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캘리그라피 동호회 ‘캘리애’]

추운 날, 착하고 따뜻한 글귀로 마음을 녹여요

문하영 리포터 2017-11-08

지난 10월 24일, 성남시청 2층 공감 갤러리에서는 제 3회 캘리애 정기전시회가 개최되었다. 2014년 모임 결성 이후 매년 정기전시회와 함께 성남의 다양한 축제에 참여하고 시에서 진행하는 각종 행사에 재능기부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캘리그라피 동호회 ‘캘리애’를 만나러 성남시청 공감 갤러리를 방문했다.



캘리그라피, 다양한 예술 분야와 접목하다
‘캘리애’는 2014년부터 성남지역을 기반으로 함께 작업을 하던 캘리그라피 강사 6명이 의기투합하여 2015년 결성한 모임이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조소, 도예, 한지공예, 디자인, 한국화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던 회원들이 캘리그라피라는 공통분모로 모였다.
한지공예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홍경(야탑동·52세)씨는 “이번 전시에서도 캘리그라피와 한지공예를 접목한 작품을 출품하였다”면서 “입체적인 느낌을 살리면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 창작활동이 즐겁다”고 이야기했다.
모임의 맏언니 격인 최일주(위례동·59세)씨 역시 도예가로 활동하다가 캘리그라피를 만나 도예와 캘리그라피를 접목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다. 최씨는 “캘리그라피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3년 정도 되었다”면서 “도자기에 좀 더 다채로운 그림과 글씨를 담아보려 시작했는데 캘리그라피는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전달되는 예술작품이라 쓰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에게 일종의 치유가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캘리그라피, 나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주다
취미 활동으로 시작했던 캘리그라피를 통해 가정경제에 기여한 주부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출판 인쇄업을 하고 있는 남편을 둔 박은영(신흥동·44세)씨의 이야기다. “책표지나 명함 등에 캘리그라피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출판 인쇄업에 캘리그라피 수요 역시 늘고 있다”면서 “캘리그라피를 이용한 명함 제작을 도우며 소소하게 경제활동을 시작했는데 첫 명함이 나왔을 때 남편이 은근 자랑스러워하더라”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모임의 유일한 남성 회원인 김해영(야탑동·52세)씨는 현 중학교 1학년들의 자유학기제와 연관하여 출강을 시작하며 새로운 인생의 길이 열렸다. “원래 글씨 쓰는 것을 좋아했는데 캘리그라피를 만나고 나서 내 취향을 캘리그라피에 접목시켜 표현하는 것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면서 “좋아서 하다 보니 잘하게 되고 강의까지 제안을 받아 즐겁게 수업을 하고 있다”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캘리그라피, 나와 너를 잇고 우리를 이어주다
올해 3월 ‘캘리애’는 보다 의미 있는 활동을 했다. 수정구 사회복지과의 도움으로 ‘희망의 손글씨’ 사업을 진행한 것. 회원들이 130점의 작품을 제작하여 매월 10여점씩 사회취약층에게 전달했다. ‘캘리애’의 리더 곽은영(금광동·46세)씨는 “우리가 처음 모일 때, 그저 예술적인 창작활동에 머무르지 말자는 데에 의견을 일치했다”면서 “실생활에 접목된 캘리그라피를 대중화하는 데 기여하고 무엇보다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마음을 모았는데 지난 ‘희망의 손글씨’사업이 그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비록 작은 정성의 글이었으나 삶의 위로와 안식이 되길 바라며 한 자 한 자 마음을 담아가며 제작했고 받으시는 분들이 행복해 하시는 모습에 도리어 우리가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정기전에 12명의 회원들이 한 자씩 캔버스에 담아 12개의 글씨를 모은 공동작품 앞에서 캘리애 회원들은 환하게 웃으며 단체사진 포즈를 취했다. 점점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이 없어지는 시대에 그들의 손글씨가 ‘찰칵’ 카메라 앵글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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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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