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이 입시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합격자들의 공부법뿐만 아니라 어떤 진로로 어떻게 고등학교 3년을 준비했는지 개별스토리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비롯해 6개의 수시원서 모두에 합격 도장을 받아낸 이승민 학생(청원고 졸). 사회현상과 학문의 연계를 고민하며 고교 3년 자신의 전공을 향해 달려 온 이승민 학생의 학교생활을 되돌아봤다.
자율적인 선택, 그리고 책임을 배우다
정시였다면 절대 서울대 진학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승민 학생은 부모님의 방목(?)탓에 자율적인 선택, 결정에 대한 최선의 노력을 배우며 성장했다.
“부모님은 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셨지만 단 한 번도 기대치를 표현하거나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신 적이 없어요. 늘 선택하고 책임지는 법을 가르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소통은 하되 강요하지 않는 가정 분위기 덕분에 당연히 생활도 공부도 저 스스로 독립적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점에 감사드려요.”
어릴 때 이승민 학생의 꿈은 파일럿.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직업의 의미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 이런 자기성찰이 거듭되면서 현실과 맞닿아 있는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경제학에 대한 꾸준한 관심, 정책연구원으로의 미래를 그려내다
고1부터 이미 ‘경제학’이라는 진로 방향을 설정했던 이승민 학생은 늘 전공과 연계된 주제를 기반으로 교내 대회에 꾸준히 참여하며 수상실적을 쌓아갔다. 그가 깨달은 최선의 학습방법은 ‘성실성’이었다.
청원고에서 연1회 열리는 ‘탐구보고서 대회’와 ‘연구 대회’에는 단 한번을 제외하고 모두 참여했다. 그 중 가장 공을 들였던 대회의 주제는 고2때 경제와 수학의 연관성을 담아내는 보고서였다. “5명의 친구들과 고2 경제시간에 배운 이윤 극대화와 같은 경제개념을 고등수학 함수로 설명하는 과정을 보고서로 만들었어요. 저는 그 보고서에서 ‘미국 대공황 당시 케인즈가 왜 대공황이 발생했는가를 GDP와 같은 경제지표로 보여줬던 내용을 기반으로 소비, 지출 등의 그래프 도출 배경을 설명하는 역할을 담당했어요.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였어요.”
교과는 사회탐구에 가장 집중해서 공부했다.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만큼 수상과 전공연계 활동은 늘어갔다. “경제학을 배우면 사회의 공적 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경제학 박사과정까지 공부하고 정책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싶어요.” 진로에 대한 다부진 결심을 전해지는 순간이다.
세분화한 독서활동, 자기소개서에 경제학의 전문성을 녹여내다
서울대 진학에 빼놓을 수 없는 독서활동에서도 이승민 학생은 경제학과 관련 책에 집중했다. 그러나 분야는 경제체제를 다루는 독서활동과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관한 독서활동으로 갈래를 나눠 세분화시켰다. “경제체제를 다루는 독서는 대학진학 후 어떤 관점에서 경제학을 공부할 것인가? 에 중점적으로 접근했다면 행동경제학 관련 독서를 기존 경제학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로 접근했어요. 이런 세분화된 독서활동은 자기소개서에서 경제학 전공에 필요한 전문성을 더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죠.”
이승민 학생의 고교 최고 내신등급은 1.0인 최상위권.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서울대를 비롯한 6개 학교에 원서를 넣었지만 서울대 합격욕심은 없었다. “서울대에 원서를 넣었지만 합격은 생각도 못했어요. 교과 성적과 비교과 모두 준비가 잘되어 있었지만, 자사고 학생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웠었거든요. 수시 6개 모두가 합격을 했을 때는 엄청 기뻤죠.”
서울대 합격비결에 대한 이승민 학생은 답은 ‘구술면접’이다. 경제학과 특성상 사회과학과 수학면접을 치러야 했다. 정책의 타당성을 논하는 사회과학 면접과 수학 미분문제를 풀어내는 수학면접 대응능력이 합격의 당락을 갈랐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슬럼프, 흥미로운 동아리 활동으로 극복!
고교3년 동안 심화반에서 공부해온 이승민 학생의 고3 사교육의존도는 제로에 가깝다. 프리패스로 인터넷강의와 EBS 문제풀이를 온전히 혼자 해냈다. 학교생활의 가장 큰 슬럼프로는 ‘성실하게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것’을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대입 성공의 비결이라고도 전했다. “오로지 공부에만 매진하는 생활이 답답한 적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고교 3년 동안 해 온 인문독서토론동아리 활동은 휴식 같았어요. 인문학, 소설, 예술 등 폭넓은 분야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논리사고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친구들과의 소통으로 더욱 뜻 깊은 활동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기준이 불분명한 학생부종합전형에 불안해하는 후배를 위한 조언을 남겼다. “교과 내신은 모의고사와 달리 외우는 비중이 매우 크죠. 과목별 차이는 있지만 가능한 많은 지식을 외우고 변수가 등장하면 응용할 수 있어야 고득점이 가능하니까요. 비교과 활동은 전공과 연계된 활동만 하면 오히려 확장된 분야를 놓칠 수 있어요. 고1부터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전공결정 후 ‘좁게 깊게’ 자신만의 기록을 준비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물론 학교생활에 대한 성실성이 제일 중요합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