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담적병(痰積病)이라는 용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담적병을 찾아보면 위장 외부 근육층에 노폐물인 담음(痰飮)이 쌓이고 굳어져서 위장의 연동운동 기능이 저하되고 괄약근이 약해져서 나타난다. 병원에서 내시경 등 검사 등을 했는데도 나타나는 이상증상과 그 치료에 대해 구미 동의보감해독한의원 김영욱 원장(한의학 박사)의 도움말로 알아보았다.
담적병 증상은 구미 당기는 음식 등을 먹었을 때 속쓰림 복부팽만감 변비 설사 소화불량 역류성식도염 위염 등 만성 위장장애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다른 증상으로는 만성피로 두통 어지럼증 등의 신경계 증상과 생리통 생리불순 조기폐경 등의 여성질환 그리고 여드름 뾰루지 건선 아토피 등의 피부질환 등을 포괄하는 ‘담적증후군’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담음 담적병(痰積病)증상과 치료에 대해서는 지금은 일반인에게 관용어처럼 널리 통용되고 있다. 사실 한의사에게 더 친숙한 용어는 담적(痰積)이 아니라 적취(積聚)다. 한의사들은 현재 담적(痰積)이라 불리고 있는 증상을 적취(積聚)라는 용어로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해 왔다.
동의보감 잡병편 6권에 보면 ‘적취(積聚)’문이 나온다. 동의보감에서 전문적으로 적취(積聚)를 다룰 정도라면 적취(積聚)는 매우 많은 질환임을 알 수가 있다. 적취(積聚)라는 것은 적(積)과 취(聚)로 나뉜다. 적(積)은 오장에서 생기고 일정한 곳에 머문다. 취(聚)는 육부에 생기며 일정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복진을 했을 때 어떤 덩어리가 고정부위에서 일정하게 만져진다면 이는 적(積)이고, 어떨 때는 만져 졌다가 어떤 때는 사라진다면 이는 취(聚)다. 간혹 복부 중심부위에 벌떡 벌떡 뛰는 덩어리를 묻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복부의 대동맥이니 적취(積聚)로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적취(積聚)가 생기는 이유는 기혈 순환이 잘되지 않고 몰리면 생기는데 이를 6울(㭗)이라고 한다. 6울(㭗)은 올라갈 것이 잘 올라가지 못하고, 내려가야 할 것이 잘 내려가지 못하며, 변화되어야 할 것이 변화되지 못하고 뭉쳐서 흩어지지 않는 것이다.
6울(㭗)은 기울(氣), 습울(濕), 열울(熱), 담울(痰), 혈울(血), 식울(食)을 얘기하는데 이는 병의 진행단계를 의미한다. 기(氣)가 잘 순환되지 않으면 습(濕)이 막히고, 습(濕)이 막히면 열(熱)이 생기며, 열(熱)이 몰리면 담(痰)이 생기고, 담(痰)이 막히면 혈(血)이 잘 돌지 못하고, 혈(血)이 막히면 음식이 잘 소화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병을 치료한다면 적취(積聚)보다는 6울(㭗)에서 치료하는 것이 쉬운데 치료법은 기를 잘 돌게 한 다음 화를 내리고 담을 삭이며 적을 없애는 것이다. 실질적인 6울증(㭗)은 오장으로 나누어 치료하는데 간장의 문제일 땐 토하게 하고 심장은 땀을 내며 비장은 설사를 시키며 폐장은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신장은 치밀어 오르는 기운을 억제하는 법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런데 이런 6울증(㭗)의 치료시기를 놓치면 적취(積聚)가 되어 5장(臟)과 6부(腑) 어디든 생기는데 이 때문에 5적(積)과 6취(聚)라고 부른다. 적취를 치료하는 방법은 아픈 곳을 살펴서, 허한지 지나치게 강한지를 따져서, 보할 것인가 사할 것인가를 가려야 한다.
아울러 병의 위치가 인체 상부인지 하부인지를 가려서 상부의 문제면 토하게 하고, 맺혀 있으면 흩어지게 하며, 침입한 것은 제거해 버리고, 머물러 있으면 돌게 하고, 굳은 것은 연하게 하고, 강한 것은 약하게, 짠 것으로 부드럽게, 쓴 것으로 사하고, 진기(眞氣)를 온전하게 보(補)하는 등 증상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적취(積聚)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正氣)를 보하는 것이다. 비유해서 말하면 온 방안의 사람이 다 좋은 사람이고 한 사람만이 나쁜 사람이라면 나쁜 사람은 견디지 못하고 저절로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처럼 진기(眞氣)가 든든하고 위기(胃氣)가 세면 적은 절로 없어지니 그 후에 기름진 음식을 적게 먹고 부부관계 등을 절제하며, 지나치게 화를 내거나 기분 나쁜 생각을 하지 않으면 건강해져서 아무런 병도 생기지 않는다.
김성자 리포터 sakga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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