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의 최전선에서 사람들을 사로잡는 시끌벅적하게 핫한 식당보다는 푸근하게 맞아주는 단골식당에서 여유롭게 식사하고 싶을 때가 있다.
석촌호수 동호 부근에 자리 잡은 일식집 스시랑랑이 이런 분위기의 식당이다. 동네 일식집인 이곳은 나이 지긋한 주방장이 연륜을 가지고 손님을 맞이한다.
국내 특급호텔 일식당을 비롯해 일본, 미국 등지에서 근무한 내공으로 단골손님들이 꽤 있는 식당이다. 소설가 조정래를 비롯해 연예인, 정치인, 스포츠맨 등 다방면의 인사들이 사인으로 사진으로 다녀간 흔적을 남겨놓았다.
식당 안은 아담하다. 창가 쪽 테이블에는 통창으로 바깥을 내다보며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고 오붓하게 지인들끼리 즐길 수 있는 룸과 일식집의 인기 좌석인 바 테이블도 주방 바로 앞에 마련돼 있다.
메인 메뉴는 초밥과 생선회. 이곳은 활어회 대신 숙성회를 손님상에 내는 것이 특징이다. 펄떡거리는 싱싱한 활어를 손질해 뼈와 내장을 제거한 다음 생선살을 냉장고에 넣고 5~6시간 숙성 과정을 거친다.
활어회가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강점이라면 숙성회는 부드럽고 감칠맛이 강하다. 저온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 함량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모든 정식 메뉴는 초밥과 생선회 우동이 세트로 선보인다. 초밥정식을 주문하자 제일 먼저 회무침과 채소 샐러드, 해초무침, 계란찜이 나온다.
무순과 각종 채소, 참치회를 넣고 매콤새콤하게 버무린 회무침이 입맛을 돋워주며 부드러운 계란찜은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뒤이어 나오는 초밥. 윤기 자르르 흐르는 생선살이 신선도를 말해준다. 생선초밥은 연어, 참치, 새우, 전복, 광어, 문어 등 생선 종류별로 한 점씩 나온다. 전체적으로 두툼한 생선회의 씹히는 질감과 선도가 좋다.
오도독 씹히는 쫄깃한 전복초밥,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연어회, 붉은 빛깔이 식욕을 자극하는 참치회까지 전체적으로 생선초밥 구성과 가성비가 좋다.
초밥정식을 주문해도 연어회, 참치회, 광어회가 함께 곁들여진다. 여느 일식집과 달리 튀김 대신 단호박 크로켓이 나온다. 갓 튀긴 크로켓은 달달한 단호박과 바삭한 튀김옷, 그 위에 솔솔 뿌린 검은깨가 어우러져 고소하다.
쌀쌀한 계절에 잘 어울리는 따끈한 우동 역시 탱글탱글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이 깔끔한 맛을 낸다.
단품 메뉴 초밥도 연어, 광어, 참치, 참치뱃살, 꽃등심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초밥을 포장해 가면 서비스로 2개 더 주는 것도 이집만의 특징이다.
생선회 코스는 모듬회부터 연어회, 광어회, 참치회, 스페셜 참치회까지 가격대별로 6종류가 있다.
점심 메뉴로는 돈가스 정식을 선보인다. 돈가스에도 초밥이 곁들여지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고구마를 큼직하게 깍둑썰기한 볶음밥, 미니우동까지 푸짐하게 구성돼 여러 메뉴를 골고루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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