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에 실시한 제5회 전국구리 압화공모전에서 파주시압화연구회 소속 허해숙씨가 ‘꽃 물들다’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압화란 조형예술의 일종으로 꽃과 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 즉 프레스플라워(Press Flower)를 뜻한다. 토박이말로 ‘꽃누르미’ 또는 ‘누름꽃’이라 부르는 압화는 영국 빅토리아 왕조시대부터 귀족들의 취미로 행해지던 예술이다. 화학약품에 꽃을 담가 입체 형태를 유지하는 프리저브드플라워나 건조방식의 드라이플라워와 달리, 압화는 생화를 눌러서 건조시킴으로써 평면적인 예술작업이 가능해진다. 압화 작가들은 꽃과 식물의 잎, 줄기 등 자연물을 채취해 누름꽃 방식으로 풍경과 정물 디자인 장식 등의 작품을 만든다.
이번에 대상을 받은 허해숙씨의 작품 ‘꽃 물들다’는 흰색 아크릴로 만든 팔각형 테이블에 화려한 누름꽃 장식과 탁월한 구도로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금낭화 계오동 라일락 수국 등 수수한 아름다움을 지닌 꽃들의 바탕 위에 붉은 모란과 작약 등 화려한 꽃을 배치함으로써 조화로운 꽃의 세계를 표현했다.
2008년 원예치료사 공부를 하던 중 압화가 가진 치유의 기능에 주목하게 됐다는 허해숙씨는 이듬해부터 압화에 입문했다고 한다. 1년간 파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기초수업을 배우고 이후 심화수업을 들으면서 허씨는 꾸준히 압화공모전에 참여했고 고양시압화공예대전, 대한민국 야생화 압화공모전 등에서 최우수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상이라는 것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 열정을 가지고 한 분야에서 꾸준히 노력했을 때 주어지는 것 같아요. 그간 다양한 압화 작품을 만들고 여러 대회에 출품하면서 해마다 조금씩 큰 상을 받아 왔는데 올해는 가장 영예로운 대상이 제게 주어진 것 같아요.”
식물의 한살이를 표현한 식물표본에서부터 자연을 있는 그대로 화폭에 담고자 하는 풍경화나 정물화에 이르기까지 압화는 여러 영역에 걸쳐 있다. “때론 식물학자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때론 화가가 된 느낌이기도 해요. 고가구에 압화 장식을 달 때는 장인이 된 듯도 하지요.”
근 십 년의 세월 동안 압화를 하면서 느낀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작고 사소해 보이는 자연물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경이로움에 감탄할 줄 알게 되고, 자연의 소중함에 감사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한국프레스플라워협회에 소속돼 압화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허해숙씨는 초중고교에서 학생들과 교원, 학부모 연수를 통해 압화를 가르치고 있다.
위치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76-47 아고라(9번 출구)
문의 010-7472-7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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