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악기 하나쯤 연주하고 싶은 꿈, 어른이 되고 일상에 쫒기다 그저 꿈으로만 간직했다면 분당 베누스토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단의 문을 두드려 보시길. 악기를 전혀 배워본 적이 없어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울 수 있고 합주 연습을 하고 실력을 키우면 큰 무대에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스름한 저녁 분당 베누스토의 연습실, 하나 둘 단원들이 들어와 악기를 꺼내어 연습을 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이고 표정 속에는 행복이 깃들여져 있다.
비전공자, 초보자들이 많은 분당 베누스토
1999년에 창단된 ‘베누스토 오케스트라’는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음악이란 매개체로 친목도모와 자아실현을 추구하고자 하는 뜻을 가진 몇몇의 사람들이 모여 만든 순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이다. 처음 시작은 이처럼 작았으나 추후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의 참여로 현재는 서울·경인·대구경북·부산경남·대전충남지부 등으로 늘어나 아마추어 음악인 연합으로는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다. 그 중에서도 ‘분당 베누스토’는 2009년에 설립, 분당 지역뿐 아니라 용인, 서울에서도 찾아온 단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곳을 맡고 있는 이충수 단장은 “각 지부마다 색깔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분당 베누스토의 특징은 전공자들보다는 순수 아마추어 음악인이 주축이 된다는 점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악기에 관심이 있고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로 목적으로 구성되었기에 단원들은 학생부터 주부, 직장인,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창단된 이래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단원 수는 70여명인데, 내년에는 100명이 채워지길 바라는 목표가 있다. ‘분당 베누스토’는 단원들을 수시로 모집을 하지만, 기수별로는 매년 모집을 하지 않고 2~3년에 한 번씩 모집을 하고 있는데 악기레슨 1~2년 미만, 합주가 처음인 경우 초보오케스트라 합주반에서 실력을 키운 후 본 오케스트라에 합류를 하게 된다. 보통 레슨 2~3년 이상, 합주 2~4년 정도의 경력이면 가능하다.
“무대에도 강해지고 삶에는 활력이 생겼죠”
연습실에서 만난 이명아(주부) 씨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악기를 배우다 무대에 서보는 꿈을 가지고 이곳에 합류한지 2년 되었는데, 올 때마다 감동이고 삶의 의욕과 활력이 생겨요”라고 하며 “지금은 가족들의 응원이 대단해요. 공연이 있으면 부모님까지 온 가족이 총출동 한답니다”라고 웃으며 말한다.
대학생인 최연정 씨도 마찬가지다. “어렸을 때 바이올린을 했다가 관뒀는데 다시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이곳을 찾았어요. 연주를 계속하다보니 박자, 소리 등 음악적인 감각이 살아났고 무대에서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죠. 또한 이곳의 단원들과는 서로 응원해주는 분위기라 즐기는 마음으로 이곳에 오곤 해요. 그리고 더 소리가 완성된다면 음악을 통한 좋은 일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라고 한다.
아무리 연습해도 들어줄 이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분당 베누스토 오케스트라는 큰 정기적인 연주회를 하고 있으며 비정기적으로는 음악인 페스티벌이나, 오케스트라 축제 등에도 참가하고 있다. 또 내부적인 공연으로 1년에 한 번씩 하우스 콘서트도 하는데, 솔로나 가족, 팀들이 무대를 꾸며줘 예술의 향기가 충만한 축제의 장이 되곤 한단다.
이 단장은 “합주의 매력은 하모니”라고 하며 “때로는 어려운 곡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 하기도 하지만 그 곡을 연주하고 난 후 단원들의 만족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 번은 심각할 정도로 집중을 못하는 학생이 있었는데 합주를 시작하고부터 집중력이 생기는 것을 보고 또 다시 합주의 매력을 느꼈다”고 에피소드를 전한다.
초보와 프로간의 갭을 줄이는 것이 목표
‘분당 베누스토’는 클래식 하면 ‘딱딱하고 재미없다’ 또는 ‘문턱이 높다’라는 일부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싶어 한다. 이 단장은 “먹방이 유행하며 전문가만 할 수 있었던 요리가 놀이처럼 되었듯이 음악도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합주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하며 “초보자들과 프로음악인 간의 갭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베누스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리고 “더 발전하며 연주를 통해서 게릴라 콘서트처럼 사회에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고, 클래식뿐만 아니라 뮤지컬, 오페라 연주에도 도전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낸다.
또한 이곳에서는 트럼펫, 플롯, 바이올린, 첼로 등 각 악기별로 전공 강사의 지도하에 정규 레슨반을 운영하고 있어 초보자에게도 문이 활짝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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