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는 어떤 ‘생기부’를 원하는가? (1편)

지역내일 2018-03-09

‘생기부’ 중독에서 벗어나라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수시에서 생기부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생기부’는 그 역할이 더 크다. 그 중요성이 강조되다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생기부를 잘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데, 사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생기부가 잘 만들어지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매년 천개 정도의 최상위권 생기부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학생들이 생기부를 잘 만들기 위해서 노력은 하고 있지만, 대학이 원하는 생기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 가장 미련한 짓이다.

경험적으로 보자면,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 가장 미련한 짓이다. 경영학과를 지원하는 학생이 봉사활동 400시간을 한 기록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학생은 서울대 일반전형, 연세대 학교생활우수자, 고려대 융합인재전형 모두 탈락했다. 자기소개서도 자신의 희생정신, 사회에 대한 봉사 컨셉으로 잘 잡았지만, 그 부분이 세 대학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물론 다른 비교과도 정량적으로 보자면, 지원자의 평균을 뛰어넘는 아주 우수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그가 떨어진 사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타 과목보다 수학 내신이 좋지 못했다. 쉽게 말해 전공적합성이 떨어진 것. 실제로 지원하기 전에 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자소서’에 그 핸디캡을 가릴만한 사유를 충분히 적으라고 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고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장점인 헌신성을 강조했지만, 그 장점으로는 다른 우수한 생기부를 가진 학생과 경쟁이 되지 못했다. 


서울대 가는 생기부와 제주대 가는 생기부가 다르다

이쯤에서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상대적 평가기준’이다.
쉽게 풀어서 설명하자면, 서울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생기부는 매우 잘되어 있다. 하지만 지방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대다수는 그렇게 생기부가 잘 되어 있을 리가 없다. 지방대를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비교과가 다소 모자라더라도 학생부종합 전형을 지원하는데 전혀 무리가 되지 않는다. 교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1학년부터 비교적 생기부가 잘 되어 있는 편인데, 이런 경우에는 ‘더 잘’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더 뛰어난 비교과가 필요하다. 하지만 사회학과나 철학과 같은 경우, 전반적인 활동이 되어 있으면 전공적합성은 크게 따지지 않는다. 또 일반고 학생이 어학관련 학과에 지원하면, 특목고 학생보다 어학 비교과가 적은 것을 감안하고 선발한다. 공대의 경우에는 수학성적이 다른 비교과보다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이렇게 ‘정성적 평가’의 상대성이 많기 때문에 지원하는 학과, 희망대학의 상대적 특성을 알아야 한다. 이 특성들을 다 설명하기에는 지면상의 한계가 있으니 중요한 것 하나만 기억하자. ‘남들 할 만큼 하면 그것으로 끝이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남들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내 경험적 수치에 의한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단 1.5등급 이내(자사고 2.0 특목고 3.0이내) 의 학생들은 교과가 우수하기 때문에 교과우수상을 비롯한 수상실적이 풍부하다. 거기에 수시로 ‘서연고’에 합격할 가능성이 100%에 가깝기 때문에 비교과도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러니 양으로 승부하지 말고 다음과 같은 최저 기준만 채우고 다른 방향으로 비교과를 만들자. 수상실적 25개 이상 / 전공 관련 내신 1.3이내(자사고 1.7 특목고 2.5 단, 특목고 어학관련 전공이라면 내신은 3.0이내)/봉사 75시간 이상/ 리더십 1개 이상/ 전공 관련 발표 2개 이상/ 팀 프로젝트 2개 이상/독서 30권 이상이면 정량적 비교과는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
만약 일반고 2.0밖의 내신(자사고 3.0 특목고 5.0등급)의 학생이라면 이 기준은 달라진다. 이 학생들의 경우는 자신이 학생부종합 전형을 넣을지조차 확신이 안 되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비교과를 많이 해두지 못한 학생들이다. 더군다나 교과우수상도 별로 없기 때문에 수상실적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학생들도 학생부 종합전형에 지원할만한 상황이 점점 생기고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인원이 늘어나는 것도 요인이고, 높은 최저자격기준을 두어서 내신 성적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합격을 시켜주는 전형 (이를테면 고대 일반)도 생겼기 때문이다. 이미 비교과를 버린 학생들 중 상당수는 뒤늦게 자신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지원해도 합격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조금 난처해지겠지만 이 사정은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성적대의 대부분의 학생이 ‘비교과 올인’을 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조금 여유가 있어도 비교과 합격기준은 만들어질 수 있다. 수상실적 5개 이상/2.0이내의 전공 관련 내신/50시간 이상의 봉사. 20권 이상의 독서 정도면 기본 허들은 통과할 것이다. 그러니 지나치게 비교과에 신경을 쓰지도 말고, 그렇다고 너무 경시해서 기본적인 생기부도 만들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다음 호에 계속) 



목동 토마스아카데미 대표김호진

교육문의 02-2061-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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