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킨텍스 앞 대화동 골목길에 작은 빵집이 문을 열었다. 여느 빵집보다 작은 규모에 화려한 쇼 케이스도 없이 소박하지만 유럽 전통 빵을 우리밀과 접목시킨 건강한 빵으로 입소문이 난 이곳은 ‘황금똥빵’. 이곳의 주인장은 33년간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자연생태 전문 사진작가이자 한겨레, 중앙일보, 문화일보 사진기자로 활동했던 김연수씨다.
2015년 미국에서 통밀 빵을 만난 후 ‘황금똥빵’ 구상
김연수 대표는 1985년도 일간지 사진기자로 입사해 업무 외 시간을 이용해 주로 야생동물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그렇게 도시와 자연을 오가며 사진기자로 자연생태 전문 사진작가로 살아오는 동안 김 대표는 『사라져가는 한국의 야생동물을 찾아서』(당대. 2003), 『바람의 눈: 한국의 맹금류와 매사냥』(수류산방. 2011), 『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에르디아. 2013) 등 7권의 저서를 내기도 했다. 그렇게 야생동물의 모습을 포착하기위해 위장막 안에서 몇날 며칠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던 김 대표가 은퇴 후 또 다른 느림의 미학 ‘슬로푸드’에 빠졌다. 유럽 전통 빵을 우리 밀과 접목시킨 ‘황금똥빵’이 바로 그것.
“2년 전에 문화일보 정년 앞두고 구석기 돌칼 아트로 유명한 선배를 만나러 미국에 갔었어요. 보름 정도 선배 집에서 머물렀을 때 아침 점심으로 빵을 주는데 구수한 맛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물었더니 선배가 이 빵을 3일만 먹으면 황금 똥을 눈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건강에 좋다는 말이겠거니 했는데 실제 삼일 째 되던 날 직접 체험을 하니까 놀라웠죠.“ 돌칼을 배우러 갔던 미국 방문길에 김 대표는 통밀 빵 제조법도 함께 배우고 돌아왔다.
통밀을 직접 갈아 깨끗한 물과 효모, 약간의 소금으로 반죽하고 숙성해 구운 빵은 맛도 담백하고 구수하지만 숙변을 제거하고, 장을 깨끗하게 해주는 효과가 탁월하다. 실제 그의 선배는 20여 년 전 텍사스의 한 병원에서 당뇨, 혈압, 고지혈증, 대장암 판정을 받고 오래 살기 힘드니 공기 좋은 곳에서 지내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한다. “워낙 탐구정신이 강한 분이라 공기 좋은 시애틀 외곽에 자리를 잡은 후 스스로 각종 고서의 의학서를 파고들었다고 해요. 그때 발효식품과 통밀 빵으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동양 의학서에 근거해 콩과 통밀을 주식으로 암과 당뇨를 극복한 선배의 경험담에 김 대표는 한국에서 건강한 통밀 빵을 보급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무 첨가제, 무 방부제, 무 버터, 무설탕 등 4무(無) 통밀 빵
한국으로 돌아온 김 대표가 1년 가까이 연구 끝에 만들어낸 것이 ‘황금똥빵’이다. 그리고 올해 초, 고등학교 동창이자 인생지기인 이용희씨와 함께 순 우리통밀 '황금똥빵' 공동 대표로 새로운 인생2막을 시작했다.
“황금똥빵이란 이름이 재미있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빵 이름에 ‘똥’이라니? 하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배설을 잘해야 건강하잖아요. 그래서 빵 이름과 브랜드를 황금똥빵으로 정하게 됐죠"라는 김연수 대표. 김 대표는 통밀은 인류가 농사를 시작하면서 세계 인구의 2/3가 밀을 주식으로 사용해 왔다고 한다. 덧붙여 "현대에 와서 성인병과 대장암 같은 암에 걸리고 아토피로 고생하는 것은 채식보다는 육식을 선호하고 곡물 또한 전통방식을 거부하고 대량 생산한 밀을 기계로 제분, 장기간 보관하면서 면과 빵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황금똥빵은 껍질을 정제한 흰 밀가루와 달리 섬유질이 풍부한 밀의 눈이 100% 살아있는 통밀과 물, 소금, 효모만 넣고 만든 슬로푸드다. 유해성분이 생성되기 전에 바로 반죽, 숙성, 발효과정을 거쳐 탄생한 황금똥빵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3대 영양소를 고루 갖추어 기초 대사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하고 포만감을 주며 약간은 거칠게 제분한 밀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복부비만을 방지하는데도 효과가 있다.
딱 할 수 있는 만큼만, 돈보다 건강한 먹거리를 만든다는 데 보람 느껴
“탄수화물이 성인병 및 비만을 유발하기 때문에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죠. 문제는 이를 자연 그대로 먹지 않고 흰 쌀밥이나 가공 밀 등 정제 과정을 거치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겁니다.” 황금똥빵은 이런 정제과정을 거치지 않은 착한 탄수화물 공급원으로 일산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택배 주문해 먹는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욕심 부리지 않고 매일매일 딱 할 수 있는 만큼만 빵을 만든다. “가게 문을 열 때 절대 비싸게 받지 말자, 돈을 탐하지 말자라는 두 가지 원칙을 세웠어요. 이 나이에 뭐 떼돈을 벌겠다고 하겠어요. 건강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도록 하자는 것이 친구와 저의 뜻이지요. 감사하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황금똥빵의 효과를 인정해 주시고 찾아주시니 친구와 제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로 이 정도면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김 대표는 비즈니스 차원이 아니라 건강 차원에서 황금똥빵이 사랑받고, 꼭 황금똥빵이 아니더라고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풍토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한다. 동그란 황금똥빵 외에 납작하고 속이 비어 있어 샌드위치처럼 야채 등을 넣어 먹을 수 있는 황금피타빵도 있다. 매장 위치는 일산서구 호수로 838번길 52-2, 택배로도 주문 가능하다. http://cafe.daum.net/goldDbread, 031-923-1040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