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국어가 약한 학생들이 꼭 기억해야 할, 공부에도 때가 있다는 의미

지역내일 2017-12-27

모든 과목이 그렇듯이 국어가 약한 학생들이 국어 실력을 기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서 기본을 충실히 다지는 것. 그러려면 시간과 노력을 좀더, 확실하게 투자하는 것. 하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때입니다.

뜬금 없을 수도 있지만 국어 공부에 관한 얘기인 만큼 잘 알려진 고전의 한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해보기로 하겠습니다. 學而時習之 不亦悅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논어』의 서두를 장식하고 있는, 너무도 유명한 첫 구절로 다들 익숙한 내용일 겁니다. 대부분은 이 구절을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정도로 알고 있죠. 그런데 수년 전 『논어』에 관한 어느 강좌에서 어느 철학자(아실 분은 다 아실 유명한 학자죠)가 이 구절을 새롭게 해석한 것이 기억납니다. “배우고 때에 맞게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時’를 ‘때로’가 아니라 ‘때에 맞게’라고 해석해야 원래 의도한 의미가 더 생생해진다는 취지였습니다. 정말 정곡을 찌른 해석이라고 생각되어 저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친 적이 있습니다.

‘공부도 때가 있는 법이니 때를 놓치면 안 된다. 그러니 할 수 있고 해야 할 때 열심히 해라.’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나 주위 어른분들께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던 말과 그간의 제 경험에도 공교롭게 딱 맞아 들어가는 것이어서 더욱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국어 공부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때를 놓치면 늦습니다. 다른 학년도 마찬가지지만 예비고1이나 예비고2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고등학교 진학과 학년 진급을 앞둔 3개월의 시간은 국어의 기본을 다지고 성적을 올리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내신이든 수능이든 시험이란 것이 정해진 시간 내에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해 모든 전략을 동원해야 하는 전쟁터와 같다면 공부 역시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라는 치열하고 처절한 싸움입니다. 더 정확히 말해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을 때에 맞춰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성적을 좌우하는 관건이란 것입니다.

실제로 고등학교 입학에서 대입까지 제대로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 시기는 시험 중간 중간에 징검다리처럼 놓여 있는 방학, 그것도 비교적 시간이 주어지는 겨울방학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국어가 약한 학생들, 구체적으로 3등급에서 1등급을 바라는, 5등급에서 최소 3등급을 원하는 학생들이라면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됩니다.

수업만으로 국어의 기본을 충실하게 다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국어의 기본은 결국 어휘력과 기본적인 배경 지식이 핵심인데 이는 단기간에, 속성으로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수와 달리 대부분의 학생들은 국어에 투자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더구나 최근 수능에서 국어의 변별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결론은 명확합니다. 좀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 더불어 그것이 때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어가 약한 학생들은 겨울방학 동안 보충 수업이든 특강이든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확실히 보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학원에 한 번 더 나오는 것이 당장 부담스럽고 힘든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 아직 주어진 시간이 있을 때, 그것을 놓쳐버리고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낫지 않을까요? 눈앞에 놓인 선택을 두고 고민되고 망설여진다면 선택의 결과가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어떻게 돌아올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한결국어학원      
이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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