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학중점학교 갈 만한가?

지역내일 2018-01-26

2018년 서울대학교 수시전형 최초 합격자를 분석해보면 일반고 출신은 1379명(53.6%)이다. 지난해 1276명(52.4%)보다 한층 확대됐다. 그중에 강북의 과학중점학교가 강남, 목동 등 교육특구의 일반고를 제치고 우수한 입학실적을 기록해서 화제를 모았다. 그래서 과연 과학중점학교가 어떠한 특징이 있으며, 갈 만한 학교인지 이번 기회에 알아보도록 하자. 서울지역 과학중점학교로는 2016년 지정된 대진고, 마포고, 미양고, 반포고, 서울고, 신도림고, 여의도고, 창산고, 창동고, 휘경여고, 강일고, 경기고, 명덕고, 반산고, 선정고, 성보고, 숭의여고, 용산고, 혜원여고, 융화여고가 있으며 2017년에는 무학여고, 2018년에는 경복고, 영등포고, 예일여고가 지정되어 총 24개교이다. 이중 2018학년도 서울대 수시전형 진학실적이 좋은 학교는 서울고 11명, 반포고 8명, 마포고 6명, 명덕고 6명 등이다. 이들 학교 중 강남지역이 아닌 명덕고, 마포고의 수시대비 시스템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과학중점학교란?

과학중점학교는 수학, 과학위주의 심도 있는 학습을 진행하는 학교이다. 과학고는 아니지만 적어도 과학실 4개와 수학교실 2개를 갖추게 되어 심도 있는 수업이 가능하다. 과학고등학교는 수업단위의 60%가 수학, 과학이고, 일반계 고등학교는 30%, 과학중점고등학교는 45% 정도이다. 일반고보다 많게는 20% 정도의 수학, 과학 과목을 이수하게 되면서 가정이나 제2외국어와 같은 과목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즉 과학중점학교는 일반고와 과학고 중간에 있는 수학, 과학위주의 일반고라고 생각하면 된다. 과학중점학교는 자율학교로 지정되어 시설비로 5억원, 매년 1억 5천만원씩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일반계 고등학교는 2학년 때 ‘인문계와 자연계’로 나뉘지만, 과학중점학교는 ‘인문과정, 자연과정, 과학중점과정’ 총 3개의 교육과정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일반고의 이과에 비해 수학과 과학 교과 비율이 높고, 창체나  체육 같은 자율 시간이 좀 더 적다. 일반 이과는 물화생지 중 2개를 선택해서 배우는 반면 과학중점은 물화생지 모두 II까지 배워야 한다. 보통 II 과목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은 제대로 된 점수를 받기가 힘들어 사실상 II 과목을 수능 치는 학생들이나, 본래 중학교 때 과학고를 노렸던 학생들이 대부분 내신 상위권을 독차지하는 경향이 있다. 과학중점학교는 서울의 경우 후기 일반고 이전에 먼저 지원을 해야 하며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추첨 선발한다.


마포고와 명덕고 특징

과학중점학급의 경우 2학년 때부터 전문교과를 이수하게 된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전문교과를 편성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과학중점 고등학교의 경우 전문교과(고급 물리, 생물 실험, 물리 실험 등)을 편성할 수 있다. 그래서 이수과목의 내용을 중요시 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일반계고교 이과보다 유리할 수는 있지만, 내신성적에서는 불리한 점도 있다. 마포고의 경우 과학교실 4실, 수학교실 3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물리, 화학, 생물, 지학교실에서는 최첨단 기자재를 도입하여 과제연구를 하는데 있어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1학년 20명으로 수학, 과학융합 영역의 영재학급을 만들어서, 학생활동 위주의 강의, 토의, 연구발표, 실습 등의 활동을 연간 100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대학전공과 연계된 연구주제로 창의적 산출물대회도 운영하고 있다. 학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동아리도 학교 교내동아리 60개, 자율동아리 217개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한 과학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자연과학과 인문학 융합프로그램을 개설해서 다양한 진로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종을 대비하여 자기소개서클리닉/구술면접클리닉/심층면접클리닉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명덕고의 경우에는 ‘수학, 과학영재학급’ 수료 학생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란에 영재교육 이수 상황을 기재하며,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기 위하여 활동 내용 및 증빙 자료를 보고서 책자로 제작하고 있다.


과학중점학교에 적합한 학생

문제는 이러한 장점을 가진 과학중점학교지만 진학실적이 전부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 다. 예를 들면 같은 과학중점학교지만 여의도, 신도림고, 마포고, 명덕고 실적이 다 다르다. 특히 올해는 자사고와 일반고 입시가 동시에 진행됨으로써 수험생들은 더욱 더 지원에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일반고보다 과학중점학교가 여러 장점을 가진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과계열을 지원하는 학생에 한해서이다. 대학의 인문사회계열 지원을 원하는 학생에게 과학중점학교는 좋은 선택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과학중점학교에 적합한 학생은 첫째, 대입에서 이과계열을 확실히 지원하기로 마음먹은 학생이어야 한다. 둘째, 수학, 과학을 좋아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수학, 과학에 관련한 다양한 비교과활동을 즐길 수 있는 학생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학, 과학의 심화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과학중점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다. 과학만 하더라도 과학중점고는 일반고에서는 하지 않는 심화과목을 수강하여야 한다. 이런 과목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으면 결국은 내신경쟁이나 활동면에서 일반고 재학생보다 더 낫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면들을 감안하여 중3 학생들은 올해 고교를 선택할 때, 자신에게 알맞은 학교를 선택하기 바란다. 


목동 씨앤씨학원 특목입시전략연구소 김진호 소장  

문의 02-2643-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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