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모국어 습득과정으로 영어를 배우다

지역내일 2018-01-26

최근 10여 년간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의 놀라운 발전에 따라 뇌의 학습원리. 즉 언어를 습득할 때 뉴런의 새로운 연결망이 빛의 속도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게 성대를 울려 혀와 입모양을 움직임으로써 다양한 소리를 내어 의사소통을 합니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맨 처음 어떻게 말을 배우기 시작할까요?

생후 8개월이 되면 아기는 시각적 이미지와 단어의 연결망이 생겨 사과와 컵 같은 사물을 이해합니다. 약18개월이 되면 소유격과 감각적인 것들을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예를 들어 아빠의 코, 엄마의 얼굴, 뜨겁다, 차갑다 등)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에 말을 붙일 수 있게 됩니다. 언어학자들은 이때의 아이들에게 하는 문장은 짧고 간단하게 말하라고 조언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서는 긴 문장으로 이야기하면 외계어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이어 만5세가 되면 폭발적으로 말문이 트여 이해력과 표현력이 풍부해지고 이후부터 그림을 글자로 인지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만약 이러한 모국어습득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영어교육을 시작한다면 절반이상은 성공한 것입니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는 크게 습득과정과 학습과정이 있습니다. <습득과정>에서는 듣기와 말하기를 익히고 <학습과정>에서는 읽기와 쓰기를 배웁니다. 습득과정 즉, 듣기 말하기과정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주로 완성되며 이 과정에서 음성언어인 말을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합니다. 지난 칼럼에서 설명 드린 것처럼 언어는 운동기능과 같은 습득과정에서 출발하여 학습과정으로 완성되어 가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영어의 <습득과정>을 알파벳, 파닉스, 문법, 독해, 단어암기, 등 문자언어를 통한 <학습과정>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힘들고 오랜 기간 영어를 공부해도 실력은 늘지 않았습니다.

영어는 우리말을 배울 때처럼 소리언어로 접근해야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와 단어가 연결되는 듣기 과정과 말법 따라하기 훈련을 통해 짧은 문장으로 습득된 언어들이 임계점에 이른 후에야 학습과정인 읽기와 쓰기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영어학습은 흥미로운 영어독서로 발전할 것이고 언어를 배우는 궁극적인 목적인 의사소통과 독서를 통한 지식정보학습을 이루어낼 것입니다. 영어와 우리말은 결국, 자기생각을 표현하는 도구이고 생각은 글로써 정교화 됩니다.

말하는 것이 자유롭고 자신의 생각이 분명하며, 좋은 책을 많이 읽는다면 우리 아이들이 훌륭한 사회인으로서의 첫 단추를 잘 꿰어놓은 것이 분명합니다.


고양파주영어교육연구회 연구원 황미정

문의 031-977-8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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