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수학학원의 원장으로서 수업과 운영을 병행하지만, 필자는 주로 재수생들을 지도하던 강사였다. 재도전하는 학생들의 담임으로 1년 동안 수학을 가르치며 생활관리와 학습관리, 일정관리 등에 대한 상담과 입시 준비를 도와주었다.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소리가 “선생님. 수학은 끝까지 자기 힘으로 풀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저는 해설은 잘 안 보는데요...” 라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답을 맞춰본 다음 답이 맞았으면 그 문제는 넘어가고 답이 틀렸으면 다시 한 번 풀어본 다음에 다시 확인해서 그 때에도 답이 틀렸을 경우에만 해설을 보고 공부한다. 자기가 풀어서 답이 맞은 경우에는 해설을 볼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 때마다 속으로 혼자서 생각한다. “어떻게 해설을 안 볼 수 있지? 답이 맞으면 과정도 맞았다고 말할 수 있나? 혹시 자신의 풀이가 틀렸는데 우연히 답만 맞은 건 아닌지, 자신의 풀이가 틀리지는 않아도 더 좋은 풀이나 접근 방법이 없는지 궁금하지 않을까? 해설의 접근 방법은 어떤지, 나의 풀이와 비교해 보면 어떤 점이 더 좋고 어떤 점이 더 나쁜지 분석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한다.
원래 공부(study)라고 하는 것은 서로 다른 생각들을 비교하고 분석하며, 다음에 만나게 될 문제에 대한 예측까지를 공부라고 한다. 문제를 푸는 행위는 이러한 비교와 분석을 위한 준비단계에 불과하다. 문제는 풀었지만 분석하지 않았다면 공부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풀이와 해설의 풀이, 친구의 생각과 선생님의 접근방법 등 여러 발상을 비교하고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공부인데 단순히 답이 맞았다고 이 과정을 생략하는 학생을 만나면 안타깝다는 생각과 함께 오만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자신의 풀이 보다 더 좋은 풀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가? 다양한 발상을 배우려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현명한 사람은 세 살짜리 어린애한테서도 배운다던데 하물며 자신이 어려워하는 수학을 공부하면서 다른 생각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않는다니...’
수학 뿐 아니라 모든 공부를 할 때에는 반드시 해설을 참고해야 한다. 고민의 과정 없이 해설에 의존하라는 것이 아니라 비교, 분석, 예측의 도구인 해설을 잘 활용해야 수학 실력이 늘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분 잊지 마시라. 자신이 풀어서 틀린 문제만 해설을 보는 게 아니라 맞힌 문제도 해설을 봐야한다. 자신이 푼 모든 문제에 대해 해설을 보고 분석해야한다. 그것이 효율적인 공부인 것이다.
이기성 원장
기성쌤수학학원
문의 031-403-7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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