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내동 퓨전 한정식, ‘키친두레’]

17년 요리 노하우가 깃들인 정갈한 한 상

이경화 리포터 2017-09-04

나이가 들면서 가장 좋은 것은 화려한 겉모습에 휘둘리지 않고 소박함에 깃든 가치를 알아챌 수 있다는 것이다. 음식도 마찬가지. 입에 착 붙는 맛이 아닌 건강하고 깊은 맛의 소중함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가짓수가 아닌 정갈한 맛으로 음식점을 선택하게 된다.
얼마 전 수내동에 문을 연 퓨전 한식당 ‘키친두레’의 음식은 이런 음식점 선정 기준을 만족시켜주는 곳이다. 오랜 세월 요리 선생님으로 지내며 완성된 깊은 손맛으로 차려진 정갈한 음식이 기분 좋은 포만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분당 요리 선생님의 새로운 도전
분당에서 17년이 넘는 세월동안 요리 선생님으로 요리를 가르쳐온 김정희 대표. 원하는 요리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물론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주는 수업이 입소문이 나면서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수업을 잡기 힘들 정도였다. 더욱이 매일 다르게 준비해 판매하는 새우장, LA갈비, 햄버거 스테이크 등은 가족들에게 맛좋고 건강한 한 끼를 선사하려는 주부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최고의 선택이 되어 왔다.
이렇듯 요리 선생님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왔던 김 대표의 퓨전 한정식집 오픈 소식은 의외였다. 굳이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아도 분당에서 음식으로는 충분히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분당에서 가장 정성껏 음식을 만드는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는 것이 오래도록 간직해온 꿈이었어요. 물론 요리 수업을 하는 것도 보람이 있지만 제가 만든 음식을 드시고 행복해 하시는 분들을 직접 만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니까요”라고 멋쩍게 웃으며 새롭게 음식점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정성어린 맛이 일품인 ‘엄마의 밥상’
‘키친두레’ 밥상은 ‘엄마의 밥상’과 닮았다. 물론 기억 속 엄마의 밥상과 비교하면 멋스러운 그릇과 플레이팅이 훨씬 세련됐지만 소박한 상차림에서 전해지는 정갈한 맛은 엄마의 손맛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찹쌀, 흑미, 밥, 대추, 은행, 잣, 콩, 팥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연잎에 싸 정성으로 쪄낸 연잎 밥과 강원도 태백산 곤드레 특유의 향으로 입맛을 돋우는 곤드레 밥에는 밥 하나에도 정성을 다했던 엄마의 밥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정성이 깃들어있다.
은은한 연잎과 곤드레 향이 배어있는 건강한 밥과 부드러운 소고기와 쫀득한 떡 맛이 일품인 떡갈비, 특제 소스와 튀긴 가지의 식감이 어우러져 최고의 가지 맛을 선보이는 어향가지와 조물조물 무쳐낸 제철 나물, 젓갈과 장아찌 등 각기 반찬이 가진 맛과 그것들의 밸런스를 고려한 ‘오늘의 밥상’은 기분 좋은 한 상을 완성한다. 무엇보다 오랜 요리 경력으로 알게 된 노하우는 화학조미료로는 따라할 수 없는 깊은 맛을 낸다. 번거로운 손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과일과 채소가 가진 자연의 맛으로 감칠맛을 내는 3년 숙성된 어간장(멸치액젓)과 직접 만든 맛 간장으로 조리하는 요리에는 좋은 것만 먹이려는 엄마의 마음이 그대로 들어 있다.



특별한 날을 위한 주문 요리도 가능해
이곳의 메뉴는 오늘의 밥상과 ‘어향가지 덮밥’, 일일 한정 판매되는 ‘햄버거 스테이크’,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가 일품인 ‘닭개장’과 ‘불고기’ 등으로 제한되어 있다. 철에 따라 제철 재료를 사용한 메뉴들이 추가되기는 하지만 소박한 메뉴 수에 대한 아쉬움은 생길 수밖에는 없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사전 예약으로 말끔히 해결할 수 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모임의 성격에 맞는 김 대표의 요리들로 특별한 맞춤 상차림이 준비되기 때문이다.위치 분당구 내정로 129번길 2


문의 031-713-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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