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학습코치가 된 엄마들의 이야기 ‘꿈틀샘’]

아이들과 함께 내 꿈도 키워나가요~

지역내일 2017-09-14

평범한 주부였던 엄마들이 진로를 지도하는 교사로 거듭났다. 3년째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꿈틀샘’은 아이들의 재능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아주고 꿈에 구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모임이다. ‘진로학습코치’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꿈틀샘’의 꿈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보았다.   



평범한 엄마들, 진로학습코칭교사가 되다!
‘꿈틀샘’은 지난 2015년, 강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로학습코칭교육을 배운 여성들 중 뜻있는 몇몇이 만든 모임이다. 평범한 주부로 지내면서 자녀를 더 잘 키우고 싶다는 욕심으로 받은 교육은 스스로도 느끼지 못했던 열정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200여 시간의 수업이 채 마무리가 되기도 전, 안한경(47세) 팀장의 제안으로 수업을 받은 25명 중 십여 명의 인원이 마음을 모았고 현재 7명이 남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꿈틀샘’의 안한경 팀장은 “진로코칭교육은 면접을 통과한 사람만 받을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이 ‘꿈틀샘’을 함께 만들었다”며 “교육을 받다보니 내 자녀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져 교육이 끝나기 전에 급하게 제안서를 제출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엄마들이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재능과 적성 찾아주며 뿌듯함 느껴
교육수료 후 정식으로 ‘진로학습코치’가 된 이들은 지역의 학교와 도서관, 복지관 등의 장소에서 진로학습코칭 프로그램을 실시해 많은 아이들의 숨겨진 재능을 찾아주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고 있다.
강희녀(44세) 진로학습코치는 “한두 시간의 강의를 위해 몇날 며칠 계획서를 짜고 프로그램을 위한 자료를 준비한다”며 “때로 한계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즐거워할 때면 뿌듯한 마음이 먼저 든다”고 전했다.
2015년도에 지역의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개한 직업으로는 조향사, 기자, 성우, 푸드스타일리스트, 티소믈리에 등이다. 이렇게 좋은 내용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꿈틀샘’ 교사들의 이전 직업이 다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향사나 티소믈리에 등은 전문가에게 직접 배워 와서 소개하기도 했다.
등빛도서관에서 5주간 진행한 ‘어린이진로비전캠프’에서는 ‘자기브랜드 메이킹’을 비롯해 홀랜드 간이검사, MBTI 성격유형검사, 직업의 장단점 파악, 미래유망직업과 이색 직업체험, 진로비전 로드맵 작성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명탐정 셜록 따라잡기’라는 이름으로 2016년에 진행한 과학 수사 관련 이색 직업 체험에서는 유전자감식연구원, 거짓말탐지조사관, 몽타주제작자, 지문감식관 등 흔히 볼 수 없는 직업을 소해해 호응을 이끌었다.
2016년도부터는 방향을 바꿔 전문직업인을 초빙해 사회적 기업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이후 열게 된 지역 중학교의 진로캠프에서는 사회적 기업인 ‘케어유’와 함께 사회적 기업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과 진로를 함께 가르쳤다. 많은 이들에게 이로움을 주는 직업에 대해 학생들이 낯설어하면서도 큰 관심을 가져주었다. 특히 스마트폰을 활용한 ‘치매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치매예방교육을 실시하게 된 프로그램은 세대를 아우르고 어르신과 아이들을 가까이 이어주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는 ‘꿈틀샘’ 단독으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강사의 꿈을 가진 아이들을 힘껏 도울 계획이다.
안한경 팀장은 “진로캠프는 나를 알아가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라며 “초등학교 때부터 차근차근 짚어주면 적극적으로 인생에 대해 설계를 하고 꿈을 꾸게 된다. 또한 부모들도 내 아이의 성향을 알고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 만족감이 크다”고 전했다. 



활동한지 3년, 내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함께 깊어져
열정을 품고 달려온 지난 시간들은 교사들을 한껏 성장시켰다. 내 아이만 잘 키우면 되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인 가족들이 이제는 아내를, 엄마를 자랑스러워한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드러나는 성과와 보람도 크다. 무엇보다 이들은 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길 원하고 있다.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면서 자신들 역시 새로운 꿈을 꾸게 된 것이다.
안한경 팀장은 “앞으로 진로학습코치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을 만들어 많은 강사를 배출시키고 싶다”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 다 같이 우리아이들을 잘 키웠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한경 진로학습코치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많았었어요.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할 무렵부터 아동심리교육이라든가 다양한 부모교육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어 진로학습코칭교육을 신청하게 됐답니다. 교육을 받다보니 자녀의 성향에 대해 잘 알게 되었고 나중에는 주변의 아이들도 보이기 시작했죠. 이 일을 하면서 저 역시 꿈을 꾸게 되었네요. 

강희녀 진로학습코치
이전에 학습관련 일을 했기 때문에 진로학습코칭분야로 진출하기가 쉬운 편이었어요. 강의를 준비하다보면 가끔씩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이 있는데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어서 강사 역시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실감하게 되지요. 앞으로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르신들과 재취업자들을 대상으로도 교육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김계선 진로학습코치
결혼하기 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었어요. 그러다 같은 학교 학부모인 안한경 팀장의 제안을 받고 2016년부터 진로학습코치로 일하게 됐지요. 강의를 준비하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4학년과 6학년인 남매를 키우고 있는데요. 잔소리만 하던 엄마가 강사가 되어 친구들을 가르치니 은근히 자랑스러워하네요.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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