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는 평가원 수능 모의평가와 수시지원이 이어진다. 안양지역 학생의 주된 수시 전형별 지원 유형은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이 높은 분포를 보이는 가운데 상위권 학생들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다수 지원하며, 중위권 학생들은 적성전형에 일부 지원하는 추세다. 이 시기 고3의 최대 고민은 수시 6장의 카드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하는 것.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있는 고3을 위해 안양지역 고교 입시전문가들에게 수시지원 합격 전략을 들어보았다.
도움말 군포고등학교 김석찬 교사, 백영고등학교 장수현 교사, 부흥고 정주현 교사
상향, 소신, 안정, 하향 지원, 개인의 상황과 위치에 따라 분배할 것
장수현 교사(백영고등학교)
수시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나친 욕심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수시는 로또가 아니다. 6월 모의 평가 기준으로 합격 가능 대학을 확인하고 그 대학을 기준으로 합격 후 등록하고 다닐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 특히, 수능 이전에 전형이 있는 대학의 경우 추가합격을 하더라도 정시전형에 응시할 수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반수생 및 대학 재학생 등 상위권 학생 증가로 인해 실제 수능에서는 최상위권 재학생을 제외하면 대체로 과목별로 1~2등급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평소 자신의 등급을 유지하면 잘한 것이다. 따라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반드시 확인하고 그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곳에 지원해야 한다. 경쟁률은 높지만 실제 수능 이후에 많게는 절반의 지원자가 기준을 만족 못하는 대학, 학과도 있다. 또한 학과별로 수시 합격선이 다르므로, 전년도 경쟁률과 수시 합격 점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시 6개의 카드를 어떻게 쓸까에 대해서는 상향, 소신, 안정, 하향 지원을 개인의 상황과 위치에 따라 분배할 것을 권한다. 정시로 합격 가능성이 낮으나 꼭 가고 싶은 대학으로 1개 상향 지원, 현재 성적으로 합격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정시 합격은 어려워 적극 지원해야 할 대학 3~4개 소신지원, 현재 수능 성적으로 합격 가능성이 있는 대학 중 합격하면 등록하고 다닐 대학 1~2개 안정지원 할 것을 권한다. 한편 수능에 대한 부담이 크고 재수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 하향 지원을 1개 정도 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등급대별로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1점대 초반 내신과 1점대 초반 수능, 비교과영역에 대한 기록이 우수할 경우, 서울 상위권 대학의 학종과 학생부교과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또 1점대 초반 내신에 1점대 중후반 수능, 비교과 영역 기록이 평범하다면 성대와 한양대까지 학생부교과 전형에 지원해 볼만하다. 1점대 중후반~2점대 중반 내신, 2점대 수능, 비교과가 우수할 경우, 서울 중위권 대학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논술전형에 지원해 볼 수 있다. 2점대 내신, 3점대 수능, 비교과 기록이 우수한 학생은 서울 하위권, 경기권 대학 학생부 종합 전형에 지원해 볼 것을 권한다. 2~3점대 초반 내신에 국어·사회(인문)·수학·과학(자연)에 자신 있는 경우 논술 전형에 지원해 볼만하다. 내신이 3점대 후반에서 4점대의 중위권 학생이라면 적성고사 전형에 지원하는 것도 합격확률을 높일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나에게 유리한 학생부교과전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아야”
김석찬 교사(군포고등학교)
내신 4~6등급,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수시는 자기 성적에 비해서 높은 대학에 갈 수 있는 기회다. 때문에 자신의 내신 성적에 비해 조금 높은 수준의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반면 2~4등급 대 학생들은 경쟁률이 높은 학종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학생부교과전형을 적극적으로 찾아볼 필요가 있다.
서울의 대부분 학생부교과전형은 1등급 또는 2등급 초반의 학생들이 지원한다. 하지만 4등급 이하 학생들도 전형 방법을 잘 살펴서 지원한다면 합격할 가능성이 있다. 먼저 자신이 원서를 쓸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어떤 게 있는지 찾아보자. 실제 지난해 고3 담임을 하면서 문과 내신 6등급의 학생을 서울의 대학에 합격시킨 사례가 있다. 다른 학생에게는 없는 이 학생만이 유리한 전형을 찾아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노력이 없었다면 이 학생은 4년제 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논술전형에 지원하려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논술 전형은 경쟁률이 높고 대부분 상위권 대학의 논술전형에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혹시’ 하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복합적인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자신의 현재 위치에 가장 유리한 전형에 지원해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과 내신이 매우 좋지 않은 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과감하게 지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간혹 지원해도 합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미리 겁을 먹는 학생들과 마주할 때가 있다. 수시에서 안정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 안정지원으로 수시 합격한 학생들 중 상당수가 등록하지 않고 재수를 하거나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반수를 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안양 군포 지역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의대와 한의대, 카이스트 등의 높은 경쟁률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수능 실력에 비해 내신 등급이 월등히 높은 학생들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해 최종 실질 경쟁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자연계열 학생들의 경우 수시 6회 이외에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디지스트(대구경북과학기술원),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까지 네 개 대학에 추가로 지원할 수 있으며 사관학교 또한 모든 학생들에게 수시와 별도로 지원 기회가 주어진다. 군포고는 이처럼 다양한 전형을 적극 활용하여 8월 현재 2018학년도 대입에서 육군사관학교 2명, 공군사관학교 2명, 국군간호사관학교 1명 등 사관학교에 총 5명이 1단계 합격했다. 또한 부여에 위치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도 현재 5명이 국영수와 한국사 시험으로 선발하는 1차 합격 후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한 전형 올인은 수시 실패의 지름길”
정주현 교사(부흥고등학교)
안양지역 학생들은 수시에서 지나치게 상향 지원하려는 경향이 있다. 정시가 남아 있다는 생각에 수시에서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은 전형만으로 지원하려고 하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수능 성적으로 지원하는 정시는 수능 당일 컨디션에 따라 평소보다 좋을 수도,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서 평소 모의고사 성적보다 수능에서 점수가 나오지 않는 학생들을 많이 보았다. 즉 정시를 믿고 수시 6개 모두를 상향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내신보다 수능 성적이 좋은 수능형 학생의 경우 정시까지 길게 보아야 하므로 수시 6장 중 상향 지원과 적정 지원을 적절히 안배하는 것이 좋다.
수시는 학생부와 모의고사성적 등을 포괄적으로 보아서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이다. 담임선생님은 입시에 대해 그리고 학생 본인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이다. 선생님의 조언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수시 6회 중 4개 정도를 지원하고 나머지 2개는 본인이 정말 지원하고 싶은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후회를 줄이고 합격 확률도 높일 수 있는 비결이다.
또한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보다 대학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생각에 논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논술전형을 적절하게 나누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6개 모두를 논술 전형에 지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통계적으로 합격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참고로 서울시 진학지도단에서 조사한 바로는 합격률이 논술전형은 5.74%, 학종은 20.46%로 논술전형의 합격률이 저조하다. 모의고사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높은 곳을 지원하면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
논술전형은 모의고사 성적이 내신보다 높고 교내 활동이 거의 없거나 미미한 경우 선택하고, 학종은 1학년부터 희망 전공에 맞춰 교내 활동을 꾸준히 해온 학생들이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는 있지만 교내활동이 다소 부족하다면 학종 2장, 논술 4장 정도로 지원할 수 있다.
한편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비중을 두고 있는 학생이라면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자신의 숨은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완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한 3학년 때 활동한 내용이 누락되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에 잘 기록될 수 있도록 학생부 완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모의고사 성적이 내신보다 높아 정시에 비중을 두고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바탕으로 수능까지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흔들림 없이 실행에 옮겨야 한다. 수능과 논술은 사실상 비슷한 과정이므로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논술과 수능을 연계한 방법으로 합격 확률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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