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극성인 어머니들은 동·서양 어디에서나 있다. 우리나라에게만 있는 희귀한 현상이 아니다. 일찍이 미국에서는 명문대 입학을 위해 비교과할동을 하기 편하게 자녀들을 미니밴으로 실어 나른 미니밴 맘과 자녀들의 행동을 위에서 헬리콥터로 지켜보듯이 통제, 관리했던 헬리콥터 맘이 유명했다. 물론 모든 어머니들이 그랬던 것은 아니고 중상위계층의 학부모들과 동양계 학부모들에게서 성행했던 현상이었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럼 우리가 살고 있는 목동은 어떨까? 예전에는 ‘돼지엄마’들이 있었다. 입시정보에 해박하고 유명한 학원 및 강사에 대한 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학부모를 통칭해서 이르는 말이었다. 보통 전업주부인 어머니들과 맞벌이를 하는 어머니들은 어떻게 하던 돼지엄마와 만남을 가져서 그들이 가진 정보를 알고 싶어 했다. 지금도 가끔 학부모들이 이러한 돼지엄마들의 소개로 이 학원과 저 강사를 찾아서 떠돈다는 얘길 듣곤 한다. 그런데 이제 돼지엄마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수능시대의 쇠퇴와 학종의 확대와 연계된다. 수능시대에는 교과별 우수한 성적취득을 위해서 입시정보와 더불어 과목별 상위권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선 돼지엄마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학종시대에는 자신만의 개성 있는 스토리가 중요해졌다. 이제 모든 학부모들이 스스로 자녀들의 교과/비교과를 관리해야 하는 자기주도 학습의 시대가 온 것이다. 학생들의 진로희망을 분석해보면 부쩍 방송 PD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스스로 창작하고 기획, 관리하는 업무의 독창성과 자기주도적인 성향에 흥미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제 돼지엄마를 쫓아다니는 새끼 돼지엄마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학생들과 미래를 관리하는 현명한 ‘PD 맘’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첫째, 최소한 중1까지는(만일 지금 중3이라면 고1학년 1학기까지)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찾는 작업을 해보자.
이런 작업을 위해선 다양한 체험학습, 독서와 동아리 활동, 각종 심리검사 등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요즘 정부에서 추천하는 ‘K-MOOC’과 미국의 온라인 사이트인 ‘TED’, ‘COURSERA’, ‘EDX’의 다양한 강좌를 수강해보기를 추천한다. 이러한 사이트에는 인문학부터 생명공학까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HARVARD, MIT, YALE 등의 유명 대학 교수들이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강좌별 담당교수들이 추천해주는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그러면 자신의 흥미와 적성이 부합되는 분야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영어가 가능한 학생은 가급적이면 어렵더라도 원서 강독을 추천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은 우리말로 번역된 관련 책을 읽더라도 지식성장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같이 하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자율동아리를 조직해보는 것도 자신의 진로설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이제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파악했으면 진학하려는 대학이나 고교를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험상 자신의 진로에 가장 유리한 고교나 대학 진학을 목표로 세워야 학생들이 학습에 의욕을 가지는 것을 많이 목격해 왔다. 구체적으로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교가 생겨야 자신이 학습하는 것이 추상적인 작업이 아닌 실체성을 띌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과학고나 하나고를 진학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국에는 이 두 종류의 학교만 있지는 않다. 조금 더 살펴보면 자신이 갈 수 있는 학교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학교 홈피방문이나 학교에서 주최하는 설명회 참석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떤 학생들이 합격하는지 정보를 수집해보자. 그러면 무슨 과목을 어느 정도까지 학습해야 하는지 윤곽이 그려질 것이다. 나는 절대적으로 수학에서 선행을 많이 한 학생이 고교진학에서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과학고를 진학하는 학생들도 꼭 KMO를 해야 진학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이제 입시체제가 바뀌었다. 학교에서는 지원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양보다는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창의성을 더욱 더 중요시하고 있다. 단적으로 얘기하면 선행보단 심화가 더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위의 두 가지를 이행했으면 실제로 학생부관리와 내신관리는 학부모의 몫이다.
어떤 활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머니들이 자세하고도 정확한 정보를 자녀들에게 제공을 해주어야 한다. 이제 어머니들이 자녀들보다 더 공부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PD 맘’은 자녀들에게 필요한 생활기록부 및 내신관리를 위한 나름대로의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자녀들은 어디서 봉사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다른 학생들보다 학생부가 풍부해 질 수 없다. 국영수 성적향상을 위한 학원의 정보뿐만 아니라 전공/진로관련 비교과활동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갈수록 입시는 오리무중이고 학부모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학부모들이 해야 할 일도 더욱 더 늘어가고 있다. 한석봉의 어머니, 이율곡의 어머니는 하나같이 자식의 미래를 위해 길을 찾아준 현명한 여인들이었다. 그때도 자식교육은 쉽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유능한 PD는 연기자들에게 무조건 작품에 매진하라는 압박을 가하는 대신 스스로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부터 먼저 조성을 한다. 이제 우리 학부모님들도 현명한 ‘PD 맘’이 되어서 자녀들이 가야할 길을 열어주는 가이드, 조력자 역할을 하자.
목동 씨앤씨학원
특목입시전략연구소 김진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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