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핫플레이스 ‘레오네’의 오너셰프 김건유씨]

레오나르도 다빈치 닮은 만능 재주꾼

지역내일 2017-10-27

오늘날의 눈으로 봤을 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직업은 몇 개였을까? 과학자이자 공학자, 수학자이자 철학자이며, 화가이자 음악가이기도 했던 그는 한때 채식주의 셰프였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여기 레오나르도와 조금은 비슷한 삶을 추구하는 만능 재주꾼 오너셰프가 있다. 그림이면 그림, 운동이면 운동,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결국 요리에서 안착한 우리 동네 이탈리안 오스테리아 ‘레오네’의 오너셰프 김건유씨를 만나 그의 요리하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일산 핫플레이스 인기 셰프
가을학기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일산 핫플레이스 셰프에게 배운다’라는 강좌를 통해 주부들에게 정통 이탈리안 요리를 가르친 ‘레오네’의 김건유 셰프는 자칭 늦깍이 셰프이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20대 후반에 요리에 입문하면서 제대로 된 요리를 배우고자 이탈리아로 떠나 알마(ALMA)국제요리학교를 졸업하고 미슐렝 가이드에 소개되는 유명 레스토랑에서 견습 셰프로 일했다. 그후로 이탈리안 요리가 수준급이라고 평가되는 일본 요식업계에서 셰프로 일하다 3년 전 일산 정발산동 주택가에 터를 잡았다.
그는 “원래 그림 그리는 것과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캔버스 대신 ‘접시에 그림을 그려보자’는 마음으로 요리를 시작하게 됐어요. 늦게 시작하는 만큼 젊은 친구들보다 10배는 더 노력하겠다는 각오로 공부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음식은 솔직한 것, 기본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요리를 경험한 후 그가 정리한 음식 철학은 의외로 단순하다. “기본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은 솔직한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아무리 화려한 장식으로 요리를 치장해도 먹는 손님이 맛이 없다고 느끼면 그 음식은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 음식에 있어서 기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기본이란 단순한 것입니다. 가령 해산물 파스타는 해산물의 맛이 나야 하는 거죠.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신선한 해산물을 듬뿍 넣어 해산물의 풍미가 가득한 파스타를 만들면 됩니다.” 기본에 충실한 만큼 김 셰프는 파스타를 만들 때에도 파스타 면에 소스를 붓지 않고 면과 소스가 완전히 섞이도록 ‘치는 작업’을 한다. “파스타와 소스가 잘 어우러져 파스타를 먹고 났을 때 소스만 흥건히 남지 않는 것. 그게 바로 파스타의 기본 중 하나입니다.” 


정발산 주택가에 던진 나만의 승부수
김 셰프가 정발산동에 레오네를 오픈할 당시만 해도 오너셰프 레스토랑이 거의 없던 시절이다. 길 건너편에 수퍼마켓이 있는 주택가 한켠에 레스토랑을 연 것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승부수였다고 한다. “제 요리를 손님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 저 스스로를 테스트해 보겠다는 심정으로 레오네를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기본에 충실한 그의 요리는 점차 손님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평일 저녁에도 줄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이 생길 정도로 성장했다. 레오네의 성공에 힘입어 최근에는 레오네보다 더욱 정통한 이탈리안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준비하고 있다.   



맛있다는 말 한마디에 감동하는 셰프
전생에 업이 많아 요리사가 됐다는 서양 속담처럼 셰프라는 직업은 재료를 다듬는 일부터 시작해 힘든 작업의 연속이다. “그런데도 요리라는 일을 계속 하는 이유는, 제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가 맛있게 먹는다는 매력 때문입니다. 가게를 나가실 때 ‘맛있게 잘 먹었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저희 셰프들은 모든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 되죠.”
셰프가 오너인 레스토랑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이유인즉슨, 셰프들은 손님을 생각해서 재료를 쓸 때 하나라도 더 넣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오너셰프가 운영하는 레오네가 지금껏 손님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그런 셰프의 마음을 손님들이 알아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다재다능한 레오네
김 셰프에게 가게 상호에 담긴 의미를 물었다. 어렸을 적부터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좋아해서 레오나르도의 ‘레오’를 본따고 영희네, 철수네처럼 ‘네’를 붙여 ‘레오네’라고 지었다고 한다. 또 이탈리아어로 레오네는 사자를 뜻하기도 한다. 레오네의 간판에는 와인잔처럼 보이는 그림이 있는데 이를 다시 보면 착시 효과처럼 와인잔이 잘 생긴 사자의 얼굴로 변한다. 물론 김 셰프가 단 한번의 손놀림으로 그린 그림이다. 다재다능한 만능 재주꾼 레오나르도를 닮아가는 김건유 셰프의 얼굴에서 모나리자의 여유로운 미소가 겹쳐진다. 


위치 일산동구 정발산동 713-11번지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5시)
문의 031-812-3983
www.facebook.com/ilsanleone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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