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많아지면서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가까운 거리에 눈을 고정하고 작업하는 일이 많다보면 아무래도 눈은 피로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SNS의 활성화로 잠자리에 들 때도 휴대폰을 눈에서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모니터를 보다가 녹내장에 결렸다는 중국 여성이 지난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실명 위험을 초래하는 ‘녹내장’은 과연 어떤 질환인지 알아봤다.
도움말 서울성모병원 안과 박혜영 교수, 연세본안과 이성준 원장
참고자료 보건복지부 국가건강정보포털 ‘녹내장’
녹내장, 시신경 이상으로 생기는 시야 결손 질환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 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이를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녹내장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안압이 올라가게 되면 시신경 세포가 모여 있는 시신경유두가 압박 손상을 받으면서 시신경 세포가 손상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안압이 정상수준이어도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잘 안 되거나 유전적인 요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연세본안과’ 이성준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녹내장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이 80만 명 정도이다.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 급성 폐쇄각 녹내장, 만성 폐쇄각 녹내장, 이차성 녹내장, 약물성 녹내장, 선천 녹내장, 고안압증 등이 있으며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되돌릴 수가 없다. 백내장, 당뇨망막증, 황반변성 등과 함께 실명 질환 중 하나이며 조절이 안 되면 실명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이나 모니터 사용이 녹내장 유발 요인?
스마트폰과 모니터가 생활화 되어 있는 현대인들은 눈의 피로를 느끼면서도 사용을 자제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자기기 사용이 녹내장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까?
‘서울성모병원’ 안과 박혜영 교수는 “어두운 곳에서 근거리 작업을 하게 되면 안압을 조절하는 부위인 전방각이 좁아지거나 폐쇄되면서 녹내장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이런 경우는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성준 원장은 “어두운 곳에서 엎드려서 가까운 것을 보는 자세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는 원래 발생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이며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단,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모니터 등을 많이 보면 근시 유발 요인이 되고 근시가 녹내장과 연관이 있다”고 조언했다.
안압 높고 나이 많을수록, 고도근시, 가족력, 성인병 등도 위험 군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은 위험군은 어떤 경우일까? 이성준 원장은 “일반적으로 안압이 높으면 위험하다. 그렇지만 요즘은 안압이 정상이어도 녹내장 발생이 많은데, 특히 동양권에서는 녹내장 환자의 약 70%가 정상 범주의 안압인 경우이다. 이외에 나이가 많을수록,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도근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포도막염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위험 군에 해당된다. 특히 고도근시의 경우는 일반인보다 시신경이 약해 발생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혜영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녹내장은 정상 안압 녹내장이 가장 많다. 그래서 안압이 정상 범위라도 안심할 수 없다. 특히 고도근시는 시신경유두를 지지하는 조직이 약해 정상 범위 안압이라도 시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 실제로 고도근시는 녹내장 발생 위험성이 2~4배 높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진단과 조기 치료가 최선의 방법
백내장의 경우 수술을 하면 완치가 되지만 녹내장은 치료를 해도 완치되지 않는다. 일단 나빠지면 조절하는 방법으로 악화를 방지하거나 완화하는 것이 최선이므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아주 중요하다. 특히 40세 이상인 경우 정기 검진이 필요하며, 위험군인 경우 반드시 검진하는 것이 좋다.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기본적인 안과 검사 외에도 안압 검사, 전방각 검사, 시신경 검사, 시야 검사 등을 해야 한다. 이미 진행된 녹내장이라면 시신경 관찰만으로 알 수도 있지만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려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방법은 녹내장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약물치료, 레이저치료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는 수술을 해야 한다.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는 48시간 이내에 응급치료가 요구되므로 빠른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Tip 녹내장 증상
●개방각 녹내장(일반적인 녹내장)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다. 또 질환이 진행되더라도 한쪽 눈만 진행되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증상을 호소하는데 시야가 좁아지고 어두운 곳에서 시력이 떨어지며 안통, 두통 등의 증상이 생겨난다.
●폐쇄각 녹내장(급성 녹내장)
급격한 안압 상승으로 안통과 두통이 심하고 안구 충혈과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오심, 구토 증세도 있을 수 있다.
녹내장 악화 방지 및 예방을 위한 Tip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응급치료(치료시기 중요)가 필요하다.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 어두운 곳과 장시간 근거리 작업을 피한다.
●술, 담배, 짠 음식, 기름진 음식을 삼간다.
●목을 너무 타이트하게 하는 옷이나 넥타이는 피한다.
●복압을 올리는 운동(물구나무서기 등)은 조심한다.
●유산소운동을 한다.
●항산화성분이 많은 야채 등의 음식이 좋다.
●위험군인 경우 1년에 한 번씩 안과 검진을 받는다.
●일반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있으면 정확한 안과 진단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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