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하고 전혀 상관없는 이태리 타올, 목욕 후 빨개진 얼굴로 맛있게 먹었던 바나나 우유는 목욕탕하면 젤 먼저 연상되는 것들이다. 묵은 때를 켜켜이 쌓아둔 것처럼 동네 목욕탕은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된 추억의 공간으로 남아있다. 또 사랑방처럼 동네 사람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고 가족 간의 정을 쌓는 장소이기도 하다. 세월이 변하면서 목욕문화도 바뀌었다. 대형화되면서 작은 동네 목욕탕은 사라지고 인테리어 짱짱한 찜질방이 그 자리를 메웠다. 그러나 다시 목욕탕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추억이 소록소록, 따뜻한 정을 나누는 공간, 우리 동네 목욕탕을 소개한다.
700m 지하에서 뽑아 올린 온천수 ‘천지유황탕’
호계동에 위치한 천지유황탕은 700m 지하에서 뽑아 올린 온천수로 유명한 곳이다. 호계동 사람이라면 거의 다 알만큼 잘 알려진 천지유황탕은 소박한 동네 목욕탕 그 자체이다. 넓은 주차장에 무료주차를 하고 지하에 위치한 목욕탕으로 들어가면 자동매표기가 있다. 현금, 카드 다 사용 할 수 있고 요금은 대인 7000원, 소인 4000원으로 자주 이용한다면 회원권을 구매하는 것이 절약이 된다. 연중무휴로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하며 안양시 우수목욕업체로 선정된 곳인 만큼 깨끗하고 친절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원래 유황온천은 다량의 황화수소를 함유한 온천으로 피부소양증, 피부각화증, 만성습진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었다고 한다.
이곳은 소금 사우나가 유명하다. 예로부터 임금이 즐겨 사용한 소금사우나는 피부 노폐물 제거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천지유황탕은 양질의 소금을 사용하므로 사우나 안에서 땀을 흘리며 소금을 사용해 마사지를 하다보면 각질제거나 피부미용에도 도움이 된다. 사우나에서 땀을 흠뻑 흘리고 나오면 폭포수 안마탕이 있다. 시원한 물이 폭포수처럼 나오며 동시에 안마까지 가능한 폭포수 안마탕은 칸막이를 설치해 옆 사람에게 물이 튀거나 하는 피해를 주지 않아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목욕관리사에게 마사지나 때밀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타올은 탕 내에도 비치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위치 안양시 동안구 경수대로 619
문의 031-457-0517
물이 깨끗한 동네 사랑방 ‘명성 사우나’
내손동 계원대학로에 위치한 명성사우나는 내손동과 인근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으로 한 번의 리모델링을 거쳐 더욱더 깨끗하고 쾌적한 사우나로 거듭났다. 6층 여탕, 7층은 카운터와 찜질방, 8층은 남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깨끗한 물과 넓은 욕탕을 갖추고 있다. 가마솥 한약방, 전통 장작불방, 게르마늄저온방 등 찜질방과 헬스장, 북카페 등도 있어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여기에 마사지실이 따로 있어 인기다. 1월말까지는 새해맞이 이벤트도 진행한다. 마사지를 받기위해 오는 고객도 많다고.
명성사우나 여탕은 정기권을 끊어 오는 소님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여탕에는 목욕에 필요한 물품을 비롯해 속옷, 옷 등을 판매하는 가판대가 설치되어 목욕을 오는 손님들에게 인기다. 간단한 음료와 차 등도 판매한다. 단골고객은 사우나도 하고 같이 모여 수다도 떠는 동네사랑방 같은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명성사우나 단골 고객인 김미애(50, 내손동) 씨는 “사우나에 와서 뜨거운 물에 담그고 목욕을 해야 피로가 풀리고 개운하다”며 “자주 오다보니 친분도 생기고 사람 사는 얘기를 하다보면 스트레스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탕에서는 마사지, 체형관리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베테랑 목욕관리사의 관리를 받을 수 있다. 구두관리도 가능하다.
위치 경기도 의왕시 계원대학로 28
문의 031-421-6577
도심 속 천연온천수로 힐링하는 ‘안양온천’
범계역 근처에 있는 안양온천은 지하804m에서 뿜어져 나오는 천연 온천수이다.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유황성분이 많이 나오는 유황온천으로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지금은 유황이 대부분 휘발되어 유황물이 더 이상 나오지는 않지만 칼슘, 마그네슘, 중탄산염 이온, 리듐 등의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스트레스 해소, 면역력 증가 및 관절염, 피부질환 등에 좋다. 또한 온천수를 연수처리하지 않은 순수 천연 온천수로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안양온천은 시설이 큰 편으로 수영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냉탕이 있으며 황토방, 소금방, 얼음방, 불가마 등 찜질방이 있다. 특히 영양칠보석 찜질방은 7가지 최상의 광석에서 나오는 양질의 원적외선 방출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대체의료용으로도 활용되는 광석이다.
이밖에도 하늘을 볼 수 있는 힐링 노천탕과 지압로, 약110평의 대형 헬스클럽,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넓은 놀이시설과 탁구대, 게임기도 준비되어 있다. 노천탕 이용시간은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4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겨울에는 노천탕을 운영하지 않는다. 비용은 평일 주간 기준으로 어른은 7000원, 어린이는 5000원이고 찜질복은 1000원을 추가하면 된다.
위치 안양시 동안구 경수대로 733번길 34
문의 031-464-5000
정겨운 남탕 이발소 인기, ‘관양동 삼진목욕탕’
안양시 관양동 삼진목욕탕은 남탕이 특히 인기다. 관양동 인근에 몇 개의 목욕탕이 있지만 이발소를 이용하기 위해 삼진목욕탕을 찾는 단골이 많다는 후문이다.
요즘은 남자들도 대부분 미용실에서 이발하기 때문에 거리에서 이발소 간판이 사라진지 오래다. 더욱이 목욕탕 이발소는 더더욱 만나기 어렵다. 삼진목욕탕 이발소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재성(48 안양시 관양동)씨는 “5년 전 관양동으로 이사 온 후 줄곧 삼진목욕탕 이발소를 이용하고 있다”며 “한번은 회사 동료가 머리 스타일이 보기 좋다며 어디에서 이발을 했는지 물어 목욕탕 이발소에서 했다고 하니 요즘도 그런 곳이 있냐며 놀라더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손님이 많아도 꼼꼼하게 이발해 주시고, 고객들도 대부분 단골로 이를 알기 때문에 불평 없이 기다려준다”며 “이발하는 동안 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한주 간 쌓였던 피로가 모두 날아가는 기분이 든다”고 전했다.
삼진목욕탕은 1998년 운영을 시작해 올해 20년째 운영되고 있는 동네목욕탕이다. 이용료는 남탕과 여탕 모두 성인 7000원, 7세 미만 어린이는 5000원이다. 매주 화요일은 정기휴일. 관양동 신한은행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하로 내려가면 목욕탕 특유의 물 끓는 냄새가 느껴진다. 표를 구매하고 여자는 왼쪽, 남자는 오른쪽으로 입구에 쌓인 수건을 필요한 만큼 들고 들어가면 된다.
위치 안양시 동안구 관평로 312
문의 031-384-6510
안양군포의왕 내일신문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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