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의 원서접수기간이다. 김천고등학교와 경북외국어고등학교는 경북서부를 생활권으로하는 대표하는 명문 고등학교다. 자연히 학부모들의 관심은 이들에 집중되어있다. 이에 구미 영어학원 이형규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았다.
김천고는 고종의 상궁출신인 송설당 여사가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문계고등학교이다. 김천고등학교의 역사가 곧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이 학교의 장점은 사회 각 계층에 흩어져있는 동문들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각종 지도층에 많은 동문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학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학교라고도 볼 수 있다.
김천고등학교는 자율형 사립고로 선정된 학교 중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은 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최근 들어 위세를 자랑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서울대학교를 가장 많이 보낸(2017년 8명) 전국의 고등학교 중에 상위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로 입시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수시모집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확대 추세에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성적뿐만 아니라 동아리활동이나 봉사활동 등 비교과활동에도 높은 가중치를 주는 전형이다. 따라서 아이들의 창의적인 사고와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학교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천고등학교는 학생부종합전형에 특화되었다고 자부할 만큼 전문화되어있다. 이는 자율적인 교육과 3학기제 운영, 독서프로그램의 활성화와 자기주도적 교육 환경의 성공을 그 요인을 뽑는다. 특히 최근 실시된 8개의 전국 독서토론경연대회 중 4개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기숙사가 완공되어 전교생이 기숙사생활을 할 수 있는 등, 앞으로도 더 강화된 집중된 창의 활동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년간에 1천만원이 넘는 학비는 부담스러운 부분인데 학교는 다양한 장학금이 제공됨으로 어느 정도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금오산 끝자락에 위치한 경북외국어고등학교는 몇 년전까지 ‘외고의 황금기’를 누렸었다. 특히 외고임에도 불구하고 공립이었기 때문에 타 특목고보다는 저렴한 학비가 장점이었다. 따라서 경북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이 경북외고로 몰리는 효과가 있었다. 또한 학교는 전통적으로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중시하여 ‘경북외고출신아이들은 착하다’ 라는 인식을 널리 퍼지게 하는데도 기여하였다.
그러나, 특목고들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여론이 형성된 이후, 현재는 영어내신 점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과목의 성적은 낮지만 영어만 잘하는 학생을 선발할 위험성이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학교 교과과정 운영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공립외고로서 정부의 교육정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이기 때문에 정부의 시책에 반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경북외고는 2017년 기준 4명을 서울대학교에 보낼 정도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아무래도 전교생들이 기숙사에 머물면서 90개가 넘는 동아리활동을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이끌어낸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문계로 목적이 된 학교이기 때문에 자연계열로 진학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김천고와 경북외고의 가장 큰 단점은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서 같은 환경에 놓여 있다 보니 좋은 내신 성적을 따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비단 이들 고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위권학생들이 몰리는 고등학교는 모두 공통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학교에 진학하는 부모와 학생들이 염두에 둘 점은 사교육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주말에 몇 시간 동안 집에 갈수 있도록 허용되는 외출 시간을 이용하여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 학생들도 있지만 시간의 제약으로 인하여 효과는 크지 않다. 물론, 학교에서는 다양한 학업성취프로그램을 가동하기 때문에 사교육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모든 학생이 학교가 제공하는 것에 만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학교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입학전까지 최대한 실력을 끌어올려놓는 것’ 뿐 일 것이다.
2018년에는 김천고와 경북외고에게는 변화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의 우선선발권을 폐지하겠다는 정부방침이 있기 때문이다. 즉, 일반고와 같은 날에 입시 일정을 치른다는 것인데 우수한 학생들이 내신을 따기 쉬운 일반고로 대거 전환할 가능성도 많다. 대구 수성구의 경신고는 올해 자사고를 반납하고 일반고로 돌아섰다.
김성자 리포터 sakga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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