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들로 이루어진 ‘경기교사오케스트라’는
2013년 창단 이래 연2회의 정기연주회와 초청연주회, 문화적 혜택을 받기 어려운 이들을 찾아가는 ‘찾아가는 연주회’ 등
왕성한 활동을 해 이제는 명실공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사 관현악단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올해 성남아트센터에서 12월 27일에 있을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그들을 만나 보았다.
음악이 좋아 경기도 각지에서 모여든 교사들
삼평동에 위치한 판교 한신교회 지하 2층에서는 매주 화요일 밤마다 다양한 악기들의 음색이 함께 어우러진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성남, 용인을 비롯해 수원, 화성, 하남, 오산, 의정부에 이르기까지 경기도 곳곳에서 선생님들은 악기를 가지고 모이고 있다. 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랴 피곤할 법도 한데 그들의 얼굴은 행복하다.
용인 교동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서성환 교사는 “마흔 넘어 첼로를 배워, 이제 쉰이 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취미로 시작한 첼로가 이제 내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동반자”라며 “지휘자님의 탁월한 리더십 아래 전문 연주자들이 아닌 동료 교사 단원들이 음악으로 하나 되는 이 시간이 참 좋다”고 전했다. 아울러 “연주회 때 담임을 맡고 있는 반 학생들과 학부모도 오곤 하는 ‘배우는 선생님’의 모습 그 자체가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분당 매송초의 황지영 교사는 “초등학교 시절 배운 바이올린으로 인해 삶이 풍요로워졌다”면서 “어릴 때 한 가지 악기를 2년 이상 꾸준히 배우면서 기회가 된다면, 여러 악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 악기 소리를 함께 맞추며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는 것은 살아가는데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봉사, 정기, 초청연주 등 왕성한 활동 돋보여
경기교사오케스트라는 오는 12월 27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2013년 창단 이후 벌써 9번째 정기연주회다. 정기연주회는 물론 성남 문화예술동아리 오케스트라 연합 합주, 분당시니어타운 봉사 연주, 분당 중앙공원 연주 등 지역 사회에서 문화 나눔을 하고자 노력해 왔다. 아울러 개개인의 기량과 파트별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매년 방학마다 합숙캠프를 갖고 해외 초청공연도 해왔다. 2016년에는 독일,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폴란드에서 공연을 가졌으며 2018년에는 스페인에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제 1바이올린에서 악장을 맡고 있는 윤은혜(용인 대청초) 교사는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중학교 때까지 바이올린을 배웠으나 사실 바이올린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고 전하며 “작년 동유럽 초청연주를 가서 그곳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음악을 보며 음악에 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그들과 함께 어울려 연주를 하면서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음악의 참된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음악으로 아름다운 학교 문화 이끌고파
경기교사오케스트라는 교사들로 이루어진 거의 최초의 오케스트라다. 그 전까지 리코더, 합창, 플루트, 오카리나 등을 매개로 모임을 결성하고 음악 활동을 하는 교사 단체는 많았지만 오케스트라는 단원 규모나 악기의 다양성, 연습장소 등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찾아보기 힘들었다.
경기교사오케스트라의 차평온 지휘자는 “2012년 즈음, 교사들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를 구상하고 음악에 관심이 있는 교사 지인들과 함께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최소한의 인원으로 단원을 꾸렸다”면서 “불과 몇 년 사이에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베이스, 비올라, 오보에, 플루트, 클라리넷, 호른, 트럼펫, 퍼커션, 피아노까지 80명의 단원이 함께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연주회가 끝날 때마다 부쩍 부쩍 우리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내년 초 스페인 초청연주가 있고, 경기교사오케스트라를 모티브로 올해 창단된 코리아아카데미 오케스트라와 ‘스승의 날’ 연합연주를 계획 중이다. 더 많은 교사들과 함께 음악으로 아름다운 학교 문화를 이끌어 가고자 하니 지켜봐 달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문의 010-5758-0440 (지휘자 차평온)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