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학원
서경민 수학원장
학원을 바꾸는 이유가 근래에 들어 학원 선생님이 질문을 안 받아주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꽤나 많았다. 선생님이 미리 문제를 풀어놓지 않거나 실력이 부족한 경우라면 바꾸는 이유가 타당하다. 이는 같은 강사 입장에서 대단히 부끄럽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수학 공부하는 학생들은 사고력을 키워 수학을 잘하고 싶어 한다. 수많은 학원, 과외, 학습지 광고들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사고력 수업을 강조한다. 우리는 이런 광고를 접하게 되면 마치 주입식 교육은 매우 나쁜 교육법으로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수학을 잘 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주입은 필요하다. 누구나 잘 알 듯 수학은 단원의 개념을 숙지하고 문제 유형의 반복 학습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주입식 교육이 필요하다. 여기까지는 선생님에게 충분히 질문해야 한다. 보통 이 단계까지는 열심히 하는 학생들의 기본 학습법이다. 여기서 멈추게 되면 전형적인 “열심히 하는데 점수가 안 나와요”라는 부류가 된다. 이제 수학적 감각과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유사문제와 응용문제를 다루어야 하는데 만만치 않다. 사고력의 생성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최대한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자. 화가 날 정도로 고민하자. 사고력은 머리가 아플 때, 머리가 힘들 때 길러진다. 당장 답이 나오지 않아도 된다. 수학의 모든 단원은 유기적으로 서로 얽혀 있어서 고민의 정도가 깊을수록 다른 단원에서 파급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사고과정을 분석, 감독하는 역할을 할 뿐, 대신 생각해주고 대신 문제를 풀어주는 존재가 아니다.
수학 문제를 쉽게 풀이하는 지름길은 있지만 수학적 지능을 키우는 방법에는 지름길이 없다. 풀어본 문제 수만 많다고 실력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수학 선생님에게 쉽게 잘하는 방법 묻지 말자. 그런 방법 없으니까. 다만, 자신이 겪은 고통만큼만 실력이 오르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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