 싶었던 왕초보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기초적인 선 그리기, 데생, 채색까지 차근차근 진행합니다. 틀에 박힌 그림이 아니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라고 김정선 강사가 설명한다. 그는 섬유예술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작가로도 활동중이다.
수강생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 카페에서 미니 전시회를 여는 등 일상 속 즐기는 미술을 독려한다. “꾸준히 그림을 배워 본인의 일상을 그림일기로 기록하거나 여행갈 때마다 여행지 풍경을 스케치로 남기는 분도 계세요”라며 김 강사는 그림을 자신의 표현 도구로 자유롭게 활용하는 수강생들의 흐뭇한 사연을 소개한다.
성인 강좌뿐만 아니라 어린이 강좌도 반응이 좋다. 어린이 드로잉 역시 ‘자유롭고 개성적인 그림 표현’에 초점을 맞춰 지도한다. 수강료는 8주 과정에 10만 원이며 음료가 제공된다. (성인반 목 오전 10시30분~12시, 어린이반 금 오후 7시~8시50분)
·위치 : 송파구 올림픽로49길 8
에비뉴엘 아트홀
이문세 노래를 그림으로 그린다면? 가수 유재하를 화가들마다 어떻게 해석해 작품으로 표현했을까? 한국인이 사랑한 대중가요와 미술의 만남을 잠실 롯데 에비뉴엘 월드타워 6층에서 만날 수 있다. 4월2일까지 열리는 ‘100albums 100artists 2'는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로 작가 황주리, 주재환부터 신예 작가까지 100인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우리나라 대중가요 대표곡이 LP사이즈의 캔버스에 표현했다.
국내 첫선을 보인 LP, 희귀앨범, 조용필, 양희은, 신중현 등 한국 대중가요 거장들의 LP앨범 134장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쇼핑 공간에 자리 잡은 에비뉴엘 아트홀은 대중적이면서 재미있는 기획 전시를 수시로 선보이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음악, 디자인, 리빙, 패션의 콜라보 전시가 강점이다. 공간이 쾌적하게 꾸며져 있어 여유롭게 한 호흡 쉬며 둘러볼 수 있는 도심 속 문화아지트다.
·위치 : 롯데 에비뉴엘 월드타워 6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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