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알학당 윤기호 원장
교육정책에 의해 내신 점수에서 수행평가의 점수 비율과 비중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00외고의 경우 내신 성적의 60%가 수행평가 점수이다. 수행평가는 조별과제나 발표, 토론, 보고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하여 그 점수를 산출한다. 그런데 학원에서 지필고사 위주의 수업만을 중점적으로 학습한 학생은 이런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얻기 힘들다. 다시 말해 영어, 수학 위주의 중간, 기말고사 대비를 중점으로 학습한 학생은 이러한 체제에서 도태되기 쉽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행평가에서 고득점을 얻으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모든 수행평가에서 필요한 기본능력은 수업한 내용의 응용과 그것에 대한 표현 능력이다.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100% 자기 것으로 만들어 그것을 응용, 심화, 확장하여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을 탁월하게 수행하려면 어떻게 그 능력을 배양해야 하는가? 이 방법은 미국 명문대에서 요구하는 능력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미국 명문대들은 모두 독서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이것은 그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필자는 군대에서 입대 전에 300권의 독서를 했다고 자랑하는 병사를 만난 적이 있다. 문학을 전공한 필자에게 책을 몇 권이나 읽었냐고 자신의 독서량을 과시하였지만 그만한 양의 해박함을 그의 말을 통해 느낄 수 없었다. 300권이라는 독서에서 비롯된 지식들이 그의 사고에 별 영향을 준 것 같지 않았다. 최근 학생들의 독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부 기록을 위해 많은 양의 책을 읽었다지만 그것이 그 학생의 가치관과 꿈과 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을 많이 본다. 미국 명문대들은 에세이를 통해 독서가 그 학생에게 어떻게 내면화되었는지를 평가한다. 책의 내용을 아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평가가 아니다. 책의 내용이 그 학생에게 어떤 의미로 재창조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평가이다. 학교에서 배운 수업도 같은 맥락에서 수행평가를 한다. 훌륭하게 내면화된 지식은 그것이 심화, 확장되어 학생만의 언어로 탁월하게 표현된다.
따라서 수행평가로 내신 성적을 올려 좋은 대학에 입학하려면 초․중등 시절부터 누적된 꾸준한 독서와 독후활동이 필요하다. 단순한 줄거리와 감상을 표현하는 독서록을 기록하라는 것이 아니다. 독서한 내용을 내면화시킨 심화, 확장된 표현에 능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능력은 학교에서 수업하는 능력으로 이어져 수행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이것을 위해 방치된 독서가 아닌 체계화된 올바른 독서 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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