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을 펴내 화제를 모았던 유형선, 김정은 부부(2016년 7월 본 지에 게재). 이번에는 아내 김정은씨가 새로운 책 <엄마의 글쓰기>를 펴냈다. 이 책은 고민이 시작된 딸에게 건네는 엄마의 손 편지와 아이들의 답장으로 구성됐다. 김정은씨는 전작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에서 파업으로 직장이 불안정해진 아빠와 워킹 맘에서 전업주부가 된 엄마. 그렇게 갑자기 집으로 돌아온(?) 엄마와의 시간을 낯설어하던 아이들과 겪었던 혼란을 가족이 함께 책을 읽으며 극복하고 성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혼란을 극복하자 이번엔 큰아이가 열두 살, 작은아이가 여덟 살이 되면서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사춘기가 시작된 큰아이는 문을 쾅 닫았습니다. 어릴 적 마음의 상처를 다시 끄집어내며 반항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작은아이는 학교 가기 싫다며 아침마다 울면서 집을 나섰습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함께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지요.” 아이가 힘들어하면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정은씨는 그때 자신이 큰 아이만 했을 때 엄마가 써 주던 손 편지가 떠올랐다고 한다. 엄마가 도시락에 넣어준 손 편지가 그의 반항기를 극복하게 해 준 힘이 되었다는 걸 떠올리자 그날로 아이들에게 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단다. 커가는 아이와의 관계를 다시 단단하게 다질 수 있는 건 어떤 물질적인 것보다 엄마의 진솔한 마음이 담긴 글이라는 생각에서 <엄마의 글쓰기>는 출발했다. 이 책의 저자는 엄마 김정은씨 뿐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해서 상처를 잘 받지만 한번 마음먹으면 해내고야 마는, 이제 한창 사춘기와 맞짱 뜨는 열두 살 유수민양. 그리고 오직 아름다운 것에만 끌리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자 엄마보다 친구가 더 좋다는 우정지상주의자인 여덟 살 유수린양이다.
아이에게 편지쓰기, 쉬울 것 같지만 막상 쓰려고 하면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막막하다. 김정은씨는 “저도 처음엔 쑥스럽고 어려웠어요. 하지만 어려워말고 한 문장, 두 문장부터 시작해보세요. 말로 하기 어려운 말도 글로 쓰면 쉽게 써지더라고요.” 아이들과 손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 그는 아이들과의 사이에 놀라운 변화를 찾아왔다고 한다. 오해와 원망이 자리 잡았던 곳에 이해와 공감이 들어섰고, 그 자신도 글쓰기를 통해 친정엄마에게 가졌던 원망과 오해가 풀리게 됐다고 고백한다. <엄마의 글쓰기>는 자아에 눈 뜨기 시작한 아이와의 대화, 길든 짧든 한 번 시작해보라고 용기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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