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삼은 세운전자상가 옥상정원. 매주 토요일이면 이곳 옥상정원 ‘웃는 텃밭’에서 사회적기업 에코11이 진행하는 장터가 열린다.
요즘 이곳 장터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땅콩새싹.
“뒷맛이 인삼같이 쌉싸래한 것이 건강한 한 뿌릴세.”
“땅콩새싹 튀김 처음 먹어보는데, 맥주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게 땅콩새싹 스무디인가요? 너무 맛있는데... 우리 동네에서도 팔면 좋겠어요.”
땅콩새싹을 먹어본 맛 평가로 제각각이다.
에코11은 도시농업을 통해 선순환 도시생태계 조성을 지향하는 사회적기업. 텃밭 조성과 운영은 물론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진로탐색체험프로그램 운영과 수확물 판매까지 다양한 도시농업 연계사업을 펼치고 있다.
텃밭,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통로 되길
에코11은 2012년 도시농업에 관심 있는 11인이 모여 설립한 사회적기업으로 ‘흙’을 통해 다양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에코11은 1가정 1텃밭, 1학교 1텃밭, 1기관 1텃밭 보급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에코11 백혜숙 대표는 “텃밭을 통해 좀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에서 텃밭 보급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며 “청계천로에 위치한 세운상가와 가락동 가락몰 옥상정원에 위치한 ‘세운 웃는 텃밭’, ‘가락 웃는 텃밭’도 이런 활동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사회적기업 에코11은 도시농업을 통해 청소년들의 진로체험은 물론 일자리창출에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꿈생산학교를 통한 진로탐색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체험학습 프로그램과 관계된 다양한 일자리도 창출, 전문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성인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진로체험 강사, 텃밭 해설사 등은 도시농업관련 대표적 일자리 창출 분야. 또한, 도시농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도시농업강사도 교육과정을 운영, 프로그램 참여 후 왕성한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텃밭 통한 청소년 진로체험활동의 장
‘꿈생산학교’는 에코11이 진행하는 대표 진로탐색 체험프로그램. 이론 수업에서부터 식물모종심기, 활동지 작성, 견학활동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 도시농업문화 기획자, 텃밭 디자이너, 퇴비 전문가, 도시농업 관리사, 식물 의사 등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탐구까지 할 수 있어 학부모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20명 이상 단체수업을 진행하며, 10명 내외의 소규모 프로그램과 집중탐색 프로그램은 별도 신청을 통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비는 5000원~1만원이다.
백 대표는 “최근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체험활동은 아두이노를 이용한 수분센서”라며 “텃밭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의 경우 ‘언제 물을 줘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데, 아두이노를 이용해 만든 수분센서를 사용하면 흙 속에 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학생들이 매우 흥미로워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학교 방문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요즘 핫이슈인 4차 산업과 농생명 융합 프로그램인 ‘그린메이커’도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세운전자상가에서 진행한다.
땅콩새싹으로 연 도농상생
최근 에코11이 관심을 갖고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은 ‘땅콩새싹’. 콩나물처럼 땅콩에 새싹을 틔운 것으로 땅콩새싹의 뛰어난 효능은 이미 많은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콩나물 8배의 아스파라긴산과 홍삼보다 6배 많은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으며 포도주에 많은 라즈베라트도 다량 함유,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땅콩새싹은 에코11이 지향하는 바와도 잘 부합된다.
“땅콩새싹은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대표 도시농업 식품이자 4계절 꾸준한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또, 콩을 나물로 길러먹는 세계 유일의 우리 전통을 이어가는 식품인 동시에 고부가가치 식품이기도 하죠.”
백 대표의 설명이다.
매주 토요일(오전11시부터 오후4시) 세운전자상가 옥상에 가면 땅콩새싹으로 만든 차, 튀김, 땅콩새싹비빔밥 등의 다양한 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다. 또, 현장에서 땅콩새싹 구입도 가능하며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구매도 가능하다.
에코11 백혜숙 대표 MINI INTERVIEW
1. 다양한 청소년 진로체험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텃밭’이 학생들에게 주는 영향은 어떤 것일까요?
-학생들에게 텃밭의 의미는 인성과 창의성을 발전시키는 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쿨팜(학교텃밭 프로그램)을 꾸준히 학교에 보급하고 있으며, 학교폭력대처프로그램으로도 활용되고 있죠. 양방향 상호작용과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한 것이 바로 텃밭의 장점입니다. 작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며 내가 성장하는 것도 느낄 수 있고, 에코11에서 진행하는 커피찌꺼기 퇴비 등을 통해 자원의 순환, 환경의식까지 심어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2. 2012년부터 도시농업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나 변화를 실감하나요?
3년이 지나면서부터 절실히 느낍니다. 특히 우리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커피찌꺼기 퇴비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단체가 많아요. 2012년 커피퇴비제조용 미생물을 개발·보급하고 있는데, 처음으로 도시농업과 커피퇴비를 연계한 사회적기업이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3. 앞으로의 바람이나 목표가 있다면?
텃밭의 빠른 활성화를 위해 도시농업센터를 총괄하는 도시농업 중간지원기구가 절실합니다. 작은 텃밭을 지원하기 위해 곳곳에 도시농업 중간지원기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텃밭은 나눔 문화의 대표 공간입니다. 텃밭을 통해 나눔 문화가 확산되고 일자리, 자원 절약, 환경 보호 등 사회적 선순환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에코11의 바람이자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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