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컴퓨터 작업을 주로 하는 김모씨는 어느 날부터 마우스 작업을 할 때마다 4번째, 5번째 손가락이 저리기 시작했다. 팔꿈치를 굽힌 채 팔을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증상이 심해졌고, 팔꿈치를 펴고 휴식을 취하면 완화됐다. 컴퓨터 작업 중 지속되는 손가락 저림 때문에 병원에 방문한 김 씨는 ‘팔꿈치터널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어떤 병이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팔꿈치의 반복적인 굴곡운동이나 직접적인 압박으로 나타나
팔꿈치터널증후군이란 목에서부터 내려오는 척골신경이 팔꿈치터널에서 눌리면서 팔꿈치 통증 및 전완부와 4번째 ,5번째 손가락의 저림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팔꿈치터널은 팔꿈치의 주두(olecranon)와 내측상과(medial epicondyle) 사이 움푹 들어간 부위를 말한다. 이 부위에 문제가 발생하면 척골신경이 눌리게 된다. (재)일산자생한방병원 양기영 원장은 “팔꿈치터널증후군은 별다른 이유 없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팔꿈치의 반복적인 굴곡 운동이나 직접적인 압박으로 의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은 팔에서 신경이 눌려서 나타나는 질환 중 손목터널증후군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질환으로 증상이 손가락에 주로 나타나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로 첫 번째부터 세 번째 손가락에 저림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의 차이로 두 질환을 구분한다.
증상, 엑스레이, 근전도 검사로 진단
팔꿈치터널증후군의 진단에 있어서 임상 증상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흔한 증상은 5번째, 4번째 손가락의 손바닥 쪽과 손등 쪽에 저림 및 감각저하다. 손가락을 굽히거나 벌리고 피는데 근력 약화도 나타날 수 있다. 심해지면 손가락 주변 근육의 위축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는 엄지와 다른 손가락을 이용하여 물건을 집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근육의 위축은 손목터널증후군보다 팔꿈치터널증후군에서 4배 이상 흔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증상 확인 외에도 엑스레이 및 근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된다. 특히 ‘팔꿈치터널증후군 증상 유발 검사’는 시행 방법이 어렵지 않아서 스스로 질환을 판단하는데 참고가 될 수 있다.
팔꿈치터널증후군 자가 진단 방법
1. 팔꿈치터널 부위를 두드렸을 때 척골신경의 주행경로를 따라 나타나는 저림 (티넬 징후)
2. 1분간 팔꿈치터널을 눌렀을 때 척골신경의 주행경로를 따라 나타나는 저림
<척골신경 주행경로를 따라 나타나는 저림 발생 위치>
위 방법은 어디까지나 질환을 스스로 예측하는 방법이므로 한계가 있다.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의 진찰과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어떻게 치료하고 예방할 것인가?
경미한 증상 혹은 간헐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보존적 치료를 우선 고려해볼 수 있다. 보존적 치료는 주관절의 굴곡을 막기 위한 부목고정, 소염 진통주사, 물리치료 등이 있다.
한방에서는 침 치료와 약침, 봉침주사, 한약 치료 등을 병행한다. 침 치료, 약침, 봉침주사로 신경 부위에 나타나는 염증 및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관절 한약으로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치료를 한다. 만약 환자에게서 근력약화가 나타나거나, 3-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의 치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일상생활 중에 척골신경이 압박되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 원장은 “장시간 동안 팔꿈치를 구부리고 컴퓨터 작업, 스마트폰 사용, 독서 등을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손가락, 손목, 팔꿈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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