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 폐막식을 끝으로 ‘제7회 고양스마트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에는 총 202편의 출품작 중 30여 편이 본선에 오른 가운데 박현철 감독(35세)의 ‘개들의 침묵’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개들의 침묵'은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던 날 만난 아버지와 의경 아들에게 찾아온 비극적 순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설국열차’ ‘마더’의 조감독에서 ‘개들의 침묵’으로 감독 데뷔
탄탄한 스토리와 영상미로 모든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끌어낸 박현철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마더’ ‘설국열차’ 등의 조감독을 거쳐 단편영화 ‘개들의 침묵’으로 데뷔했다. ‘개들의 침묵’은 JTBC2의 차세대 영화감독들의 ‘색다른 영화제’, 깐느 베를린 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영화제를 통해 처음 상영되는 작품), 제34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한국경쟁 1' 섹션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박 감독은 지난해 말 장편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서울 광화문에 머무르는 동안 시위현장을 보면서 ‘개들의 침묵’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지금껏 많은 시위가 있었지만 정권이나 특권층은 변하지 않잖아요. 잘못은 그들이 했는데 왜 시민들끼리 양분되어 시위를 거듭해야만 하는지 ‘개들의 침묵’은 그런 의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사회적 이슈에 관심 놓지 않는 감독 되고 싶어~
소통 없이 살아가던 부자가 만난 진한 소통의 순간을 20분이란 짧은 시간에 담담하게 그린 이 작품으로 박 감독은 차세대 영화계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부모의 반대에도 혈혈단신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해 영화인의 꿈을 키운 지 14년 만에 이룬 성과다. 지난 4월 열린 고향 부산에서 열린 제34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에서 한국경쟁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을 때 아버지로부터 ‘고생 많았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가슴이 찡했다는 박 감독. “무엇보다 장남이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반대가 심했던 아버지께 이제 조금 인정을 받게 된 것 같아서 기쁩니다.” 앞으로 유명한 감독보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 감독이 되고 싶다는 박 감독은 차기작으로 재개발에 놓인 동네를 지키려는 부녀가 겪는 에피소드를 담은 장편영화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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