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5주년 된 ‘고양 무지개리틀야구단’]

다문화 야구 선수단 ‘꽃을 피우다!’

지역내일 2017-09-14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어른 스무명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한다. 핵가족시대 경쟁사회 속에서는 동화책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지만 말이다. 여기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마음 넉넉한 어른들과, 그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예쁘게 자라는 어린이들이 있다. 고양 무지개리틀야구단이 바로 그 주인공. 지난 주말 야구 연습이 한창인 고양 다이노스야구장을 찾아가 보았다. 



다문화, 새터민 자녀들 ‘야구선수가 되다‘

”쭤 더 하오!“ ”요쿠 야따!“ ”람 똣 람!“  야구장 한 켠 관중석에서 무지개 빛깔만큼 다양한 언어로 응원의 함성이 쏟아진다. 부모들의 열띤 격려에 신이 난 아이들은 야구 배트를 더 힘껏 휘두른다. 늦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주말.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힐 만큼 더운 날씨지만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하다. ”야구처럼 재미난 것을 하면 더운 것쯤은 잊어버리게 되요!“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안서준군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다. 서준이와 함께 무지개리틀야구단에서 선수로 뛰고 있는 20여명의 친구들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인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라는 점. 중국, 일본, 러시아, 베트남, 필리핀 그리고 북에서 온 새터민까지 부모의 국적은 다양하지만 자녀를 예쁘고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한결같다.


전현직 야구선수, 감독들 ‘열정을 쏟다’

고양 무지개리틀야구단은 지난 2012년 야구 해설가로 유명한 허구연씨가 다문화와 새터민 가정의 초등생을 위해 창단한 유소년 야구단이다. 아이들은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는 전 현직 야구 감독과 야구선수들로부터 몇 년 째 야구의 정석을 배우고 있다. 훈련은 격주 토요일 고양 다이노스야구장에서 열리는데 자원봉사자 대부분이 서울에서 아이들 훈련을 위해 이곳을 찾아온다. 자원봉사자들의 뜨거운 열정 덕분인지 아이들의 호응은 점점 높아만 갔고 벌써 횟수로만 5년째 야구단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선수로 뛰고 있는 아이들은 약 20여명. 훈련 참석률도 매번 90%를 육박한다. 무지개리틀야구단의 박용진 감독은 ”야구 실력도 실력이지만 아이들이 야구를 통해 협력과 양보, 스포츠맨십 등을 배워가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라고 말한다. 오랜 시절 프로야구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이론가로서, 해설가로서 쌓아온 모든 경험을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나눠 주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아이들은 미래의 꿈나무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야구를 통해 ‘꿈을 키우다’

아이들의 훈련은 여느 운동과 마찬가지로 운동장 달리기로부터 시작한다. ”달리기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더운 날씨지만 모두 바른 자세로 달리도록 노력하세요!“ 박감독의 지시에 아이들이 느슨했던 자세를 바로 고쳐 잡는다. 뜨거운 햇살에 투정을 부릴 법도 할 나이인데 아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지도에 열심히 귀를 기울인다. 고학년과 저학년을 나눠 보다 체계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때는 자원봉사자와 어린이들의 친밀감과 호흡이 더욱 눈에 띤다. ”처음에는 당연히 쉽지 않았죠. 운동장을 마구 뛰어 다니고 정신없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선수로서 틀이 점점 잡혀가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시합의 룰은 물론 크고 작은 규율을 배우고 익히면서 좋은 스포츠인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지요.“ 김성봉 부단장과 박용진 감독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 지난해부터 무지개리틀야구단에서 활동 중인 초등 4학년 왕지린, 왕지화 자매는 팀내 유일한 여자 야구 선수로서 누구보다도 훈련에 열심이다. ”야구 보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렇게 훌륭한 감독님들한테 배울 수 있게 되어 너무 기뻐요. 일주일 내내 이날을 기다리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5학년 조진규군은 ”공격도 재밌지만 수비 포지션일 때 친구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 참 좋아요“라며 야구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4년째 선수로 활동 중인 전성섭군은 ”예전에는 야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곳에서 배우게 되면서 야구가 너무 좋아졌어요. 앞으로 코치님들한테 많이 배워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어른들의 지지가 ‘아이를 성장시키다’

무지개리틀야구단은 지난해 말 베트남 어린이들과 친선 경기를 하는 한편 올 여름에는 강원도 횡성 어린이 야구단과 경기를 치렀다. 비록 경기에서 좋은 점수를 내지는 못했지만 경기를 통해 아이들이 한 뼘 성장한 것만은 분명하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야구를 통해 자신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 것입니다. 승패를 통해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갖게 되고, 꾸준한 연습을 통해 팀워크 정신도 깨닫고. 그것이 바로 스포츠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다섯 살이 된 무지개리틀야구단의 앞날이 기대된다.


김유경리포터 moraga2012@gma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