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리나의 첫 인상은 오리처럼 생긴 장난감이었다. 그러나 이내 그 조그마한 악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웅장하고 고운 소리에 매혹되어 한참을 귀 기울였던 것이 오카리나에 대한 기억이다. 한 손에 쏙 들어가는 작은 악기지만 그 소리만큼은 다른 악기 부럽지 않은 오카리나. 이런 오카리나의 매력에 빠져 매주 금요일이면 분당 정자청소년 수련관에 모여 연주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분당 노블레스 오카리나 앙상블’이 그 주인공이다.
퇴직과 성장한 아이들로 생긴 생활의 큰 변화에도 마음 허전할 틈이 없다는 그들.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전해주는 오카리나 연주는 따사로운 햇빛을 머금은 가을의 아름다움과 참 잘도 어울린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오카리나’
취미로 악기를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가도 ‘과연 이 나이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이내 자신감이 사라진다. 이처럼 스스로의 음악 실력에 자신이 없는 악기 초보들에게 가장 좋은 악기가 바로 오카리나다. 흙이나 도자기로 만들어진 관악기인 오카리나는 연주하기 어렵지 않아 학습용으로도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오카리나는 몇 년 전부터 초등학교 1학년 수업 정규과정에 편성되었을 정도로 누구나 쉽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입니다. 1학년 학생들도 쉽게 배우고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은 악기입니다.” 오카리나 강사인 권문경씨의 설명이다. 이곳의 회원들 또한 처음엔 익숙하지 않은 악보를 보는 것이 조금은 어렵지만 기초 과정부터 차근차근 하다보면 어느새 익숙해진다고 덧붙인다.
이제 오카리나를 시작한지 4개월 남짓 되었다는 최효숙씨(55세ㆍ정자동)는 “오카리나를 배우다 도중에 포기했다는 지인의 말에 겁을 먹었어요. 하지만 매일 꾸준히 연습하다 보니 이제는 저만의 소리를 찾아낸 것 같아 연주에 재미를 느낀답니다”라며 환한 미소와 함께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새로운 ‘배움’이 삶의 활력소가 되어줘
퇴직 후 처음 오카리나를 접했다는 이규영씨(76세ㆍ정자동). 100번이 넘게 연습을 해도 녹음된 곡을 들으면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는 이규영씨는 지난해 정기연주회에서 독주를 한 실력이지만 지금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오카리나 소리를 소개해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라는 그의 겸손한 말에서는 오카리나를 배우며 누리게 된 새로운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카리나를 배운지 벌써 5년이 되었다는 유명애씨(70세ㆍ정자동) 또한 플루트와는 또 다른 느낌의 소리를 내는 오카리나는 찬송가를 연주할 때 더욱 매력적이라며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한 여행에서 오카리나를 연주해 부러움을 샀다고 전했다. 단원들은 이처럼 용기 내어 배우기 시작한 오카리나는 일단 시작만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활의 활력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이야기했다.
조금은 서툴러도 함께하면 감동은 커져
취미로 시작한 오카리나지만 이곳 회원들은 연주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힐링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매해 열리는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틈나는 대로 버스킹과 봉사 연주를 하고 있다. 음악을 혼자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연주로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 또한 값지기 때문이다. 단원들은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함께 음악을 즐기다보면 오카리나를 계속 연주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며 자신의 연주를 듣고 자랑스러워하는 가족들의 응원에 더욱 힘이 난다고 한다. 권문경 강사는 다양한 연주경험은 보다 재미있게 오카리나 연주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며 ‘노블레스 오카리나 앙상블’ 창단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단원들은 조금은 서툴지만 정성 가득 담은 오카리나 선율을 즐길 수 있는 11월 11일, 3시에 광주 청소년 수련관에서 열리는 분당과 광주지역 노블레스 오카리나 앙상블의 정기연주회에 모두를 초대했다.
문의 010-991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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