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에 관한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은 상위권 대학에 도전하는 학생이라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관문입니다. 2019학년도 기준 상위 11개 대학의 전체 모집 인원 대비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은 무려 42%(14,159명)에 달합니다. 물론 이 전형이 모든 학생에게 의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기만성형 인재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비판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우수한 교과 학습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은 학생부종합전형 대비는 무의미하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관리의 중요성과 기재 방법
학생부종합전형은 우수한 학업 역량에 더해 지망 전공 분야에 대한 적합성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진로희망사항은 학생이 지망하는 진로를 가장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항목이므로, 학생부 전체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침 역할을 합니다. 비교과 영역 가운데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항목인 것입니다. ‘진로희망’란에는 학생이 진로를 설계하거나 변경해온 과정을 고려하여 ‘관심 분야’나 ‘희망 직업’을 기재하고, ‘희망사유’란에는 충분한 상담과 관찰을 통해 해당 진로를 희망하게 된 사유를 파악하여 기재하면 됩니다.
목표를 일찍 정하되, 결정은 신중하게
학생부종합전형은 일찍 진로를 결정한 학생에게 유리합니다. 진로를 일찍 결정할수록 연계된 교과 공부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교과 활동 전반을 일관성 있게 펼쳐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급적 2학년이 되기 전에 진로를 확정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진로 탐색 활동을 게을리 하거나,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진로를 변경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습니다. 먼저 진로 탐색 활동 자체를 게을리 하는 학생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학생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평가자에게 중대한 결격 사유로 인식될 게 뻔합니다. 희망 진로를 중구난방 식으로 변경하는 경우도 전공에 대한 열정을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가령 고교 입학 직후부터 경영학에 관심과 열정을 보이다가, 고3 때 갑자기 지리학으로 희망 전공을 변경한다면 입학사정관의 호의적인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학생부나 자기소개서를 통해 납득할 만한 해명이 이뤄진다면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학생이 평가자가 공감하기 어려운 사유를 들어 임기응변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비슷한 수준의 역량을 가진 학생들 가운데, 기왕이면 전공 학문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학생이 더 후한 평가를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진로희망사항을 공란으로 두는 것이 내키지 않아 즉흥적으로 기재하는 학생이 적지 않습니다. 진로 탐색을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면, ‘현재 희망진로 없음’이라고 솔직하게 기재하면 됩니다. 또한 심사숙고해서 희망 진로를 결정했다면, 가급적 자주 바뀌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희망진로가 변경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언하는 대학교는 없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 과정이, 학생의 열정이 느껴질 만큼 적극적이고 꾸준했다면, 단순히 학생의 지향점이 바뀌었다고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진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학문 분야를 접하고 독서활동도 폭넓게 전개해왔다면, 오히려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다재다능한 융합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학생이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고민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는 점을 충분히 어필해야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점은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이종근 강사
한맥국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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