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017 고양시 자원봉사 이그나이트 대회’가 열렸다. 이그나이트(ignite)는 20장의 슬라이드를 15초씩 자동으로 넘기며 5분간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활동으로 ‘나만의 자원봉사 스토리텔링’을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시민들이 참여해 서로의 자원봉사 활동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각자 다른 위치에 있지만, 봉사를 통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올해 수상자들을 만나 그들의 봉사에 대한 이야기와 바람을 들어보았다.
초등부 장촌초등학교 3학년 박윤빈 학생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세상”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
장촌초 박윤빈 학생이 말하는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세상”은 사람들 모두 즐겁게 봉사하고 서로가 관심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될 거라는 믿음과 바람을 담고 있다. 박윤빈 학생이 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어렸을 적 부모님이 하는 봉사를 보며 봉사에 대한 관심과 생각이 많았는데 인근 문화센터에서 ‘생명의 비누 만들기’ 수업에 참여하면서 그의 첫 봉사가 시작되었다. ‘생명의 비누 만들기’는 수업 시간에 만든 비누를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봉사 활동을 위한 수업. 처음에는 비누를 만드는 즐거움이 앞섰지만 내가 만든 비누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신기하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 후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독도 사랑 필통 만들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떡을 보내는 ‘사랑의 떡 만들기’와 희망 나눔 기부 그리고 학교에서 진행된 아프리카에서 힘들게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는 ‘희망 편지쓰기’와 학교와 동네 주변 청소하기 등의 봉사 활동을 이어나갔다. 모두 봉사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고, 그러면서 즐겁게 시작한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봉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계속해서 다양한 봉사 즐겁게 하고 싶어
그렇게 2년 동안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주변에서 할 수 있는 여러 봉사 활동을 해나가면서 우선은 즐거웠고 뿌듯했으며 할 수 있는 한 더 다양한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주위에서 보면 봉사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봉사란 어려운 것이 아니며 주변에서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초등학생이지만도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봉사도 찾아보면 있다는 것 그리고 봉사를 하면 할수록 봉사에 대한 생각과 관심이 더 많아지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박윤빈 학생의 바람은 앞으로 박물관 도슨트 활동, 우리 동네만이 아닌 다른 동네 환경 정리 등 다양하고 폭넓은 봉사에 참여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봉사하는 것이다.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지만 조금 힘들 때도 재미없다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작은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좋았고 하면 할수록 다른 봉사들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가족과 친구들과 즐겁게 봉사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백마중학교 3학년 송유진·이윤서 학생
“우리, 봉사, 그리고 미래”
요즘 이루어지는 청소년 봉사 활동의 아쉬운 점
백마중 3학년 송유진·이윤서 두 친구가 말하는 “우리, 봉사 그리고 미래”는 그동안 봉사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청소년 봉사 활동에 대한 문제점과 그것을 해결할 방법 그리고 그 바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 사이로 서로 봉사에 대한 가치관이 비슷하기에 그동안 봉사 활동을 하면서 나눴던 여러 생각과 바라는 점을 이번 대회를 통해 알리고 싶어 참가하게 되었다고. 둘 다 초등학교 때 소소하게 봉사를 하긴 했지만, 본격적인 봉사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중학교 입학해서부터. 모두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활동을 선택했고 봉사를 하면서 즐겁고 뿌듯한 생각이 드는 것은 물론 조금씩 봉사에 대한 생각도 넓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재능기부 봉사부터 적십자에서 주관하는 봉사 활동, 같은 반 친구들과 하는 멘토·멘티 활동과 고양마을 청소년 멘토링 봉사 등 학교와 주변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봉사를 꾸준히 이어왔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은 청소년 봉사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자율성과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것. 많은 학생이 의무감이나 필요성에 의해 봉사하기 때문에 시간 채우기 혹은 즐거움이나 보람이 결여된 활동을 하게 되고 1·2학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졸업을 앞두고 급하게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봉사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학생들에게 봉사는 귀찮고 힘든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봉사 찾아 즐겁게 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이 중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진정한 봉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그들이 생각한 한 가지는 ‘꿈과 도움 프로젝트’. 청소년 각자의 적성과 진로를 봉사와 연계하는 것으로 청소년들이 관심 두는 분야를 조사해 그 분야의 직업 장소에서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서 봉사가 필요한 장소와 청소년을 연결해주는 장치다. 이를 위해 ‘우리동네 봉사 활동지도’를 만들어 청소년들이 원하는 봉사 장소를 동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자신이 관심을 기울이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봉사에 참여한다면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봉사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고 의무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즐겁고 적극적인 마음으로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봉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우리동네에서 봉사가 있어야 하는 곳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경로가 있고 자신이 원하는 곳을 찾아 봉사할 수 있다면 더 적극적이고 즐겁게 봉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봉사 활동을 통해 진로를 구체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유진 학생)
다른 한 가지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한 후 평가까지 하는 ‘청소년 자율 기획형 봉사 활동’. 학교 프로그램인 자율동아리 활동을 봉사와 연결하는 것으로 청소년들이 직접 주도해 어떤 봉사를 할지 결정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자발적인 봉사를 유도할 수 있고 학교 동아리 활동 시간에 활동과 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봉사할 시간이 부족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지금 하는 자율동아리 활동과 봉사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면 그런 문제점이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어떤 봉사를 하면 좋을지 친구들과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다 보면 봉사에 대해 좀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고 또 혼자서는 선뜻 시작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학생들도 쉽게 봉사에 참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윤서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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