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의 바람’은 지난해부터 걸음마를 시작한 마을공동체다. 행주산성과 행주대첩. 역사 안에서 살아 숨 쉬었던 우리 지역의 재미난 이야기들을 공유하며 새로운 역사 알기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는 ‘행주의 바람’, 이 공동체의 바람은 무엇일까.
우리 고장의 역사, 깊이 있게 색다르게 들여다보기
‘행주의 바람’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마을공동체다. 아직은 작지만 하나하나 의미 있는 활동들을 통해 우리 고장의 역사, 특히 행주대첩의 역사적 의의를 깊고 색다르게 들여다보고 행주 지역의 마을 발전을 돕고자 만들어진 모임이다.
‘행주의 바람’은 본래 지역에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활동을 해오던 이옥석 씨의 내 고장을 더 많이 알고자하는 마음에서 출발됐다. 이옥석 대표는 “어릴적 흥도초등학교에 다닐 때 창릉천 둑방길로 행주산성까지 소풍을 갔었고, 중고등학교 때도 그랬다”며 “지금은 행신동에 살면서 행주서원 예절강사로 활동하고 있어 이 지역에 대한 인연과 관심이 깊다”고 운을 뗐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고양시의 대표 유적지이인 ‘행주산성’과 ‘행주대첩’에 그의 관심이 다다랐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아쉬움은 커갔다. 이옥석 대표는 “사실 행주대첩은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일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행주대첩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민관군이 힘을 합쳤던 전쟁이었다는 것과 행주치마에 아낙네들이 돌을 날라 승리했던 내용 그 이상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래서 행주대첩이 지닌 남다른 역사적 의미를 바로 알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얻은 지식을 강의와 체험활동을 통해 알리고자 했다. 나아가 자라나는 아이들이 지역 사회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마을공동체 ‘행주의 바람’을 만들게 된 것이다.
최첨단 무기의 활약이 남달랐던 행주대첩
그가 말하는 행주대첩의 남다른 의미는 뭘까. 이 대표는 “공부하면서 많은 이면들을 보게 됐다. 조선 건국 초기는 왕족과 지배층이 사병을 소유하는 등 무력에 대한 관심과 비중이 컸던 시대였다. 최무선의 화약 발명을 시작으로 무기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뤄졌었다. 이러한 배경이 있었기에 행주대첩 때 신기전, 총통류, 비격진천뢰 등 소위 첨단무기들을 이용하여 승리할 수 있었다”며 “아울러 여인들의 앞치마로 이미지가 고착화된 행주대첩이 아니라 지금으로 치면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였던 권율 장군과 휘하의 특공대처럼 선발된 정예부대들의 활약이 눈부셨던 게 행주대첩”이라고 전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재미’와 함께 전해주고자 하는 게 지금 이 대표가 소망하는 일이다.
또한 이 대표는 역사를 접함에 있어서 지식은 넓어질 수 있지만 자칫 재미가 떨어질 우려가 있기에 아이들이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역사체험을 하고자했다. 이와 관련, 올해 경기따복공동체로 선정된 행주의 바람은 올해 8월말부터 4회 차로 ‘자박자박 어린이 색안경 탐험대 - 행주대첩 다시보기’ 행사를 진행했다. 행주산성 답사, 화약에 강의, 불꽃놀이 만들기, 신기전 만들기, 비격진천뢰 만들기 등 행주대첩 때 사용됐던 화약무기에 대한 교육과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고양시뿐만 아니라 부천과 파주, 서울에서도 신청자가 올 정도로 행주대첩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 대표는 “아이들도 새로운 내용에 재미를 보였지만, 엄마들까지 호응이 좋아 보람된 경험이었다”며 “이번에 역사와 과학을 접목했던 것처럼 다음에는 역사와 수학을 접목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 형성터
‘행주의 바람’에는 지역 어르신들도 함께 동참하고 있다. 지역 어르신들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생생한 이 마을의 옛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주인공들이다. 이 대표는 “70~80세 정도 되시는 어르신들께서 1950~80년대 이 동네의 이야기를 손자손녀들에게 옛날 이야기해주듯이 구수하게 전달해주신다”며 “이런 시간을 통해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주 지역의 발전에도 작게나마 기여하고파
‘행주의 바람’은 그 이름에서처럼 행주대첩 알리기에 국한되지 않고 예전보다 소외되어 있는 행주지역의 발전을 위한 여러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바람도 있다. 이 대표는 “뱃길이 주요 교통수단이었던 과거에 행주나루터가 있던 이 지역은 한양으로 오가는 많은 배들이 정박했던 곳으로, 고양시 최초의 교회인 행주교회와 최초의 성당인 행주성당이 세워지면서 어느 곳보다도 빠르게 신문물의 유입되었던 번화한 곳”이었다며 “지금은 고양시의 변두리로 인식되며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이 지역에 대한 관심과 발전이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엔 ‘행주의 바람’이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화된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작은 공간을 가져보는 것도 작은 ‘바람’이라고 웃으면 이 대표는 전했다.
*신기전-고려말기 최무선이 만든 로켓형 화기 ‘주화’를 개량한 것으로 조선시대 사용된 로켓추진 화살
*비격진천뢰-선조 때 군기시 화포장이던 이장손이 발명하여 임진왜란 때 사용된 포탄.
(네이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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