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에듀케이션
김동규 원장
2018년부터 새로 적용되는 개정 교육과정에는 정보과목이 포함되어 있다. 중등과정에는 필수과목이고 고등과정에는 일반 선택과목이다. 당연히 수능에도 포함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키워드가 되는 융합의 중심에 바로 코딩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많은 분들이 새로운 과목의 출현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또 다시 사교육 시장만 키워주는 게 아닌가? 주입식 교육으로 제대로 된 교육이 될 수 있을까? 충분히 걱정되고 벌써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갑자기 코딩학원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가 하면 강남에서는 수백만원짜리 코딩유학까지 생겨나고 있다고도 한다. 학교에서는 전공이 아닌 선생님들을 몇 주간 연수를 통해 이 과목을 지도하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코딩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련의 작업이다. 결코 주입식으로 일정한 틀에 맞춘 교육으로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가 없다. 따라서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제대로 된 접근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또 다른 부작용만 양산하게 될 것이다. 코딩이 무엇인지 그리고 새로 도입되는 정보과목의 교육내용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분석해 보고 우리 학생들은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 지 살펴보자.
코딩이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에게 일련의 명령문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한 명령을 위해서는 컴퓨터와 대화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하다. 우리가 흔희 얘기하는 C언어, 자바, 파이썬 같은 것이 바로 이러한 언어이다. 그런데 어린 학생에게는 그러한 언어들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생겨난 게 바로 스크래치와 엔트리 같은 교육용 프로그램이다.
스크래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Media Lab)의 라이프롱킨더가든그룹(LKG)이 여덟 살 이상의 어린이가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체계적으로 판단하며, 협업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하자는 목표로 만든 교육용 프로그램이다. 엔트리는 스트래치와 유사한 소프트웨어로 국내에서 개발한 교육 플랫폼이다. 중학교 교과서 16종에는 코딩용 프로그램으로 모두 스크래치 또는 엔트리를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서는 C언어와 파이썬을 기본언어로 선택하고 있다. 중학교에서 스크래치와 엔트리를 기본 언어로 선택한 것은 다소 아쉬움이 있다. 물론 코딩에 흥미를 갖고 누구나 쉽게 진입하기 위해 잘 구성된 좋은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초등학교 실과에 포함이 될 것인데 중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코딩교육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그렇다면 코딩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사실 새로 도입된 정보과목의 내신을 위해서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교육을 받아야 따라갈 만큼 깊이 있는 교육은 아니라는 말이다. 다만 코딩이 이제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과목이 되었음을 인식하고 제대로 된 코딩 교육을 하고자 한다면 스크래치나 엔트리로 코딩의 기본적인 개념을 익히는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C언어나 파이썬으로 제대로 된 코딩을 접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그러한 언어를 통해 수학문제나 일상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구현해 보면서 즐길 수 있다면 현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에 한 발 다가서는 의미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물론 더 나아가서 정보올림피아드와 같은 대회에 도전해 보고 요즘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특기자 전형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그 다음의 옵션이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