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양육 부담은 줄어드는 반면 연로한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책임이 점차 커지는 4·50대들. 인구 노령화가 가속되면서 부모 부양을 ‘효도’라는 이름으로 개인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인식이 모아지고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연로한 부모님을 모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제도들이 시행 중이다. 대표적인 시설이 ‘주야간보호센터’다. 주야간보호센터는 어르신을 위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돌봄이 필요한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적절한 프로그램과 식사는 물론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야간보호센터는 어떻게 이용할 수 있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인지 알아봤다.
장기요양 5등급부터 2등급까지 입소가능
장기요양보험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주야간보호시설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적절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안산에는 현재 19곳의 주야간보호시설이 운영 중이다. 단원구지역 11곳과 상록구 지역에 8곳이 분포하고 있다. 노인복지회관이나 지역별 복지관이 부설기관으로 운영하는 시설도 있고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도 있다.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장기요양보호 등급을 받아야 한다. 장기요양보호 등급이란 치매나 뇌혈관질환, 파킨슨 병 등 노인성 질환을 가진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중증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등급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나 기관이 달라지는데 입소해서 지속적인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요양원은 장기요양등급 1~3등급까지 입소할 수 있는데 비해 주야간보호시설은 3등급이하도 이용할 수 있다.
초지동 올리사랑장기요양센터 최신애 팀장은 “주야간보호시설은 주로 2등급에서 5등급까지 경증치매환자 중풍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고 저녁 돌봄이 필요한 경우는 밤 9시까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인지치료 프로그램 치매 치료 도움
주야간보호시설에서는 단순한 돌봄 서비스 제공이외에 다양한 인지치료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시설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건강체조와 요가활동 등 신체활동 뿐만 아니라 음악치료 미술치료등 인지활동 프로그램이 추가된다. 최신애 팀장은 “다양한 자극이 치매의 진행을 막아주기 때문에 경증 치매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죠. 집에서 돌봐줄 가족이 없는 경우 치매의 진행이 매우 빠르지만 보호시설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치매진행 속도가 훨씬 더디다”고 말한다. 실내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공원산책이나 나들이 프로그램도 운영해 입소자들과 보호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부양 부담 덜고 어르신 심적 안정 만족도 높아
주야간보호시설은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물론 입소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요양원에 입소하는 것 보다 저녁이면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도가 높다는 것이다.
최 팀장은 “여기 오시는 어르신들도 언젠가는 요양원에 들어가셔야 한다는 걸 아신다. 하지만 최대한 오랫동안 이곳에서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말씀하신다. 낮에는 친구들과 밖에서 생활하고 저녁이면 가족들과 지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한다.
주야간보호시설을 이용하는 보호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사설 주야간보호시설에 친정어머니를 맡기고 있다는 한 주민은 “엄마가 치매 진단을 받았을 때는 청천벽력이었다. 요양원에 모시자니 너무 죄송하고 집에서 엄마를 모시기위해서는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하지만 주야간보호시설을 이용하고부터 고민이 해결됐다. 마치 아이들 유치원 맡기듯이 엄마를 보호시설에 맡기고 출근하는데 세월이 흘러 엄마와 나의 역할이 바뀐 것 같다”고 말한다.
시설이용 요금 얼마나 될까?
장기요양보험금에서 지원 받는 주야간보호시설 이용요금은 이용자의 소득분위, 장기요양등급, 이용시간에 따라 다르다. 하루 8~10시간 한 달 최대 20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이 시설은 기초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거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3등급 이하 일반가정은 전체 이용금액의 15%만 부담하면 된다. 시설마다 비급여 항목인 식비와 간식비가 차이가 있지만 올리사랑장기요양센터의 경우 최대 한달 20일 하루 8시간 이용할 경우 약 194,410원만 부담하면 된다. 하루 식비와 간식비가 포함된 금액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안에 따르면 본인부담금을 10%로 하향 조정해 보호자들의 부담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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