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후 설문동 카페 ‘평아트’에서 강이경 동화작가와 강찬영 작곡가의 ‘동시와 노래가 있는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깊어가는 가을 주말, 가족과 콘서트 나들이에 나선 관객들은 함께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사회적 이슈에 공감 나누다 작사, 작곡가로 만나
강찬영 작곡가와 강이경 작가가 만난 인연이 재미있다.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올해 초 두 사람은 한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에서 알게 됐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감으로 촛불집회에 함께 참여하면서 강찬영 작곡가는 강이경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강이경 작가의 동시는쉽게 읽히면서 잔잔하게 감동을 줍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쓰신 글과 다르게(웃음) 따뜻한 시선으로 쓴 동시에 곡을 붙이고 싶어졌죠.” 그렇게 ‘강이경 작사, 강찬영 작곡’의 창작동요 다섯 곡이 만들어졌고 그중 ‘개나리꽃’이라는 노래는 광화문 촛불집회 무대에 올려 지기도 했다. 강 작가는 “제가 쓴 동시에 곡을 붙여 주신 것들이 모두 마음에 쏙 드는 거예요. 동시를 쓰면서 느낀 제 감정을 어쩜 이리 그대로 담아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이런 인연으로 만난 두 사람은 많은 이들과 동시와 노래를 공감하고자 토크콘서트를 열게 됐다고 한다.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
‘동시와 노래가 있는 토크 콘서트’에서는 ‘하느님이 심심해서’ ‘답답’이란 노래를 강찬영 작곡가와 강이경 작가가 직접 불러주었다. “코뿔소를 보면 / 코끼리를 보면 / 기린을 보면 / 하느님 생각이 나. 그날은 되게 심심하셨구나 하지./ 콧등 위에다가 / 작은 뿔 하나 큰 뿔 하나 / 차례대로 두 개나 / 척― / 붙여 놓으시고는 /“코뿔소!” 라는 ‘하느님이 심심해서’라는 동시에 관객들은 함께 공감(?)하며 박수를 보냈다.
“아마 관객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웃음) 처음엔 저도 이 동시를 읽고 뭐 나도 쓸 수 있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묘하게 읽다보면 끌리고 왠지 슬퍼져요. 강 작가의 동시는 아주 쉬운 노랫말인데 울림이 있고 잔잔하게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강찬영 작곡가는 그래서 곡을 붙일 때도 기교를 부리지 않고 단순한 음계로 작업했다고 한다. 이 날 콘서트에서 강 작곡가는 동시만큼 깨끗하고 맑은 목소리가 감동을 더한다는 관객들의 호평을 들었다.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은 “시험지를 받아들면 / 정신이 아득하다. / 자꾸 답을 내라 하니 / 가슴이 답답하다./ 답, 답, 답, 답 / 답이 없다.”라는 ‘답 답’ 이란 동시를 읽고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것 같아요. 시험지를 보면 답답한데 엄마는 나를 더 답답하게 만들어요”라는 감상평으로 객석을 즐겁게 했다. 강이경 작가와 강찬영 작곡가는 “서로 살고 있는 곳이 너무 멀어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일 년에 두 번 정도 동시와 노래로 공감하는 콘서트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강이경 작가와 강찬영 작곡가는
강이경 작가는 30대 초반에 장편소설을 썼다. 그러다 아동문학의 세계를 접하며 동화와 동시를 쓰고 있다. 200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아동문학 부문 당선 이후 『폭탄머리 아저씨와 이상한 약국』, 『착한 어린이 이도영』, 『조금 특별한 아이』 등 주목 받는 그림책과 동화를 여러 편 발표했고, 다른 나라의 어린이 책을 우리말로 옮겨 소개하는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강찬영 작곡가는 직장생활과 음악 창작 일을 병행하고 있다. 음악학을 전공한 강 작곡가는 가톨릭 신앙을 기반으로 수많은 생활성가를 작곡했고 ‘오페라 JSA'를 로마와 아람누리 무대에 올린 것을 비롯해 다양한 공연을 기획·연출했다. 성가 외에 동요를 작곡한 것은 강이경 작가의 동시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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