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별 슬픔에 대한 이해와 대처

지역내일 2017-11-15

새중앙상담센터 심리상담연구소 행복나무
강명수 선생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가장 고통스러운 상실 중의 하나이다. 고령이나 질병으로 인한 준비된 죽음이거나 갑작스러운 사고, 타살이나 자살로 인한 죽음, 그 어느 것이나 모두 슬픔의 감정은 보편적이고 피할 수 없다. 살면서 누구라도 경험하는 사별의 애도과정에서 무엇을 이해하고, 상실 수용을 위해서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부모님과 형제, 혹은 친구나 이웃과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러한 “애착”관계가 없어지거나 깨어지면 더 이상 의지하거나 위안을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안정적인 지속적 유대감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불안정한 상태가 되면 슬픔을 부인하거나, 상실의 고통으로부터 숨으려고 지나치게 일에 몰두하거나, 술을 마시면서 잊어버리려고하거나 혹은 모든 것을 집어던지고 세상으로부터 은둔하려는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혹자는 이럴 때 “시간이 가면 잊을 수 있다.”는 말로 섣부른 위로를 한다. 잊거나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사별의 애도 과정은 단지 사랑하는 사람을 잊어버리고 떠나보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상실에 대한 슬픔에 몰두해서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현실 삶을 재구축하며 일상을 살아내는 양면적인 모습 때문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비록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이 현실에 함께 있지 않지만 상실의 슬픔이 내 안에 있음을 받아들이고 여전히 마음속에 살아있는 지속적인 유대감으로 나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의미를 다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렇듯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가 삶의 이야기를 계속 써 내려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상실의 수용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슬퍼하는 기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과거를 부인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최대한 슬픔과 상실감을 자유롭게 풀어놓아야한다.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는 것을 허용해주어야 한다. 상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애도의 한 형태이며 슬픔을 정돈하는 행위이다. 가능하다면, 이야기를 나눌 신뢰할 만한 사람들을 찾아야한다. 함께 하는 공동체 안에서 슬픔과 고통을 드러낸다면, 친구들이나 이웃들은 진심어린 관심과 위로로 반응할 것이다.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은 사별의 슬픔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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